딸이 : 엄마, 목소리 좀 작게 해?
나나 : 뭐가 크다는 거야?
딸이 : 짜증 좀 내지 말고? 얼굴 인상 좀 펴?
나나 : 내가 무슨 짜증을 낸다고 그래?
딸이 : 엄마는 짜증부터 내더라?
나나 : 외할머니 귀가 어두워 잘 못 알아들으니까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건데 그걸 가지고 왜 그래?
딸이 : 그럼 방에 들어가서 방문을 닫고 통화를 하던지 해야지!
남편 : 요즘 들어 부쩍 덥다는 말과 짜증을 많이 내더라? 갱년기인가?
나나 : 병원에서 아직 갱년기 아니랬잖아요?
남편 : 그건 그래.
딸이 : 엄마가 짜증내면 말하기가 싫더라.
나나 : 나도 그래. 네가 짜증내면 같이 말하기 싫어.
딸이 : 엄마가 자주 하는 말 있잖아! '동생아 예쁘다 예쁘다 하면서 고운 말투를 쓰라'며 근데 엄마는 왜 그렇게 안 해?
나나 : 나도 나름 고운 말씨를 사용하는데!
딸이 : 아니거든!
친정엄마가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어서인지 통화를 하다 보면 목소리가 높아진다. 가족들은 엄마랑 통화하는 나에게 눈짓을 하고, 조용히 좀 하라고 입술에 손가락을 댄다. 그나마 집에서는 쉽게 통화를 할 수 있지만, 집 밖에서는 간단하게 통화하고 끊는 편이다. 그래서일까 엄마는 항상 얘기를 더 하고 싶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