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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를 아는 사람 Aug 30. 2023

소고기 사러 1시간이 넘는 거리를 갈 거라고?

나나 : 여러분! 퇴직금 받으면 내가 한 턱 낼게요!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생각해 봐요!

딸이 : 진짜? 음. 뭐 먹을까? 고민되네!

남편 : 퇴직금은 언제 나오는데?

나나 : 아직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는데! 곧 나올 거야!

남편: :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데  맛있는 거 사 준다고?

나나 : 미리 생각해 보라는 거지!

딸이 : 엄마, 우리 소고기 먹으러 가자. 아주 비싼 걸로!

나나 : 그러자. 이번 기회에 우리도 소고기 한 번 제대로 먹어보자. 삼겹살만 먹지 말고. 맛있는 집 한 번 알아봐!

딸이 : 어느 집이 가장 맛있을까?

남편 : 돈 많이 나올 텐데?

나나 : 열심히 일 하고 받은 퇴직금으로 우리도 소고기 먹을 자격 충분히 있다고요. 다른 집들은 형편이 어려워도 비싼 음식, 비싼 옷, 비싼 차 잘만 사던데. 우린 평소 절약하며 검소하게 살았잖아요. 이럴 때 한 번 먹어 보는 거지.


남편이 갑자기 어떤 묘책이라도 발견한 듯,


남편 : 아! 그럼 이렇게 하자. 저번처럼 합천에 가서 소고기를 사 오자. 직접 식육 식당에 가서 사 오면 맛있는 소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실컷 먹을 수 있잖아.

나나 : 소고기 사러 가려면 1시간은 넘게 가야 하는데? 몇 년 전처럼 거기까지 갈 거라고? 한 번은 갔지만 두 번은 안 돼요. 이번엔 그냥 식당에서 먹어요?

딸이 : 아빠, 그냥 식당에서 먹으면 안 돼?

나나: 너희 아빠 못 말린다. 못 말려. 식당에서 먹으면 편하잖아요. 이왕 먹을 건데 꼭 그렇게까지 해야 돼? 우리 가족이 식당에서 소고기 구워 먹어본 적  한 번도 없잖아요! 너무 하네 진짜.

남편 : 사러 가면 싸게 사잖아!  주말 맞춰서 가 보자. 퇴직금 입금 되면.

나나 : 뭐. 기름값은 돈 안 드나? 난 모르겠다.

딸이 : 고기를 꼭 거기서 사 올 거면 지난번처럼 야채 비싸다고 야채는 하나도 안 사고 소고기만 사 오면 절대 안 돼. 그땐 소고기를 많이 먹긴 했는데 질리더라. 이번엔 비싸더라도 상추, 쌈무도 사고, 버섯도 맛있는 걸로 사 와야 돼?

나나: 알겠어. 오케이.


절약하는 남편과 살다 보면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먹고 싶면 것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것은 돈과 연관을 짓기 때문이다. 필요할 때 돈이 없으면 불편하다며 평소 돈을 강조하는 남편. 구두쇠까진 아니지만 가끔 왜 저럴까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다 가족을 위하는 일이겠지' 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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