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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를 아는 사람 Aug 29. 2023

엄마, 전화 좀 퉁명스럽게 받지 마!

딸이 : 엄마, 전화받을 때 퉁명스럽게 받지 좀 마! 끊을게!

나나 : 일 하느라 바쁜데 전화하니까 그렇지. 너는 꼭 엄마 바쁠 때 맞춰서 전화하더라. 한가할 때는 전화 안 하고. 그렇다고 또 그냥 끊으면 어떡해?

딸이 : 아니야. 끊어!

나나 : 안되지. 삐쳤어? 왜?

딸이 : 뭐 하는가 싶어서 했지?

나나 : 뭐 하긴 열심히 일하고 있지!

딸이 : 그럼 됐어!

나나 : 너는 뭐 해?

딸이 : 노트북으로 열심히 일하지!

나나 : 퇴근하고 전화할게.

딸이 : 알겠어!


현관문만 나가면 따듯하고 다정한 사람으로 불리는 나. 이상하게 가족에게는 항상 입 밖으로 다정한 말보다는 퉁명스러운 말과 대답이 먼저 나간다. 예민하게 군다. 특히 큰 딸에게. 기대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내뱉고 나면 항상 후회하면서. 고칠 거라고 가족들에게 매번 말하지만 습관이 된 것 같다.


생각해 보면,

평범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딸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딸을 지켜보면서 의욕이 사라져 보일 때, 삶에 대한 욕심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어떤 일을 하고 싶다고 하면서 노력은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일 때, 인생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길을 헤매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나도 모르게 목소리 톤이 바뀌는 것 같다. 대부분은 나의 추측이지만 그런 느낌이 들 때 나도 모르게 퉁명스러워진다. 어쩌면 딸이 만족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만족하는 딸의 삶을 꿈꾸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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