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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인의 청춘 Jan 23. 2021

마흔이 스물에게 전하고 싶은 스무 단어

라떼보다는 아바라지만

수면

- 잘 자라. 진짜 잘 자라. 다른 거 없고, 잠만 잘 자도 인생 꽤 살만하다. 잠이 모든 걸 회복시켜 준다. 모든 걸 재생시켜 준다. 심지어 하루 동안 찌든 뇌까지 청소해준다. 불면증이 얼마나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안다면, 잘 자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게 된다. 자고 싶을 때 자는 거? 꿈같은 소리다. 그러니, 꾸준히 잘 자라. 체력 남아돈다고 잠을 함부로 여겼다가는 나이 들어서 제발 잠들고 싶다고 우는 때가 온다.




운동

- 뭐라도 해라. 숨쉬기 운동은 말고. 규칙적인 운동, 생활 습관이 가끔 진짜 중요한 순간에 인생의 성패를 가르기도 한다. 체력이 없어서 할 일을 못하거나, 건강을 잃고 땅을 치고 후회해 봐야 버스는 떠나갔고, 답안지 제출 시간은 끝난 거다. 뭐든, 작은 거라도 흥미를 가지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을 찾아라. 이왕이면 더 어릴 때 찾길. 마흔이 되면 운동은 취미가 아니라 필수가 된다. 그때 할 줄 아는 운동이 하나도 없다면 인생 팍팍해진다.




음주

- 나는 술 잘 마신다. 유전적으로 잘 마신다. 그치만 안 마신다. 물론 스무 살 때부터 서른 중반까지는 오기로 마신 적도 많다. 왠지 마시면 쿨해 보이고, 멋져 보이고, 강해 보이고. 근데 그런 거 다 쓸데없다. 안 마셔도 되고, 못 마셔도 되고, 게다가 요즘 음주는 선택 아닌가. 정 마시고 싶다면 즐길 정도로만 마셔라. 많이 마셔봤자 기억만 끊기고, 사고만 치고, 체력만 닳고, 남는 거 하나 없다. 한때 체력이 좋아서 20일 넘게 소주 4병씩 먹어본 적도 있지만, 1도 의미 없다. 늘어나는 건 뱃살이요, 깨질듯한 두통으로 숙취에 시달리는 다음날의 짜증뿐이다. 꼭 마시고 싶을 때, 정말 좋은 사람과, 딱 기분 좋을 만큼만 마셔라. 그리고 절대, 음주운전, 주사 안 되는 건 국룰.




흡연

- 나도 군대 가서 배웠다. 정말 하나도 멋지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담배 냄새가 너무 싫었고 담배 심부름이 끔찍했다. 그런 내가 담배를 피우게 될 거라곤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 군대 가서 다들 담배 피우며 쉬길래, 선임병들이랑 담배 피우며 친해지길래, 예비로 가지고 다니다가 슬쩍 피우게 됐다. 아무것도 없다. 냄새나고, 더럽고, 대화가 신경 쓰이고, 남에게 피해를 준다. 멋없다. 하나도 없다. 쿨해 보이지도, 섹시해 보이지도 않는다. 담배 피우면서 진지한 대화가 되지 않냐, 속 깊은 이야기를 하게 되지 않냐, 다 개소리다. 안 피워도 할 줄 아는 게 진짜 멋진 사람이다.




저축

- 뭐라도 모아라. 아무거라도. 청약을 들든, 적금을 붓든. 모으는 습관이 있어야 쓸 때도 소중하게 쓸 수 있다. YOLO의 의미를 잘 생각해야 한다. YOLO는 '어차피 한번 사는 인생'이니까 John나 즐기자... 가 아니라, 모두에게 주어진 인생의 기회는 한 번이니, 한 번 사는 거 이왕이면 의미 있게 잘 살자로 해석해야 옳다. 인생의 업다운이 별로 없는 시기에는 저축이 뭐가 그렇게 대수냐, 안 쓰고 Jolly (영어 단어다, 오해 금지) 참았다가 죽기 전에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 싶겠지만, 나이 들어가면서 큰돈 쓸 일이 점점 많아진다. 생각지도 못한 지출이 훅훅 늘어나고 나중엔 감당이 안된다. 그러니, 재테크를 못하겠다면 그냥 착실히 모으기라도 해라. 영끌, 한방 이런 건 1도 의미 없고.




치아

-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곳 중에 하나가 치과다. 자주 가도 적응이 안된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 보면 좋다. 인생 맛집 찾는 거 좋다 이거다. 그런데 이가 없으면 아무리 진수성찬이라도 씹을 수가 없다. 이가 썩으면 두통이 오고, 잠도 못 잔다. 칫솔질 제대로 안 하면 치아 다 망가지다가 치열도 비틀어지고, 결국 웃는 게 불편해진다. 결국 인생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인데 하루 세끼 즐거움을 관리 못한 부실한 이 때문에 버릴 순 없지 않은가. 판도라의 상자 같은 거다. 무서운 비밀이 들어 있을 거 같고, 열기가 두려운데 그 두려움은 열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결국 참고 참다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을 때는 지갑 털리고, 멘털 털리고, 강냉이 털린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80년 하고 싶은가 20년 하고 싶은가. 오늘 밤의 양치질에 달렸다.

 



독서 

- 내성적인 사람들이나 하는 거 아니냐고? 밖에 나가 놀게 얼마나 많은데 고리타분하게 책이나 읽냐고? 독서 좋아한다고 말하면 '차분하신 분인가 봐요'라는 말 같지도 않은 얘기 하는 사람들 많은데 다 모르고 하는 쓸데없는 소리다. 인생은 짧고, 경험은 미천할 때, 부족하고 한없이 모자란 나를 간접 경험을 통해 구원해 주는 유일무이한 습관이 바로 독서다. 장르고 뭐고 그냥 읽어라. 결국은 뭐라도 배운다. 습관이 안 들어서 어렵다고? 하루에 한 장이라도 읽어라. 다섯 줄이라도 읽어라. 그걸 꾸준히 할 생각만 하면 성공인 것. 목표를 너무 크게 잡지 말고 그냥 읽어라. 지적 호기심 충족은 물론이거니와, 상식도 늘어난다. 무엇보다 정연한 논리와 해박한 지식보다 섹시한 건 없다.




여행

- 무조건 많이 가라. 단, 분수에 맞게 가라. 여행만큼 견문을 넓혀 주는 것도 없다. 소셜 미디어 사진 건지러 가지 말고, 그곳의 역사, 문화, 사람들, 날씨, 자연, 냄새, 바람, 물소리 그런 소소함과 위대함을 동시에 마음에 품어라. 가깝든 멀든 상관없다. 집 근처의 어느 곳이라도 내가 목적지라고 생각하면 여행이 된다. 해외여행에 목매지 말고 어디든 내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라. 가서 더 넓은 세상을 보아라. 무릎 성할 때 더 많이 갈 수 있어야, 무릎 아플 때 곱씹을 추억이라도 남는다.




취미

- 마음에 드는 취미를 찾아라. 경험을 해야 한다. 꾸준히 뭘 못하는 성격이라 취미 찾기도 힘들다고? 그냥 이것저것 다 해봐라. 그만둬도 좋으니 해봐야 안다. 남들 하는 거 말고, 나의 취미를 찾아라. 적어도 제대로 찾은 취미를 즐길 때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 방해도 받지 않는 느낌이 들 정도로, 오롯이 나와 대상만 존재할 수 있는 세상 속에 놓인 것처럼, 푹 빠져드는 즐거움을 찾는 게 좋다. 나이 들면, 취미가 없는 사람은 정말이지 아무것도 할 게 없다. 스도쿠도 하루 이틀이지. 그땐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용기와 돈을 들여도 못하는 게 많아진다. 허무함은 덤. 난 왜 인생을 지루하고 무료하게 살았을까 후회하지 말고, 다양한 취미에 무모하게 도전해라.




건강

- 부모님이 '건강이 최고야'라고 하는 말, 징그럽게 들어서 귀에 못이 박힐 정도라고? 맞는 말이라서 계속하는 거다. 살면서 지겹게 들었다. 스무 살 때까지는 크게 아픈 적도 없어서 자신도 있었다. 그러다 과로로 척추 부러지고, 몸 이곳저곳에 종양 생기고, 치아 망가졌다.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아서 - 관리를 못해서 - 공황장애에 수면장애도 있다. 일단 아프기 시작하면 첫째, 내가 하고 싶은 거 전혀 못하고, 둘째, 안 써도 되는 돈을 계속 써야 하며, 셋째, 여기에 쓴 나머지 열아홉 개, 별거 아닌데 하나도 못하게 된다. 그냥 '우선 건강해야겠다'만 남는다. 관리하는 건 꾸준히 조금씩만 신경 쓰면 되는데, 한 번 아픈 걸 정상으로 되돌리려면 아무것도 못하고 꼼짝없이 누워있어야 한다. 나도 6개월 꼼짝없이 누워 있어 봤다. 그때 아무것도 못했다. 스물일곱 살 제일 신나는 나이에. 그러니 아프지 마라. 건강이 최고야? 어휴 지겨워! 라도 새겨는 들어야 한다. 마흔 되면 홍삼 진액 빨아먹으면서 니가 하게 될 소리다.




연애

- 최대한 많이 해라. 어떻게 만나? 그건 알아서 찾아야지. 이 사람 저 사람 진짜 많이 만나봐야 내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와 잘 맞는지도 알게 된다. 서툴러서, 나를 몰라서, 상대방을 몰라서 익숙지 못한 연애를 하게 되면 좋은 사람인데도 좋은 사람인지 모르고 놓치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옷도 자꾸 입어보고 실패해야 나에게 딱 맞고 예쁜 옷을 고르게 되는 안목이 생기는 것처럼, 사람도 - 그렇다고 사람을 옷 취급하라는 얘기는 아니고 - 많이 만나보고 맞춰 보는 노력도 해보고, 나와 다른 사람의 견해, 생각, 태도를 이해해 보려는 노력을 해야 더 잘 알게 된다. 그렇게 기른 안목으로, 나에게 잘 맞는 짝을, 내가 찾고 싶을 때, 준비됐을 때 찾으면 된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너무 적게 만나보면 나이 들어서 살짝 후회한다. 제일 중요하게 남는 것. 처음엔 상대의 부족함을 찾다가, 나중엔 내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 뼈 맞으면서 알게 된다. 남은 인생에 무시할 수 없는 대박적 수확.




친구

- 친구가 엄청 많아서 좋은 것도 아니요, 친구가 적어서 나쁜 것도 아니다. 그저, 진짜 친구라고 말할 수 있는 좋은 인연을 곁에 오래 두는 게 좋은 것. 욕하면서 사귀는 친구, 배려하면서 사귀는 친구, 장난치면서 크는 친구 뭐 종류야 많겠지만, 중요한 건 인기가 많다고, 친구 수가 많다고 행복한 건 아니라는 거다. 카톡 친구 2 천명 이어 봐라. 그중에 나 울던 날 누구랑 대화했는지. 진짜 나를 위해주고, 내 편에 서 주고, 나의 대소사를 궁금해해 주고, 내게 항상 서운하다고만 말하지 않는 친구, 나를 질투하지 않는 친구, 나의 결점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친구. 그런 친구 진짜 딱 한 명만 있어도 인생, 진짜 오지게 살만 하다.




시간

- 시간은 금이다. 고리타분한 얘기 같지만 진실이다. 시간은 쏜살같이 흐른다. 상투적인 얘기 같지만 진리다. 세상에서 가장 느리게 흐르는 시간은 고통을 견딜 때 흐르고,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흐르는 시간은 즐거울 때 흐른다. 단, 즐거울 때 흐르는 시간보다 더 빨리 흐르는 유일한 시간이 있다. 바로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낸 허송세월'이다. 제길 나 뭐했지? 하면 이미 개 늦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계획 세우고 20일 동안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고 있다 보면 갑자기 레알 내일 시험이다. 모르는 사람은 없다는 그 아찔하고 오싹한 기분, 굳이 평생 느끼면서 살 필요는 없다. 오늘이 어제 되고 내일도 어제 된다. 수많은 어제를 후회 없이 보내려면 지금 이 시간을 붙잡아 뭐라도 해야 한다. 그러니까 Carpe diem이라고 하고, Seize the moment라고 하는 거다. 사람들이 이런 말을 좋아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겁나 중요한데 요상하게 그렇게 못 하니까, 자꾸 다시 보고 싶어서. 하다 못해 이불을 개고, 청소라도 해라.




말투

- 예쁘게 말해라.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되게 어려운 일이다. 그러니 그 어렵다는 예쁘게 말하는 사람을 다들 좋아라 하는 거다. 그게 재능이자 태도고, 너의 얼굴이 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지나온 삶을 가장 빠르게 파악해 볼 수 있는 판단 기준은 바로 그 사람의 순간적 언행이다. 비꼬지 마라. 욱하지 마라. 욕하지 마라. 시비 걸지 마라. 예의 없게 굴지 마라. 그 순간엔 피치 못하게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다고 느끼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때를 떠올리기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몸서리를 치게 된다.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매력 있게 보이는지, 주변에서 그런 증거가 되는 친구를 찾아봐라. 그런 사람에게선 향기가 나고, 욕지거리를 하는 사람에게선 악취가 진동한다.




배려

- 몸에 밴 배려가 은은히 번지는 사람이 얼마나 근사해 보이는지 아는 사람은 안다. 억지로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습관처럼 연습해야 한다. 물론 시간이 필요하다. 배려가 몸에 밴 사람에게선 아우라가 뿜어져 나온다. 이타심과 매너를 체득한 사람에게 사람들은 깊이 감동한다. 배려가 없는 사람의 쉬운 부탁은 거절하고 싶지만, 배려가 넘치는 사람의 어려운 부탁은 들어주고 싶어 지는 게 인지상정이다. 아는 사람에게만 베푸는 배려 말고, 인류를 위한 배려를 품어보자. 이래 봬도 우리는 날 때부터 홍익인간이지 않던가.




신뢰

- 거짓말하지 마라. 아무리 오래 걸려도 나중에 다 걸린다. 거짓말하는 사람들 극혐 하면서 내가 하는 거짓말은 이유가 있으니까 괜찮다고 생각할 여유도 부리지 마라. 나이 들고 나면 제일 없어 보이는 사람 중에 하나가 나에겐 관대하고 남에게는 득달같이 달려드는 사람이다. 그리고 강약약강. 단 한 번이라도 이런 모습을 보이는 사람은, 절대 신뢰해서는 안된다. 지하철에서 노약자에게 어떻게 하는지, 식당에서 종업원에게 어떻게 하는지, 노숙인에게 어떻게 하는지만 봐도, 믿을 만한 성품인지 아닌지 단번에 알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 '나 자신' 외에, 그 누구도 믿지 마라. 그 어떤 사람도 너무 쉽게 믿는 일처럼, 훗날 상처 투성이로 번지는 일도 없다.




도전

- 뭐든 다해 봐라. 해봐야 안다. 도전을 즐겨야 좋다. 겁먹고 두려워서 못하는 거 그거 정말 순간뿐이다. 그리고 막상 해보면 '어 이거 별거 아니었는데 그동안 왜 안 했지' 싶을 때, 정말 후회로 폭풍눈물 흘리게 된다. 나는 요가를 서른일곱에 처음 해봤는데, 5년 전에만 시작했더라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을 거라는 망상을 한다. 스쿠버다이빙은 서른넷에 처음 해봤는데, 물을 무서워해서 죽을 때까지 못할 줄 알았다. 스카이 다이빙은 또라이나 하는 미친 짓인 줄 알았는데 서른다섯에라도 욕심내서 해본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생각보다 되게 짧고, 재밌고, 겁나 비싸다. 결국 무서운 건 1분 30초였는데, 추억은 올해로 5년째다. 겁이 나서, 두려워서 못하는 일들이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닌 때가 많다. 그런데 그걸 진짜 해봐야 알게 된다는 게 함정. 유명한 시집 제목도 있지 않나 '지금 아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건 간절한 소망과 후회일 뿐, 지금 모르는 건 그때도 절대 모른다. 알았으면 내가 지금 이러진 않겠지? 그러니까, 빨리 알고 싶어 질수록 뭐든 더 빨리 해보고, 뭐든 다 실패해 보는 게 인생의 득이다. 실패하면 어떡하냐고? 인간은 원래 실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실패를 안 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인생의 더 큰 실패다. 참고로 뒤늦었지만 나는 하고 싶은거 진짜 다 하고 살았다. 그랬더니 원망이 없어지더라.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죽자.




시선  

- 트렌드가 어쩌고, 유행이 어쩌고, 남들이 어쩌고, 옆집은 어쩌고. 제발 그런 것 좀 신경 쓰지 말고 살자. 결국 남의 시선에 목매고 산다는 얘긴데, 그럼 나는 대체 뭔가. 나라는 사람은 어떤 모양이 되길 바라는 존재인가. 남이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 신경 쓰여 안절부절못하는 것만큼 허무한 일도 없다. 내 인생은 내 인생, 니 인생은 니 인생이요,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내 인생의 다른 모두는 조연이다. 카메라 불 나한테 들어와 있는데, 꿀 먹은 벙어리처럼 남이 무슨 말 하나 눈치 보지 말고, 내가 말해야 할 때 소신껏 말하고 행동해도 된다. 결국 남들은 자기가 관심 있는 부분에만 신경 쓰기 마련이며, 열에 아홉은 자기들이 내게 한 말을 기억조차 못 한다. 근사하도록 이기적이게 나를 챙기고 나만 바라보며 살아도 괜찮다. 적어도 나란 인간의 뿌리는 알면서 살자.



관심

- 스무 살에 해보고 싶은 첫 연애나 그놈의 키스, 사랑 말고도 세상에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곳은 많다. 부모님, 형제자매, 친구, 선후배, 선생님부터 자연, 어린아이, 동물, 식물, 기후변화 , 기아, 난민, 소수자 등등. 나는 지금 이 세상이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망가져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의 스무 살 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죄스럽게 살아온 것만 같아서. 빌려 쓰고 가는 주제에 함부로 막살다 무책임하게 떠나는 것 같아서.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의 관심'을 쏟는 일이라고 여긴다. 연대하고, 함께 살아가는 일에 사랑과 관심을 쏟는 것. 같이 아파하는 것. 언젠가 나에게 닥칠 수도 있는 어려움과 고통을 이미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것. 서로에게 안전한 곳을 만들고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행동하는 것. 그게 진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명이라 여긴다. 진짜 멸망은 언제 올지 모르지만, 멸망 전까지만이라도 좀 같이, 행복하게 살면 안 될까. 20년 먼저 막살았다 치자. 앞으로는 그렇게 안 살게.




* 누군가 나에게 진작 이런 말들을 해줬더라면, 나는 더 빨리 더 멋지게 살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느낀다.
* 내가 뭐라고 이런 소리를 하냐 싶지만, 6개월 전에 쓰려고 틀만 잡아놨다가 이제야 쓴다.

* 그래도 여전히 니가 뭔데라고 생각한다면, 맞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요, 아무 사람도 아니다.

* 그러니 악플도 환영한다.  

* 라떼 아닌 척하려고 쓰는 글도 아니요, 숨겨진 맛있는 라떼라고 자랑하려고 쓰는 글도 아니다.



사실, 나는 라떼를 좋아한다.
언젠가부터 라떼가 속이 덜 쓰려.





스물 한번째 라떼잔 소리.


위에서 한 말 하나도 안 들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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