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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인의 청춘 Oct 13. 2017

아끼다 엿됐다 내 인생

행복을 지금 실천하지 않는 게으른 자들에게

한때 공감하며 즐겨 보았던 TvN의 드라마 <디어마이프렌즈>속에서는, 연하(조인성 분)와 완(고현정 분)의 처연하지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 내겐 그때 등장했던, 지금도 가끔 떠올려 곱씹는 대사가 있다.

"어떤 사람의 인생도 한 두 마디로 정의하면 모두 우스꽝스러운 코미디가 되고 만다".


"내 인생을 그렇게 한줄로 정의해 버린다면, 나는 정말 외로울 것 같다".

이 대사가 내 마음을 '쿵'하고 때린 이후로, 나는 내 주변의 수많은 '그'와 '그녀'의 이야기들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아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나에겐 이 드라마를 엮어가는 감정선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나만의 명대사가 하나 더 있다.


"아끼다 엿됐다 내 인생".


평생 가족을 위해 본인의 삶을 모두 쏟으며 귀하고 행복한 순간들을 아끼고 아꼈던 엄마 장난희 여사(고두심 분)가, 대체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모르겠는 '90일 시한부의 삶'이라는 '정답지'를 받아들고 내 뱉은 짧은 한마디.  


엄마 걱정, 딸 걱정, 동생 걱정, 아버지 걱정에 그저  내 인생 내 맘대로 쉽게 죽을 수도 없는 우리네 어머니들. 이렇게만 보면 정말이지 인생이라는 것은 '한껏 참으며, 버티면서 살아내도 어쩔수 없는 무엇'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가혹하지 않은가.


"아끼다 엿됐다 내 인생".


마냥 '무섭고, 억울하고, 살고 싶은' 어머니의 그 한마디가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과연 나는 먼훗날, 아낌없이 행복하게 살았노라고  쉬이 고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을까.




우리는 흔히 '이럴 줄 알았더라면'이란 가정을 한다. 누구든 자주 듣고, 스스로도 뱉어본 말일테다.


다만 인생이 그렇게 '이럴줄 알았더라면'이란 명제로 쉽게 정의내릴 수 있다면, 그저 열심히 일하면 잘 살게 될것이고, 밤새 공부하면 시험 따위는 통과할 것이다. 죽도록 저축하면 언젠가 집을 사게 될 것이고, 사랑으로 가르치면 훌륭한 아이로 자랄 것이다. 응당 그래야 하고, 그게 정답이다.

다만, 마치 답이 이미 적혀 있는 문제를 푸는게 인생의 본모습이라면,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고 추억하고 싶은 순간들을 누리는 충족감은 대체 어디로부터 오는 감정인가.


우리는 대개 모른다. 이럴 줄 모르고 산다. 누군들 알까. 안다고 행복할까. 그것도 모르면서 삶의 모진 순간들을 억지로 끌어안기만 되풀이하다, 뒤늦게 진짜 '엿됐다'고 외치고 말것인가.


그러니 우리 그냥, 한치앞도 모르는 사람처럼 살자. 그 누구도 쉽게 알수 없는게 인생인지라 그 끝을 지켜보고 싶은 영화처럼, 매순간 집중해 살아내야 하는게 결국 우리네 삶일테니. 그게 삶을 한껏 끌어안으며 이 세상에 태어난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다.


다만, 너무 날뛰지도, 너무 무너지지도 말고 순간을 예쁘게, 멋지게 잘 쓰고 잘 담아내자. 부족한 듯, 서툰 듯해도 그렇게.


적어도 내 인생의 엔딩 크레딧은 내가 적어내는 것이니, 아끼고 '아끼다 엿되지' 말고, 매순간 행복을 실천하며 살자. Special Thanks to만 다 적어내기에도 모자란 것처럼 매순간 행복에 집중하자.


불행에 마냥 게으르고, 행복에 한껏 성실하게,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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