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NFJack Aug 15. 2023

교육의 중심에 선 사람들

영어교사전문학습공동체 스노볼Snowball 연구회

우리 교육은 겉으로 보기에는 오랜 시간 변하지 않고 과거에 머물러 있는 인상을 받는다. 그리고 모든 교육 현장에 있는 교육 관계자의 삶은 피상적이거나 부분적으로 전해지거나 들려지고 있는 듯하다. 학교 공간의 물리적 재구조화처럼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교육의 중심에 선 사람들의 삶 또한 큰 도전과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며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나누고 싶다.


격변의 시대 속 교사의 길을 걷고 있는 INFJack의 삶에 정말 큰 성장의 동력을 주는 한 모임을 소개한다.


영어교사전문학습공동체 스노볼Snowball 연구회

(약칭 스노볼)


존경하는 한 수석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으로 시작된 스노볼은 영어 교육을 위해 연구하고, 실천하고, 성장하는 모임이다. 현재 100명에 가까운 영어 교육자가 참여 중이며, 지치고 힘든 교육자의 삶에서 나를 단단히 붙잡아 여기까지 오게 해 주었고, 도움이 필요할 때 무엇이든 꺼내 주는 보물 창고와 같은 곳이다. 스노볼은 코로나19로 인한 몇 해를 제외하고 해마다 새로운 기수의 연수가 운영되었으며, 이미 이수한 지난 연수생들도 모여 배움과 나눔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나는 5년 전부터 스노볼에서 활동 중이다.


스노볼은 스노볼러(snowballer, 스노볼 회원)가 모두 모이는 정기 연수, 해마다 관심 분야에 따라 개별 주제를 연구하는 소모임인 분과로 운영된다. 개별화 수업, 학생평가, 영어독서와 영미문학 등 여러 분과가 있으며 나는 작년에는 에듀테크 분과에 참여하였고, 올해는 비판적 페다고지(critical pedagogy) 분과에 속해 비판적 교육사상의 선구자 파울루 프레이리(Paulo Freire)의 '페다고지', '프레이리의 교사론' 등을 읽으며 페다고지를 배우고 있다.


*스노볼

'구를수록 커지는 눈덩이처럼 작은 시작으로 현장의 변화를 가져오자'는 의미인 중등영어 Snowball 직무연수로 2015년에 시작됨. 지속과 실천, 피드백과 성장이 있는 현장 기반의 연수, 강사의 노하우를 전수받는 연수가 아니라 자신이 직접 이론의 뼈대를 세우고, 배움을 실천에 옮기며,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꿈을 꾸는 동료와 협업하여 혼자 가기 힘든 고단한 여정을 지속하는 힘을 얻는 연수를 향한 간절함이 실현된 연수임.

(출처: 2019 스노볼 4기 자료집)


'페다고지'


'프레이리의 교사론'


그리고 2023.7.27. 스노볼의 2023년 두 번째 정기 대면 연수가 있었다.


저 멀리 미국에서 유학 중인 선생님,

제주에서 아침 비행기를 타고 오신 선생님,

춘천에서 자가운전으로 오신 선생님,

방과후학교 수업을 마치고 학교에서 바로 오신 선생님까지

그렇게 전국의 소중한 스노볼러가 한 자리에 모였다.


오랜 코로나19 시기를 지나 올해 1월에 이어 6개월 만에 다시 대면으로 만난 그들의 열정과 생기는 살아 있었다. 아마도 1년에 두 번 뿐이라서 모아 온 에너지를 모두 발산하셨던 걸까? :)


궁금해요, 소중해요, 해결해요


첫 번째 시간, 궁금해요


패들렛에 각자 했던 일, 하고 싶은 일, 계획 등을 적어보고 한 명씩 돌아가며 근황 토크를 하며 서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교실에서는 사회정서학습(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SEL)을 지원하기 위해 수업 시작 전 학생들의 감정 상태를 숫자나 이모티콘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궁금해요 시간을 가지며 모임에 참여한 스노볼러 각자의 감정과 정서가 어떠한지 알아볼 수 있었다.

이 시간을 진행하며 든 생각은 몸도 마음도 힘든 스노볼러가 많다는 것이었다. 지쳐가는 자신을 돌보고 되살릴 수 있도록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서로 격려하며 응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낄 수 있었다.


Padlet(패들렛)

콘텐츠를 업로드, 구성 및 공유할 수 있는 실시간 협업 웹 플랫폼

공유 게시판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직관적이며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음.


두 번째 시간, 소중해요


여러 스노볼러가 공유한 수업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교육 현장에서 직접 겪고 느낀 실제적이고 살아 있는 수업 준비 과정과 사례를 볼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했다. 클래스카드를 활용한 영어 학습, Youglish 영상을 활용하여 문법과 문장 학습, 넷플릭스 원작을 활용한 책 읽기 수업, 영국 문화원과 협력하여 진행한 기후환경 융합수업 등, 그 어떤 수업 발표회, 교육 포럼과 세미나에서도 얻기 힘든 배움의 시간이었다.

그래서 스노볼 연수에 참여할 때마다 드는 고민 "이렇게 소중한 교육 현장의 수업 이야기와 자료들, 더 널리 공유할 수는 없을까?


클래스카드(Classcard)

게임을 통해 쉽게 영단어를 학습할 수 있는 스마트 단어장 서비스


Youglish(유글리시)

단어 혹은 구문을 검색하면 유튜브 영상을 찾아주어 발음을 익히며 언어 학습이 가능한 서비스

영어 외에도 한국어, 아랍어, 러시아어 등 20개 언어 학습이 가능함. 특히 수어(sign language)를 선택하면 검색한 영어 단어가 포함된 수어 영상이 재생되며 수어를 접하고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임.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등 다양한 억양(accent)을 골라 검색할 수 있음. 애플리케이션도 제공하여 스마트폰에서 사용 가능함.


세 번째 시간, 해결해요


생성형 AI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를 나누었다. 빠르게 발전하면서 업무를 넘어 학교 현장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생성형 AI에 대한 스노볼러의 시각은 다양했다. 교실에서 스마트 기기 사용을 금지하고, 다시 아날로그식 교육 방식으로 회귀하려는 일부 외국의 소식이 들려온다. 우리 교육은 이러한 움직임을 어떻게 이해하고 움직여야 할까? 그리고 앞으로 우리 학교에서는 생성형 AI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2025년 도입될 AI 디지털교과서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 우리 교육에 들어올 것인가?


참고자료


UNESCO education report advises appropriate use of technology in schools (2023.7.26.)


스노볼을 통한 배움


우리 교육의 오늘과 내일은 밝다.


스노볼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은 교육, 수업, 학생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그것을 실제로 적용하며 항상 더 나은 것을 찾고 있다. 몇 년간 대면과 비대면 모임에 참여해 오면서 매번 놀라움이 가득하고 내 배움이 충분한 건가 의심이 들 정도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 하나는 그 어느 누구도 부족하거나 더 뛰어나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는 서로 다를 뿐이다. 그 다름을 인정하고 나누는 것이 성장의 시작점이다.


그래서 요즘 내 삶의 두 가지 키워드


다양성과 경험


스노볼이 멋진 이유는 정말 다양한 성향과 관심을 가진 선생님들이 계시기 때문이다. 그 다양성이 없었다면 나는 내 안전지대 안에서 그대로 만족하며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양성이 있어야만 나와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모두 다 다른 모습과 꿈을 가진 학생들을 하나하나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은 어렴풋이 아는 것조차 어렵고, 나아가 이해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먼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원하는 수업 방식이 있다면, 그것을 먼저 경험해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확신이 든다. 스노볼러들과 함께 하는 모임을 가질 때마다 점점 이런 바람이 생긴다.


교육에 관심 있는 이들과 학교 밖에서 편히 만나 시간도 장소도 걱정 없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더 나은 교육을 꿈꾸는 이들과 끝없이 생각을 나누고, 꿈을 그려보며 세상에 무언가 도움이 되는 일을 '같이' 해보고 싶다.


영어교사전문학습공동체 스노볼(Snowball) 연구회는 내게

삶의 선배이자 후배이고 동료이며 평생의 친구


여러분에게도 이런 친구가 있나요?



나누고 싶은 질문


1. 업무 외적으로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모임이 있나요? 그 모임은 삶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요?


2. 최근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그 경험을 통해 얻은 배움은 무엇인가요?



INFJack이 궁금하다면?


작가의 이전글 디지털 시대, 교육 환경의 변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