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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공그라운드 Apr 17. 2019

"눈높이 코딩 교육,
배우는 즐거움을 전합니다"

[공공일호사람들] 설리번 프로젝트

공공일호에는 실험을 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4층 코워킹 스페이스에는 LAB2050, 농사펀드 및 여러 미디어 스타트업 회사가 입주해 일하고 있습니다. 3층 learning Lab에서는 거꾸로캠퍼스와 온더레코드가 다양한 교육 실험을 하고 있고요. 공공일호에 어떤 분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공공일호 인터뷰]에서 전해드립니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일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관심사, 생각, 좋아하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을 예정입니다. 




                                                                                                         글, 사진 / 콘텐츠매니저 여름



   "만들고 싶은 것을 코딩으로 만들어요." 설리번 프로젝트는 학생들의 니즈에 맞는 IT 교육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입니다. 2015년, 고등학교 친구들 몇 명이 모여 재미 삼아 코딩을 하다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을 통해 교육봉사로 확장되었고, 한국디지털미디어고, 대덕 SW 마이스터고, 한국 애니메이션고의 50명 넘는 학생들이 ‘설리번 선생님'으로 참여하는 큰 프로젝트가 되었습니다. 현재 1500여명이 넘는 헬렌이 ‘설리번 프로젝트'의 교육을 받았습니다. 올해 공공일호 4층 코워킹 스페이스에 입주해 학업과 일을 부지런히 병행하고 있는 설리번 프로젝트를 만났습니다. 




실행이 가장 큰 동기부여


Q: 안녕하세요. 저는 공공그라운드 콘텐츠 매니저 여름입니다. 각자 하시는 일을 소개해주세요. 


동우: 저는 운영 이사를 맡는 김동우입니다. 저는 경영에 관심이 있고, 경영학과에 다니고 있어서 작게는 돈 관리부터 사업 활동을 구체화하는 일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표의 역할을 맡고 있고요. 잡일을 하고, 문서 작업을 하고 공문을 보내는 일을 합니다.


설리번 프로젝트 운영이사 김동우님

주웅: 저는 교육 이사로 수업을 하거나, 친구들의 수업 콘텐츠를 함께 피드백합니다. 친구들이 커리큘럼을 만들어오면, 가끔 시간 안에 할 수 없는 내용이 있거나, 초보자에게 어려운 내용이 있어서 현실과 타협할 수 있게 돕습니다. 


동우: 조금 첨언하자면, 저희가 교육을 경험해보긴 했지만, 실제로 교육해본 적은 많지 않아요. 주웅이가 교육 쪽에 관심이 많아서, 우리가 하려는 교육과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우리 언어로 정리하고 정립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재성: 저는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어요. 학생들이 진짜 써볼 만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걸 배워야 해서,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 종종 있거든요. 그런 장벽을 없앨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어요. 또 저는 모든 교육을 직접 하기보다는 소프트웨어나 플랫폼을 통해야 더 많은 학생이 교육을 접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Q: 설리번 프로젝트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궁금해요. 


주웅: 저희가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거든요. 저희는 코딩을 좋아하는데, 선생님들이 가르치는 게 재미가 없는 거예요. 우리가 하는 게 낫겠다, 하고 시작하게 됐어요. 


동우: 동아리도 아니고 친구들 몇 명이 만든 모임이었는데, 외부에 코딩교육을 할 기회가 생겼어요. 그때 이미 학교에 코딩 동아리가 여러 개 있어서, 동아리 대표들을 모아서 우리 색깔대로 교육을 만들어보자 했어요. 팀별로 잘하는 걸 교육에 녹여내서, 우리가 진짜 재미있게 만드는 것을 또래 친구들도 만들 수 있게 도와주자. 


보통 코딩교육이라고 하면 C언어, 자바, 파이썬 교육을 떠올리는데 저희는 그런 이론보다도 무엇을 만들지가 중요하다는 관점으로 컨셉을 잡았어요. 나만의 블로그 만들기, 나만의 게임 만들기 같은 거요. 그때 영화 <마션>이 개봉해서, 어린이 대상으로 나만의 화성기지 만들기, 이런 내용으로 교육을 시작했어요. 


Q: 선생님보다 나을 수 있다, 라고 생각한 지점이라면 무엇일까요? 


주웅: 코딩을 왜 처음 시작했나 되돌아보면, 저희는 각자 만들고 싶은 게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어요. 대부분 플래시 게임이었지만요. 그래서 이쪽 길로 왔는데, 선생님의 교육은 이론의 비중이 너무 커서, 저희에게 동기부여가 잘 안 되었던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설리번 프로젝트 교육이사 배주웅님

Q: 다들 어떻게 코딩에 입문했는지 궁금해요. 


주웅: 코딩을 시작한 건 더 어릴 때부터예요. 초등학교 때?


Q: 초등학교 때 코딩을요? (웃음)  


동우: 초등학교 때도 게임을 하다가 그런 생각이 자꾸 들더라고요. 이렇게 버튼을 바꾸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찾아보다가 프로그래머와 기획자가 모여서 게임을 만든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럼 나도 게임 만드는 사람이 돼야지, 하고 ‘컴퓨터 배우려면 어떻게 해요?’ 이런 거 검색해보곤 했어요. 그때는 ‘C언어 배우세요.’라고 나오더라고요. 저도 C언어부터 시작했는데, 만들고 싶은 걸 찾아가기까지 오래 걸렸어요. 


중학교 때도 이론만 배우다가 고등학교 가서 처음 결과물을 만들었는데요. 만들고 싶은 걸 찾고 결과물을 완성하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느낀 게, 그전에는 아무리 해도 진도가 거기서 거기였어요. 이런 걸 배우는 게 프로그래밍이랑 무슨 상관이지, 싶었는데, 고등학교 때 친구를 만나서 진짜 웹페이지를 만들고, 프로그램을 실행해보는 경험을 통해서, 실행이야말로 학습에 가장 큰 동기부여구나! 느꼈어요. 



설리번 프로젝트 기술이사 박재성님

Q: 주웅님과 재성님도 어렸을 때 시작했나요? 


주웅: 저는 초등학교 때 카트라이더 빠져 살았는데, 선생님께서 카트라이더 게임 말고, 그 게임을 만드는 일도 따로 있다고 알려주셔서 그때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어요. 따라 하기 책을 보면서 만들어보고, 이렇게 하니까 움직이네? 그렇게 배우게 됐어요. 




재성: IT에 관심 있어서 엑셀이랑 프로그램을 일찍 배웠어요. 해킹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제가 고등학교 때 기숙사에 살았거든요. 와이파이가 막혀 있어서, 어떻게 밤에 몰래 쓸 수 없을까 하다가 해킹하는 툴을 받았어요. 다 노가다더라고요. 그걸 프로그래밍으로 자동화시켰는데, 그때 희열을 많이 느끼고, 이렇게 프로그래밍을 사용할 수 있구나 하고 열심히 공부했어요. 


Q: 다들 지금 학교에 다니고 있잖아요. 학생 신분으로 하고 있는 ‘설리번 프로젝트’는 어떤 의미의 일이에요? 


동우: 저는 어릴 때부터 교육 자체에 불만이 많았어요. 나는 배우기 싫은데 나중에 쓸 일이 생긴다, 배워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명확히 그건 아닌 것 같았어요. 왜냐하면 내가 배우고 싶은 건 시키지 않아도 밤새워 찾아서 배우게 되니까. 배움의 이유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교육에 관한 한 제 목표는, 배우면서 재미를 못 느끼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적어도 학생들이 자기만의 색깔로 살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설리번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저의 꿈을 이루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그 정도로 저에게는 의미가 있어요. 


주웅: 저는 제 손으로 만들어보는 경험이 쌓여서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그 경험이 즐거웠거든요. ‘설리번 프로젝트'를 계속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도 제가 느꼈던 즐거움을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출처: 설리번프로젝트 홈페이지 (sullivanproject.in)


눈에 보이는 결과, 체험하는 교육 


Q: 설리번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영상에서 ‘배울 때의 허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잘 가르칠 수 있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설리번 프로젝트가 추구하는 교육 방식이라면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동우: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선생님이 위에 있고 학생이 아래에 있는 구조잖아요. 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배우고 가르치는 관계를 바꿔보고 싶었어요. 저는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이 교육 자격증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내가 먼저 이것을 경험해봤고, 이 사람의 상태를 겪어본 사람이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저희가 전달하려고 하는 건, 엄청나게 연구가 필요한 전문 지식이 아니거든요. 학생들도 그런 게 궁금한 게 아니라, 단순히 설정 파일을 어떻게 바꾸는지가 궁금한 거예요. ‘아, 나도 처음 할 때는 이 부분이 막혔는데, 사실 이거 되게 쉬워.’ 이렇게 전달했을 때 교육을 경험할 때가 많았어요. 


결국 먼저 경험했던 사람이 그걸 경험하고 싶은 사람에게 그 경험을 전달하는 거예요. 교육에 있어서 배우는 사람의 입장이 크게 반영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그걸 반영한 교육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교육을 받는 사람이 진짜 궁금해하는 걸 알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의 선순환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교육을 꿈꾸고 있습니다 


주웅: 코딩을 가르칠 때 원리에 집착하다 보면, 배우는 사람이 어떤 것에 흥미를 갖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결국 내 눈에 보여야 하거든요. 입력해서 결과물이 바뀌었을 때, 흥미가 생기거든요. 이런 데에 집중해서 접근하면 학생들이 따라와요. 하지만 원리로만 접근하면 결국 ‘그래서 코딩이 뭔데?’ 다시 묻게 돼요. 


재성: 저는 여기서 공부할 때, 생각하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대학 시험을 준비하다 보니 이해보다 암기가 훨씬 빠르고 좋더라고요. 생각을 안하고도 공부할 수 있어요. 실제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생각하는 것에 익숙지 않은 것 같기도 하고요. 전통적인 학습에서는 학생들이 생각하는 훈련을 시켜주지 못하니까, 그나마 수평적인 관계에 있는 ‘설리번 프로젝트'는 학생들에게 생각하며 공부하는 훈련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다 보면 조금은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주웅: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점점 중요해진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질문을 던졌을 때, 그 질문이 왜 나왔는지, 스스로 어떻게 답을 찾아야 할지 모르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런 과정은 실패를 통해 배워나간다고 생각해요. 실패라는 게 크게 다가오는 단어잖아요. 저는 프로그래밍- 툴이라고 표현할게요. 툴을 통해 실패를 경험하고 실패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원하는 방식대로 컴퓨터를 일하게 만드는 과정이잖아요. 그 과정에서 배우는 실패와 해결이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코딩을 배워야 한다?(웃음) 


Q: 수업하다가 여러분이 정말 모르는 질문을 던지기도 하나요? (웃음) 


동우: 역시 코딩이어서 가능한 일인 게, 너무 당연한 거예요. 프로그램이라는 게 어제 맞았던 게 오늘 업데이트 때문에 달라지는 부분이 있거든요. 현업자들도 알고 있어요. 항상 프로그래머는 오류가 생겨도 당황하지 않아요. 그런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서 학생들에게 그걸 가르쳐요. 문제가 생겼을 때,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 자체가 프로그래밍 과정이기 때문에 같이 해결하는 방법을 훈련하는 거예요. 그걸 일부러 유도할 때도 있고요. 그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Q: 당황하지 않는다, 그 태도가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왜 이런 질문을 드렸느냐면, 누군가는 프로그래밍할 줄 알아도 ‘나는 아직 가르칠 정도는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주웅: 가르치는 일을 통해서도 많이 배운다고 생각해요. 


동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깥에서 ‘너희가 가르칠 정도가 되냐?’고 묻기도 하고, 우리 자신도 ‘나도 모르는 게 있는데 가르칠 수 있을까?’ 되돌아보거든요. 최근에 공교육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을 했는데요. 수업을 하고 나니 선생님께서 ‘수업이 진짜 좋았는데, 제가 가서는 못 가르치겠어요.’라고 하시더라고요. 결국 교육하는 입장은 똑같았어요. 전통적인 교육관으로는 내가 아는 것만 가르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닐까? 내가 완전히 알지 못하면, 알려줄 수 없다는 생각은 선생님이든 우리든 똑같은 것 같아요. 이 지점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단계인 것 같아요.  




오류가 생겨도 당황하지 않아요 


Q: ‘설리번 프로젝트’가 단순히 코딩 교육의 확산 뿐 아니라 설리번 선생님의 성장을 동시에 목표로 하는 점이 그래서 인상적이었어요. ‘설리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동료나 헬렌(학생)이 있었다면 누군가요?  


재성: 우선 이 프로젝트를 만든 이찬희요. 그 친구가 이 프로젝트를 발표할 때 ‘사람의 힘으로 가는 교육’이라고 적었는데 그 말이 계속 생각났어요. 선순환이 일어나서 좋은 교육을 만들어간다는 게 너무 철학적이고 이상주의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재작년쯤에는 얼마 못 가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어요. 이 조직에 좋은 사람만 들어온다는 보장도 없고, 언제까지 직접 교육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저희와 함께 교육을 고민하고 실행하려는 친구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찬희의 이상주의가 의외로 실현되고 있고,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주웅: 찬희 발표 자료는 내가 만든 거임!(웃음) 저는 일단 재성이. 찬희랑 동우, 저 이렇게 셋이 있을 때는 정말 이상적인 얘기만 했는데, 이 친구가 들어오면서 액션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생각하지 못한 내용을 재성이가 많이 이야기했거든요. 또 한 명은 제가 처음 가르쳤던 친구. 재현이라는 친구인데, 여기서 코딩을 배우고 나서 그쪽으로 진로를 바꾸었어요. 한 사람의 인생을 이런 것으로도 바꿀 수 있구나 싶어서 무게감을 느꼈어요. 


동우: 사실 함께 일하는 설리번은 거의 다 인상적이에요. 처음 시작할 때도 대단한 친구들이었어요. 고등학생 때도 이미 외주로 많은 수익을 내고, 프로그래밍으로 창업을 해서 외국에서 돈을 버는 친구도 있었고요. 찬희 같은 경우도 얘기할 때마다 제가 ‘거기까지 생각했냐!’고 말하거든요. 저는 대기업 같은 데에서 일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들 덕분에 여기서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교육을 나갈 때마다, 헬렌한테도 늘 놀라요. 특히 어린 학생들이요. 나이가 좀 있는 친구들은 누가 시켜서 왔나 싶을 때가 가끔 있는데, 기대를 안 한 정말 어린 친구들이 프로그램을 이해하고, 더 실현하려고 애쓰는 걸 보면서 놀랐던 것 같아요. 정말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구나 생각해요. 


Q: 각자 올해 어떤 목표를 갖고 있는지 궁금해요.  


주웅: 군 이슈가 해결되었으면 좋겠어요. 설리번 프로젝트의 비전이 계속 바뀔 수 있지만, 바뀌더라도 단단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누구에게라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강한 비전, 툴킷을 만드는 게 계획입니다. 또 바라는 게 있다면 5월, 6월쯤에 파이썬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해보고 싶어요. 


재성: 저도 군 이슈가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어요. 올해는 어떤 형태로든 글을 많이 써보고 싶어요. 어떻게 사람들에게 동기 부여할 수 있는지, 회의는 어떻게 하면 좋은지 기록해보고 싶어요. 또 설리번 프로젝트 플랫폼을 런칭해서, 더 많은 사람이 교육을 접할 수 있게 하는 게 큰 목표고요. 


동우: 저는 계속 미루던 지속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에요. 우리가 가진 가설이 실제로 굴러가는지 계속 검증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적어도 식비, 교통비 걱정 없이 활동하게 하는 게 목표에요. (이 대목에서 다들 박수를 쳤다) 


Q: 이 일을 하면서 배우고 느는 게 기술만은 아닐 것 같아요. 처음 시작했을 때를 떠올려보면, 그동안 무엇을 배웠다고 생각하나요? 


동우: 저 같은 경우에는 설리번이 아니었으면 경험하지 못했던 게 많아요. ‘설리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정책을 만드는 분들이나 사회 공헌 담당자, 공무원. 교수님 등 다양한 분들과 협업하는 일이 많았어요. 이전처럼 개발만 했다면 몰랐을 세상을 많이 접하고 나니까, 이상한 말이지만 설리번 프로젝트 안에서는 일부러 하기 싫은 것도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을 통해 확실히 달라진 것 같아요. 좀 더 다른 사람의 관점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저는 원래 극단적인 효율을 추구하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아직 체화는 안 됐지만.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사람은 기계가 아니구나, 컴퓨터가 아니구나, 라는 것을 요즘 많이 느끼고 있어요.(웃음) 


주웅: 저도 사회화되었다고 해야 하나. 예전에는 호전적이고 사람에 대한 관심이 크게 없었고, 말도 정확하게 하지 못하는 편이었는데, 요즘의 저를 생각해보면 자신감이 생겼어요. 주변을 좀 돌아보면서 사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인간적인 발전이 있었다?(웃음) 


재성: 저는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던 것을 실행해보면서, 실행력을 익혔어요. 그리고 시야가 많이 넓어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아이디어가 있거나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혼자 생각하고 혼자 노트북으로 찾아보고 그랬는데, 이제는 다른 사람들에게 의견도 많이 묻고 얘기도 나누게 되었어요. 


멋지게 진화하는 과정이군요.(웃음) 응원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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