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진행 작가 Dec 16. 2020

진정한 나

장애극복기(1)

진정한 나란 어떤 이인가? 나의 나됨을 인정하는 이일 것이다. 장애인으로 태어나 46년간을 살아왔다. 나의 나됨,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다. 장애를 고쳐 보려고 온갖 유명한 병원은 다녀봤지만 다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재활운동뿐입니다.”    

진정 재활운동뿐이란 말인가? 의학으로 고칠 수는 없는가? 의문점은 켜 가면서 들었다. 태어날 당시, 자식의 장애를 고쳐보려고 부모님은 무거운 나를 들고 등에 업고 여기저기 병원은 다녔던 것이다. 그런 부모님도 지쳐서 더 이상 고칠 방법을 찾지 못 하고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아! 정녈 고칠 수 없단 말인가?”    

아버지는 다른 아이들은 다 걸어 다닐 나이가 되었는데도 못 걷는 나와 함께 걷기연습을 한다.     

“한발짝이라도 좋으니 걸어보렴!”    

다리에 보조기를 차고 걸어 나간다. 보조기가 무거워도 걸어 나가야 했다. 보조기는 어린 내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거웠다. 무겁지만 걸아야 했다. 한발짝도 걷고 넘어진다. 다시 일어날 힘이 없어진다. 그때 아버지는 말을 한다.    

“진행아! 일어나 걸어! 천천히!”    

아버지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한참동안 주저앉아 있었다. 그런 나에게 아버지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힘들어서 아버지의 말을 외면하고 싶었다. 하지만 희미한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일어날 준비를 한다. 하지만 일어나려다가 다시 주저 앉아버린다. 그때 아버지가 다가와 팔을 부축해 준다. 함께 몇 걸음 걸어가다가 팔을 놓아 버리는 아버지. 순간 나는 얼어버린다. 그렇더라도 걸어야 했기에 다시 걸아 나갔다. 걷기연습을 한 첫날, 몇 걸음 못 걸은 기억이 난다.     

진정한 나는 극복하는 나이다. 걷기연습은 극복하는 것을 알려주었다. 첫 날, 몇 걸음 못 걸었지만 아버지는 이렇게 말을 하는 것 같았다.    

“힘들어도 걸아야 해. 언제까지 휠체어에 의존하고 있을 수 없잖아. 다시 걸어봐!”    

힘들어질 때엔 아버지의 말이 귀에 맴돈다. 걷기연습을 통해 장애를 극복한 것처럼 어려움도 극복하며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 들린다. 극복하는 모습이 진짜 나의 모습이기도 진정한 나이다.

글을 쓰면서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기도 한다. 매일 글을 쓴다. 글은 있는 그대로를 드러낼 수 있다. 성찰을 할 수 있어서 나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글을 통한 성찰을 함으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도 있다.     

나는 오늘도 진정한 나를 만나기 위해 극복한 삶을 산다. 그리고 글을 쓴다.    

#진정한나

#극복하는삶

#글쓰는삶         

작가의 이전글 장애인에 대해 바로 알기-발달장애인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