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것은 창고에 보물을 쌓는 것과 같다.
글을 쓰면 나도 모르게 저절로 쌓이는 것이 있다. 어떤 글이든 쓰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처럼 아름답고 유려한 문장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쓸 수 있는 상태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우리는 내면에 보물을 쌓으면서 저절로 앞으로 도약할 임계점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그 보물들을 열거해 보자면 첫 번째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듯이 글을 쓰면 생각의 길이와 깊이가 쌓인다. 우리에게 생각은 장님의 지팡이와 같은 것이고 우주를 관측하는 허블 망원경과 같은 것이다. 생각은 우리의 삶을 엮고, 관계 속으로 우리를 데려가고, 세상을 탐구하게 하는 것이다.
글을 쓰면 자신에게 부족한 것들을 자꾸 보완하려는 성질 때문에 생각을 인과적으로 자연스럽게 하는 힘이 생겨난다. 그럼으로써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을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어린 시절에 일기를 쓰거나 혹은 글짓기를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일기는 꼭 반성을 위한 것만이 아니다. 우리가 글을 썼을 때 문장이 안 되거나 문장에 논리가 빠져 있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에 그것들을 보완하게 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생각의 표현 연습이 된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 느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자신에게 자산이 되기도 하고 힘이 되기도 한다. 또한 그것은 내가 누구이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찾아내는 대단히 중요한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또한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내가 표현한 나를 보고 나에 대한 인상을 가지게 되고 나를 인정하게 된다. 그러므로 나 스스로 나를 어떻게 표현하는가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것이 곧 내 주변 사람들에게 나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로 나를 표현하는 연습을 하면 훨씬 정리가 잘 되어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고 행동할 때도 매우 명확한 나의 인상을 심어줄 수가 있다.
세 번째 자기 인식 기능이 된다. 글이란 것은 자기 생각을 옮겨놓은 것이다. 생각이란 곧 우리가 우리의 자아로 여기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쓴 글을 읽을 때 결국 우리는 자기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자기 자신을 만나고 인식하게 된다. 그 인식이 정교해지고 커져가는 것은 곧 자기 성장을 의미하게 된다. 글을 쓰면서 사람은 내적으로 알맹이를 채우며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네 번째 글을 쓰면 자기 치유가 일어난다. 글을 쓰면 타인에게 수용받지 못했던 마음을 수용받는 것과 같다. 또 타인에게 말하지 못했던 것들을 드러내게 되고 그것은 누군가에게 말한 것과 유사한 효과를 가져온다. 마음에서 털어놓아지는 효과는 같다.
특히 우리에게는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이 일어나는데 그것을 사람에게 말하면 많은 문제가 파생된다. 그것이 한번 일어난 것이면 참기도 어렵다. 참으면 쌓였다가 언젠가 폭발한다. 그래서 참는 것도 답이 아니다. 그러나 사람에게 말하면 상대방은 일단 상처를 받게 되거나 혹은 저항으로 나에게 또 부정적인 것을 같이 던짐으로써 얽히고설키면서 감정적 정서적 싸움과 소모가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당사자가 아니라 제삼자에게 말하면 험담이 되어서 언젠가는 당사자의 귀에 들어가게 되고 뒤늦게 또 문제를 불러 일으 킬 것이다. 또한 험담을 하는 자체는 그 자신의 정체성을 그렇게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부정적이다. 그 자신에게도 그 대상에게도 그리고 그 감정적 쓰레기를 들으며 기억과 마음에 담아야 하는 사람에게도 그렇다. 특히 그 감정적 쓰레기를 고스란히 무의식에 담게 되는 청자에게는 정서적으로 에너지적으로 대단히 나쁘다. 그러나 이런 해악이 곧바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감정적 쓰레기 폭탄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판단이나 생각 혹은 경험 그리고 감정이 일어나게 되어 있다. 이때는 그것을 글로 쓴다. 그리고 그것을 몇 번 읽어 보면 거기에 잠긴 에너지가 풀려나게 된다. 그러면 또 다른 가능성과 또 다른 해결책을 생각할 수 있을 만큼 마음에 공간이 생기게 될 것이다. 그러면 글을 쓴 것은 태워버리면 된다. 그러면 아주 깨끗하다. 이것은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하는데 아주 좋은 방법이다.
아이는 글을 읽고 쓰면서 성장해야 한다. 이는 어른도 마찬가지다. 글을 읽을 때 단 한 권의 책으로 삶이 바뀌지 않는다. 수십 혹은 수백 혹은 수천 권의 책을 읽으며 변화의 임계점에 이르게 되어 마침내 변하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글을 쓰는 것도 몇 편의 글로 자신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글을 쓰면 서두에서 말했듯이 계속해서 내면에 긍정적인 것들이 쌓이면서 어느새 뭔가 도약할 수 있는 임계점에 도달해 있는 자신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도약하게 되는 그 어느 날이 당신에게 올 것이고 당신은 보다 성숙하고 꽉 찬 혹은 더욱 새로운 나를 가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