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보며 살지 마라.
외로워진단다.
사람을 보며 살지 마라.
가난하고 없이 산다고 생각하게 되고
그게 설웁다고 느껴진단다.
또 사람을 보며 살면
가만있어도 화가 나고
울화통이 터지고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되기도 한단다.
엄마, 그럼 엄마는 뭘 보고 살아?
엄마는 감자밭 매면서 밭고랑 보며 살지.
엄마는 산을 보며 살고, 나무를 보며 살고
엄마는 병아리처럼 하늘도 보고 살고, 물도 보고 살고
허공도 보고 살고, 매미도 보며 살고, 잠자리도 보며 살고.
엄마는 그래서 그 힘든 감자밭을 혼자 다 매나 봐.
엄마는 그래서 남한테 꿔준 돈 받을 때도 먼 산을 보면서 받나 봐.
엄마는 그래서 지나가던 길손을 집에 들일 때도 먼 길을 돌아보며 사립문을 열어주나 봐.
엄마, 나는 그럼 별을 보고 살 거야.
별을 보고 살면 엄마 말대로
외롭지도 않을 거고,
혼자 있을 때 울화통도 안 터질 거고
정신 나간 사람처럼 혼자 중얼거리지도 않을 거야
그래,
사람을 보며 살지 말고 별을 보며 살거라.
그런데 네가 별을 보며 살다 보면 언젠가는 그 별이
먼지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모든 것들이 먼지로 만들어진단다.
감자도 옥수수도 들판의 꽃들도 새들도 사람도 별도 모두
그래서 주일 학교에서는 신이 흙으로 사람을 빚은 거라고 했어!
먼지는 사람을 외롭게 하지 않는단다.
먼지는 네 뺨이 얼룩졌다고 더럽다고 하지 않는단다.
먼지는 쌓여서 땅이 되고, 굳어서 바위가 되고
그리고 다시 부서져서 우주를 여행하다가
다시 우리에게로 온 단다.
네가 먼지를 보면
너는 신을 보는 거란다.
네가 사람을 보지 않고
먼지를 보면
그러면 괜찮다.
그러면 모든 것이 다 좋은 거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다 좋은 거란다.
그런데 엄마,
나 이제 엄마 나이 되어 보니
엄마 말 안 듣고
사람들만 너무 많이 보고 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