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수피의 전승 지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사람이 산길을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가다가 인적이 드물고 외진 곳에서 갈라지는 길 쪽에 팻말이 하나 서 있었습니다.
팻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죠
"돌을 먹는 것은 자유다."
그는 그 문구가 너무 궁금해서 길을 꺾어서 오솔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한참을 가니 혼자 은거하고 있는 은둔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돌을 먹는 것은 자유다."는 무슨 뜻입니까?
그는 은자에게 물었습니다.
그러나 은자의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그것이 무슨 의미인가 보다, 만약 그 구절이 그대 마음을 끌지 않았다면 그대는 이리로 오지 않았을 걸세"
은자의 말이 이해가 가나요?
잘 이해가 안 가신다면 아주 유명한 다른 구절 하나를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언어의 본질은 뜻에 있지 않고 활용에 있다. "
비트겐 슈타인의 말입니다.
우리는 말의 의미에 너무 사로잡혀서 삽니다. 그러나 말이 의미를 전달하는 것은 부수적인 것입니다. 말은 사람을 움직이게 합니다. 은자는 진정으로 말을 활용할 줄 알았던 거지요. 의미를 찾던 사람은 그 은자를 찾아가게 되었지요. 은자에게 낚인 것입니다. 뜻이라는 낚시 바늘을 덥석 문 거죠. 그리고 은자가 있는 곳까지 제 발로 걸어가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말로 의미를 찾게 되었을까요? 잘 모릅니다. 저도 말로 의미를 찾아 헤매던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좋은 말, 좋은 문장을 통해 삶을 이해하고 뭔가 삶의 의미를 얻으려 했죠. 그러다 보니 참 피곤한 일이 많이 생겼습니다. 지인이나 친구들의 말 하나하나에도 걸리는 일이 많았죠.
비트겐 슈타인의 "언어의 본질은 의미에 있는 것이 아니라 활용에 있다"는 구절을 읽고 번쩍! 정신이 들었습니다.
흐흐...ㅜㅜ
내가 하던 상담이란 게 바로 언어를 활용하는 직업이었음에도 말입니다. 저는 여전히 언어의 활용에 대해 깨어 있지 못했던 거죠.
상담은 말로 하는 치유입니다. 언어를 활용하여 사람의 마음이나 생각을 만듭니다. 좋은 느낌도 만들고 희망도 만들고 행복감도 만듭니다 그러면 치유된 것입니다. 일상에서도 언어를 이용하여 우리는 자녀의 행동을 만들고 남편의 행동을 만듭니다. 사실은 자기가 만들어 놓고 잊어버립니다. 그러고는
"넌 왜 그 모양이냐!"라든지 "남편이 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자기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잊고 맙니다. 자각하지 못하고요.
말을 활용하라는 것을 거짓말을 해서라도 원하는 것을 얻으면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말로 사람을 조종하고 조작하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들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선한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을 혼란과 고통에 빠트려 자기 이익을 위하려는 자들입니다. 악한 사람들입니다. 결국은 사회의 누구도 그를 좋아하지 않게 됩니다.
올바른 행동은 선도 악도 떠나 있습니다.
우리가 말의 의미에서 자유로워진다면 일상생활에서도 한층 더 자유로울 수 있음을 말해주는 이야기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