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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시스 Dec 30. 2015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오프라 윈프리를 보며...

무엇이 될 것인가 보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2

앞에 쓴 '무엇이 될 것인가 보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란 글 반응이 생각보다 좋아서 차분하게 2편을 마주  써야겠다. 반응이란 곧 필요로 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현재의 학교 교육은 거의가 무엇이 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마치 직업교육 학교처럼 되어버렸다. 예전에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를 따로 교육하지 않아도 집단적으로 공감하는 좋은 이념들이 있었다. 선을 지키고 악을 배척하기, 정직하기, 이기성을 버리고 전체의 이익을 따르기, 봉사하기, 등에 대한 관념이 비교적 뚜렷했다. 

그런데 우리가 '무엇이 되어 있느냐'에 찬사를 보내고 그에 집중하여 교육하는 동안 이런 좋은 관념들이 새로운 세대들에겐 희미해졌다. 부모들은 그에 대해 교육하고 가르치기를 잊었고 학교 또한 그를 잊었다. 새로운 세대들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살아야 하는지 모른다. 그 결과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 같은 일들이 생겨나고 그로 인한 자살자들이 또한 생겨나는 것이라고 보인다. 


따돌림이나 학교 폭력은 개인 이기성의 극단을 보여 주는 것이고 또한  악하더라도 권력과 힘을 따르는 집단 이기성의 극단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점점 선생님들이나 학교 조차도 이들을 올바로 이끌어줄 힘이 벅찬 듯이 보인다.


개인적 이기성 그리고 집단적 이기성으로 약자를 괴롭히고 갈취하는 폭력의 가해자들이 생겨나는 것도 문제

지만 그에 대해 대응력을 키우지 못하고 자살이나 우울증, 은둔형 외톨이나 관계 장애 트라우마 등으로 이어지는 희생자들의 문제 또한 심각한 것이다.


다시 오프라 윈프리를  이야기하고 싶다. 그녀는 미혼모에게서 태어나 9살 때 사촌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10대 내내 삼촌과 사촌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 이에 좌절한 그녀 역시 방탕한 생활로 빠졌고 결국 10대에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출산한 아기가 이후 사망하게 되자 마음을 다잡고 방탕한 생활을 완전히 청산하고 공부에 집중하여 대학을 가고 그로부터 방송국에서 일을 시작하여 오늘날 우리가  아는 위대한 오프라 윈프리가 되었다. (아! 난 오프라 윈프리를 따로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여기서 이야기하게 되네...)


오프라 윈프리의 그 힘이 어디서 나왔을까? 그녀는 그 지옥 같은 성장과정의 악몽에서  빠져나오고, 스스로를 치유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치유의 메시지가 가득한 방송을 했다. 그녀는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삶의 할력과 에너지를 전해 주고 또한 길을 안내했다.  그녀는 성숙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오프라 윈프리의 그 힘의 바탕은 독서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인다. 그녀는 할머니의 영향으로 아주 어린 시절부터 책을 읽었다. 그녀는 성장과정 내내 독서에 몰입했고 늘 책을 즐겨 읽었고, 아주 많은 책을 읽었다.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우리 내면에 '나는 어떤 사람'이라는 자아상이 형성된다. 왜냐하면 누구나 책을 읽으면 그 책의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되기 때문이다. 주인공이란 온갖 절망과 좌절 불합리와 어려움을  이겨내고 결국 승리하는 삶을 살아가는 여정을 보여준다.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시하게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주인공이 가지고 있던 정의감, 인내, 봉사, 희생정신, 지혜와 용기 그리고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저력을 자신 안에 내재화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은 결국 주인공과 같은 자아상을 내면에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정직해야 한다, 약자를 보호해라,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마라. 스스로 떳떳한 사람이 되어라, 어려운 사람을 도와라.' 그런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책을 읽는 아이들은 스스로 그런 가치를 내재화하기 때문이다. 그저 아이들과 그런 소중한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들은 성장하면서 내면화된 자아상을  현실화시키기 위한 의식적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런 작업을 통해 뚜렷하게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을 하려 하는지, 무엇을 통해 세상에 기여할 것인지' 스스로 이정표를  찾아낼 것이다. 이런 자아정체감 작업은 어른들이 세미나나 워크숍을 통해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 줄 수도 있고 그것은 분명하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책을 읽으며 자신도 모르게 건강한 영웅적 자아상이 내면에 누적되어 있는 친구들과 그렇지 않은 친구들 사이에는 깊이와 힘 그리고 지혜적 측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난다. 


자녀들이 책과 친해지고 책을 좋아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청소년들은 무조건 다독해야 한다. 많이 읽고 읽어야 한다. 살아갈 힘과 지혜 그리고 용기를 마음 깊은 속에 축적해 두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래야 필요할 때 자신의 내면에서 그것들을 꺼내 쓸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이 쉽게 좌절하고, 쉽게 포기하고, 쉽게 안된다고 단정 짓고 쉽게 힘과 권력 그리고 부정과 부패에 물들고 , 새로운 가능성, 새로운 길을 찾아내지 못하고 주저앉는다면 그것은 독서량이 부족한 것으로 봐야 한다. 어른들이 책을 읽히지 않은 것이다. 

'무엇이 될 것인가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의 균형 잡힌 성장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이제 더욱 잘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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