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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 Nov 12. 2017

밤 12시 44분, 요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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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서 런던 히드로까지 비행기로 12시간 10분, 히드로에서 킹스크로스까지 튜브(영국 지하철)로 약 1시간, 그리고 킹스크로스에서 요크까지 기차로 2시간 40분. 그리고 밤 12시 44분, 요크역에 도착했다.


플랫폼에 붙은 York라는 표지판을 보면서 울컥할 것 같은 감성은 없었다. 대신 아주 조금 바뀐 듯 하면서도 예전과 같은 역을 보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5년 전으로 돌아와서 그때 그 요크역을 보고있는 것 같았다. 마음이 간질간질했다.


사람 없는 요크역에서 한참동안 더 빈둥거리고 싶었다. 역 앞에서 택시를 타고 우리가 빌린 집으로 가서 체크인을 해야하는 일도 남아있었고, 택시기사가 내 발음을 알아들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남아있었지만 요크역에 온 것만으로 이미 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긴장과 설렘, 좀 더 현실적으로는 거의 30kg은 나가는 캐리어를 들고 끄느라 잔뜩 경직된 몸이 다시 편안해지고 있었다. 


집에 왔다. 


언제나처럼 역 입구에 붙은 시계를 보며 생각했다. 어쨌든 요크에서는 뭔가가 잘못될 리가 없으니까.



매거진의 이전글 할 만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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