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거절의 아픔
우리는 안다. 비자 거절이 얼마나 큰 아픔을 주는지.
사람들은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 말하지만, 엄마 없이 영국에서 고군분투할 딸아이를 떠올리면 가슴이 미어진다. 답답하고 절망스럽지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 그래서 오늘도 그저 하루를 견딘다.
8월 5일, 더 당길 수도 없었다. 그것이 우리의 최선이었다.
두드려 보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고, 남은 것은 오래가는 상처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기도뿐. 기다림이 하루빨리 끝나고, 가족이 함께할 수 있기를.
힘든 시간을 지나며 우리가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기다림 속에서 찾은 다짐
신은 우리가 견딜 만한 고통만 주신다고 했다. 그래, 세상이 바라던 대로 손에 쥐어지는 것만이 전부라면 삶은 너무도 시시할 것이다. 그러니 오늘 하루에도 감사하자. 절망 가운데서도 희망의 빛을 잃지 말자. 길은 언젠가 보일 것이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된다.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니, 어필을 해도 1년 가까이 걸릴 수 있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보다는 남편이 6개월간 직장생활을 하며 월급 명세서를 쌓아 증빙하는 편이 가장 낫다는 조언이었다.
결국 우리는 기다려야 했다.
딸아이에게 전한 진실
그리고 딸아이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했다.
엄마를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며칠을 고민했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방법, 솔직하게 말하는 것밖에 없었다.
주말 저녁, 우리는 컴퓨터 앞에 앉아 화상통화를 시작했다.
“엄마, 아빠가 한영이한테 말할 게 있어.”
“뭐야?”
“엄마 비자가 잘 안 됐어. 당장이라도 가고 싶지만, 지금은 영국에 갈 수 없어. 대신 두 달에 한 번은 다른 나라에서 만나자. 엄마랑 매일 통화할 수 있고, 엄마가 없는 동안 할머니, 할아버지가 도와주실 거야. 우리 조금만 더 떨어져 지내보자.”
딸아이는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카메라를 바라볼 뿐이었다.
나는 아이를 위로하고 싶어 쓸데없는 말만 잇달아 내뱉었다.
“미안하다, 딸아…”
통화가 끝나고 홀로 남은 나는 결국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서러움에, 소리 내어 통곡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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