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목표 "글을 쓰자"

이슬아 작가의 글이 너무 좋아서

by 인귀

나는 재밌는 글을 읽거나 영상을 보면 하염없이 눈물이 난다. 슬픔을 담은 눈물이 아니라 내가 행복해서 나는 눈물이다. 어릴 때 친구 중에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차가운 눈물이 나는 아이가 생각난다. 같이 맛있는 거 먹을 때마다 옆에서 울고 있던 친구가 있었다. 나한테 재미는 그 친구의 맛있는 거랑 똑같아서 나는 운다. 내가 울 일은 자주 없다. 오히려 아주 드물다. 쏟아지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 온몸을 맡기며 살아가는 나는 뭘 해도 재미가 없다. 손가락만 까딱까딱 움직일 뿐이지 내가 재밌다고 느끼는 게 하나도 없다. 그래서 어쩌다 가뭄의 콩 나듯 뭔가 재미를 느끼면 행복해서 울고 마는 것이다.


이슬아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데 최근에 선물 받은 이슬아 작가의 글을 읽다가 또 울었다. 그리고 나도 이슬아 작가처럼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읽던 책을 덮고 오랜만에 노트북을 켜서 들어온 브런치인데 스스로도 놀라고 말았다. 벌써 2년 반에나 아무 글도 쓰지 않았다니. 분명 글을 멈출 때 즈음에는 잠시만 쉬고 다시 글을 써야지라고 생각하던 내가 존재했었는데 언젠가부터 사라져 있었다. 그러고는 이슬아 작가의 글을 읽다가 갑자기 잠자고 있던 나의 글쓰기 욕망이 깨어난 것이다.


최근에 친구들과 모여 2026년의 목표를 적기로 했을 때 나는 가장 먼저 건강을 생각했다. 만으로 36살이 된 나에게 최고의 화두는 건강이 최고라는 것이다. 너무 무리하지 않아도 되니까 밥 먹을 때 야채도 챙겨 먹고 아침에 일어나면 스트레칭이라도 하자는 다짐을 했다. 그러고 나서는 한자 자격증을 따야지 싶었다. 그다음에 글을 쓰자는 생각을 했다. 매년 다이어트를 하자, 영어 공부를 하자, 그리고 글을 쓰자는 생각은 나의 실행 여부와는 상관없는 인생의 숙제와도 같아서 그냥 당연하게 써야지 써야지 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바심이 났다. 그 누구도 보채지 않는데 왜인지는 모르지만. 그래서 순간 아주 조금씩이라도 매일 글을 쓰자 싶었다. 그런데 나는 회사를 다니고 혼자서 아이를 키우며 집안일을 해야 하는데 매일 글을 쓸 수 있을까? 타협은 너무나도 빠르고 쉬워서 일주일에 두 번은 글을 쓰자라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그러다가 일주일에 한 번으로 할까? 싶었는데 그래도 두 번은 써보자 하는 마음을 먹었다. 왜냐하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글을 쓰는 것이니까. 말하는 걸 너무 못하고 두려워하는 내가 생각은 너무너무 많아서 이 생각을 표출하지 못해 병이 나는 거다. 나는 글을 써야 산다.


살기 위해 글을 쓸 거다. 매일매일 혹은, 일주일에 두 번, 혹은 일주일에 한 번일지도 모르지만.

브런치 처음 시작할 때는 내 글을 누군가가 읽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같은 경험을 하는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위로가 되고 싶은 게 컸다. 내가 그런 위로를 받았으니까) 그래서 명확한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썼다. 사실은 더 쓰고 싶었는데.... 아무튼 지금은 무슨 글을 쓸 거냐. 누군가가 좋아해 줄 글을 쓸 자신이 없다. 자신감을 찾고 글을 쓰려고 하면 또 평생 안 쓸지도 몰라서 일단은 내 머릿속 생각을 쓰려고 한다. 1년 동안.



2026년 1월 10일 인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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