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인문대 공모전
아무래도 소설 부문이기에 분량이 꽤 되어 같이 제출했던 창작의도 설명서를 올리려고 합니다. 학기를 마치며 큰 선물을 받은 듯해 무척 기쁩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작품제목
잘 먹겠습니다
창작의도
오늘날 디지털매체의 발달과 사회 현상을 개인의 책임에 떠맡기는 인식이 강화되며 외모, 특히 규범적인 체형에서 벗어난 여성을 향한 강한 비난의 목소리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인식으로 이를 자신의 탓으로 여기는 경향이 다수입니다. 비난을 피하기 위해, 혹은 바람직하게 인식되는 체형이 되기 위해 많은 여성이 노력하며 더 나아가 스스로를 학대합니다. 이미 체중 감량이 최우선 목표인 상황에서 본인의 건강조차 소비재가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거식, 구토 등을 효율적인 방식이나, 질병이 아닌 의지에 따른 통제 수단이라고 믿기도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식이장애는 자신을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도 멈출 수 없습니다. 특히 외부의 시선이 원인이 된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자신을 유지하는 건 식이장애의 행위 덕분이며 이가 없으면 분명히 비난 혹은 부정적인 평가가 향할 거란 생각 때문입니다.
구토를 효율적 수단으로 여기는 주인공은 그 수단으로 인해 몸의 이상을 겪고 결국 더 큰 위험의 순간을 겪습니다. 그 후 자신처럼 구토하는 듯한 여성을 마주하고 그의 민낯을 바라보며 구토는 어떤 수단이나 의지에 따라 통제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었음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근본적 원인기제인 외부 시선의 인식을 극복하지 못했으므로 더 어두운, 어쩌면 극단적인 결말이 존재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주인공은 처음은 선망하던 마름을 향한 인식과 다른 시선, 이어지는 본인이 부정적으로 여기던 대상에게 향하는 호의적 시선, 마지막으로 살이 찐 후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주변의 호감을 통해 어쩌면 살이 쪄도 그리 괴롭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점층적으로 식이장애의 파괴성과 인식 왜곡을 앓는 대상의 인식 변화를 다루었습니다. 특히 이 스스로를 학대하게 되는 인식 왜곡을 더욱 전하고 싶었습니다. 매시간, 매식사시간, 모든 굶주림을 두려움과 고통으로 보내고 있을 이들이 한 번쯤 다른 시각으로 주위를 보려는 시도를 통해 편해졌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강한 응어리에 “혹시 정말 세상은 이럴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숨구멍을 내어주고 싶어 창작했습니다.
잡담입니다. 1학기에 문예창작 수업을 듣게 되어 그때 작성하였던 소설을 손 보아 냈는데 이렇게 수상하게 되어 참 기쁩니다... 교내 공모전이지만 언제나 상을 탄다는 것은 벅참을 느끼게 해 주네요. 모두들 좋은 일 가득한 연말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