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가면 기빨리는 이유

by 이니집



시어머니와 대화할 때

말을 조심하면

조금은 편해질 줄 알았다.


그래서 나는

말투를 고르고

표정을 관리하고

괜히 웃었다.


시댁에 가면

괜히 안절부절못하게 된다.

할 일 없어도 계속 움직이고

이유 없이 웃고

말 하나에도

예쁜 표현을 찾느라

머릿속이 바빠진다.


아무 일도 없었는데

돌아오는 길엔

항상 내가 더 지쳐 있었다.


조심할수록 어색하고

말을 아끼면

마음이 먼저 불편해졌다.


결혼 8년 차다.

이제는 좀 나아질 법도 한데

솔직히 말하면

여전히 기는 빨린다.


다만

이제는 이유를 안다.

잘하려고 애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은

눈치 보느라

내 상태를

뒤로 미루지 않는다


쉬어라 하면

네, 하고

바로 방에 들어가

드러눕기.


예전에는

괜찮은 척

거실에 더 앉아 있었다.

그게 예의라고 믿었으니까.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관계는

어느 날 갑자기

편해지지 않는다.


다만

나를 덜 소모하는 쪽으로

조금씩 이동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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