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사람들의 시간 개념

그들은 항상 약속시간에 늦는다.

by 글쓰는 촬영감독

방콕에 자주 방문을 했다거나, 태국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을 지냈던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을 할 것이다.

바로, 방콕 사람들의 시간 개념.


방콕 현지인과 시간 약속을 했다면 절대 서둘 필요가 없다.

약속시간에 나오지 않는다고 조급해할 필요도 없다.

기본은 30분, 좀 더 여유(?) 있는 사람이라면 1~2시간 정도 늦는 건 기본이니 말이다.


<기다리는 시간을 잘 보내는 법을 터득하는것이 빠르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니 나름대로의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그를 만나는 목적 하나만을 갖고 나간다면 분명 짜증 게이지는 급상승할 것이다.

스쿰빗 메인 스트리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동차의 열기와 함께 소음 또한 한몫 단단히 할 것이기에..


약속 장소에 나가서 내가 해야 할 것들을 챙겨나간다.

간단히 요기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먹고 마시며, 책이라도 몇 자 읽고 몇 글자 끄적거리며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적당한 시간(약속시간을 1시간가량 넘어선)이 되었고, 곧 도착한다는 문자가 온다.


"Traffic jam"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말이다.

<스쿰빗 로드의 정체는 좀처럼 쉽게 풀리지 않는다>


방콕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Tip을 주자면,

낮시간. 대략 12시~20시 까지는 스쿰빗 로드는 거의 지옥이라고 보면 된다.

해당 시간에는 BTS 같은 지상철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외의 시간에는 택시를 타면 시내 어디든 100밧(한화 3,300원) 정도에 이동이 가능하다.

그리고 택시를 타기 전에 목적지와 미터기 사용에 대해 확인 후 탑승을 한다면 스트레스받지 않는 방콕에서의 여행이 되리라 확신한다.

IMG_5627.JPG <냉방이 너무(?)좋은 방콕의 지상철/창밖으로 방콕의 시내도 구경하기 좋다>


여하튼,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자.

왜, 이나라 사람들은 시간 약속에 대한 개념이 이토록 러프한 것인가?

우리나라 사람에겐 절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며 상상할 수 조차 없는 것 아닌가.

저자도 처음엔 당혹스러웠지만 이내 마음을 내려놓고 그 시간을 즐기는 방법을 찾기는 했지만 내내 궁금했다.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답답한 마음은 여전했다랄까.


그러며 한국을 두세 번 들락거리며 그 이유를 내 나름대로 해석해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하다. 해가 갈수록 봄, 가을은 오감을 곤두세워야 느낄 수 있는 계절이 되어버렸지만 우리나라는 계절의 변화와 그에 따른 준비와 생활방식에 차이가 있다.

이를테면 옛날부터 겨우내 땔 땔감을 준비한다거나, 서리가 오기 전 김장을 담근다거나, 계절에 맞는 의복을 준비한다거나, 장마철이라면 우산을 챙겨나가야 하는.

이러한 것들은 모두 계절이 변함으로 준비하며 시간의 흐름을 몸과 마음으로 대비하는 것이다.


그런데 방콕(태국)은 그렇지가 않다.

1년 365일 그들은 뜨거운 태양 아래 지내며, 평균 기온은 30도에 육박하고 집안의 에어컨은 언제나 풀가동 중이다. 우기라고 해봐야 스콜성이 강하기에 잠시 쉬어가면 그만이다.

1달 뒤, 3달 뒤에 무언가가 변함으로써 준비해야 할 것들이 없는 것이다.

옷장의 옷들을 정리할 필요도 없다. 반팔, 반팔, 반바지, 반바지뿐일 테니 말이다.

<낮에 혼자 마시는 맥주 한 잔도 꽤나 큰 기쁨이다.>


이러하듯 나라의 기후가
그들에게 시간에 대한 개념을 무르게 만든 건 아닐까 생각해봤다.
(지극히 개인적인..)

우리와는 확실히 생활의 기본 조건이 다르다. 1년 중 우기와 건기로만 나뉘는 기후에 살고 있으며 우기라고 해봤자 스콜성이 강하기에 걷다가 비가 오면 어딘가에서 잠시 피해 가면 그만이다.

시간의 변화에 우리는 미리 대비하며 준비를 몇 개월에 한 번씩은 해야 하는 반면, 그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더욱이 1년 내내 겨울이라면 상황이 좀 더 틀릴 수 있겠지만 그것도 아니니 더욱 시간에 대한 변화는 감지하지 못할 것이고 그러한 환경은 생활방식과 사고에 큰 영향을 미쳤을 거라 생각한다.

IMG_6772.JPG <무서운 천둥소리와 함께 비가 오지만 금새 지나간다>


모든 건 상대적인 것이다.

내가 태어나서 자라온 환경이 그랬기에 시간에 대한 개념이 확실했고,

그들이 태어나서 자라온 환경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 또한 1년 정도 생활을 해보니 그들과 같이 여유가 충만한 시간 개념을 갖게 되더라.


얼마 전 동생이 방콕에 방문했을 때 공항에 마중 나가는 길은 역시나 "Traffic jam"이었고, 나는 그 시간을 감안했지만 도착시간보다 늦어버린 나였고 '이 정도면 빨리 온 거라고' 말하는 내 모습은 흡사 현지인과 같았다.

<태양은 언제나 하염없이 따가울 지경이다>
간혹 상대를 이해하려 하면 어려워지는 경우가 생긴다.

타인의 생각이나 인생은 수학이 아니기에 1+1=2라는 수식이 성립되지 않을 때가 많다.

현상을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것부터가 시작이고 답은 나에게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 집, 내 방의 따뜻함과 익숙함을 뒤로하고 구태여 돈과 시간을 들이고 고생을 하기 위해 익숙하지 않음을 향해 떠난다는 것은 이러한 이해 못할 문화들에 대해서도 관대한 수용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떠나기 전 그 나라의 문화나 생활방식에 대해 공부를 하고 떠나는 것이 더 즐거운 여행의 시작일 것이다.

내 캐리어에 팬티를 한 장 더 넣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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