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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M씽크 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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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혁 Jul 16. 2019

생각보다 얻을 게 많은 MBC 라디오


 요즘 영화계에서는 ‘웹툰의 영화화’가 대세이다.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신과 함께>등 많은 영화들이 만들어졌고 흥행에 성공했다. ‘라디오’에게도 이런 시절이 있었다. 1960년대 ‘라디오 드라마’의 콘텐츠가 영화 속 이야기로 되어 가족희극의 대명사인 <로맨스 빠빠>(1960)와 같은 대작을 만들었었다. 하지만, 뉴미디어에서 블록버스터급 영상 콘텐츠들이 제공하는 시각과 청각의 즐거움, 나아가 촉각까지 자극하는 4D영화까지 등장했다. 두세 가지 이상의 감각을 자극하는 콘텐츠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라디오는 고군분투 중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청각만을 자극하는 라디오는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라디오는 라디오만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집중하면 더 스트레스잖아! 흘려들으며 위로받는 라디오


 최근 영상 플랫폼의 인기가 급부상 중이다. 그와 동시에 블록퍼스터급 영화와 드라마가 트렌드이다. 이런 시각, 청각을 휘어잡는 콘텐츠들의 유행 속 하나만의 감각을 자극하는 것은 치명적 단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서도 오직 청각만을 자극하는 콘텐츠들 또한 인기를 끌고 있다. ‘ASMR’이나 ‘스스로 만드는 라디오’와 같은 혼자 즐길 수 있는 개인 맞춤형 콘텐츠와 플랫폼들이 많이 나오고 소비되고 있다. 우리를 집중하게 만들어 새로운 스트레스를 만드는 영상과는 달리 청각 콘텐츠는 우리를 힐링시켜준다. 이러한 장점들로 청각 콘텐츠는 현대사회에 지친 젊은이들을 위로해준다.  

 뿐만 아니라 시각을 자극하지 않는 매체만을 소비해야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운전자를 비롯한 노동자들이다. 하루 종일 핸들만 잡는 택시/버스 운전기사. 나아가 청소부와 같이 활동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라디오는 필수적인 미디어이다. 그들에게 라디오는 힘든 일을 방해하지 않으며 위로를 주는 ‘친구 같은 미디어’이다. 

 노동자들의 지친 하루를 위로하는, 꺼지지 않는 불씨 ‘라디오’. 그들에게 라디오는 단순한 매체가 아닌 삶의 일부분이다.




음악만 나오는 게 아니야! 생각보다 유익한 라디오 


 MBC라디오는 표준FM과 FM4U의 두 채널로 운영된다. FM4U에서는 음악관련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루지만 표준FM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방송을 진행한다.

 표준FM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은 MBC라디오를 대표하는 시사 프로그램으로 평일 18:05~19:57에 들을 수 있다. 진행은 이승원 시사평론가로, 시사 프로그램과 어울리는 딕션과 깔끔한 발음으로 최적의 목소리로 진행된다. 코너는 매일코너와 요일코너로 나눠져 있다. 매일코너는 박성제 보도국장과의 ‘미리 듣는 뉴스데스크’, 국제 뉴스관련 ‘오늘, 세계는’, 화제의 인물 초청하는 ‘오늘, 우리는’으로 구성된다. 요일코너로는 의원들과 함께하는 ‘정치색깔론’부터 ‘PD수첩 미리듣기’까지 다양한 콘텐츠들로 구성되어있다.    


 매주 목요일 진행하는 ‘신기한 문화사전’의 7월 4일 방송분의 내용은 ‘송가인 신드롬’이었다.

문화적 아이콘이 가지는 상징: 소속감과 자긍심’이라는 주제에서는 중장년층 세대 내에서 ‘우리는 트로트를 소비한다.’라는 자긍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내용을 다루었다. 또한 이러한 자긍심이 아이돌 문화에게 밀려 변두리로 갈 수 있었던 중장년층을 문화의 중심으로 끌고 왔다는 것이다. 나아가 송가인의 콘서트 파워를 통해 과거와 달라진 물질적인 ‘팬덤 경제’가 중장년층에게도 적용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종합적으로 송가인 신드롬이 세대를 구분하지 않고 확장했으며, 팬덤 경제의 구현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평소에 궁금했지만 알기 힘든, 흥미로운 콘텐츠들로 가득한 색다른 라디오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금의 MBC라디오가 더 발전하려면?(feat.MBC Mini)  

  

MBC Mini PC 버전


 MBC Mini는 MBC에서 준비한 라디오 플랫폼이다. 처음 ‘PC버전’에서의 이미지와 분위기는 ‘라디오라는 구식 미디어’라는 생각 때문인지 오래된 것처럼 보였다. 오히려 ‘이게 진짜 플랫폼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속에 담긴 내용이나 스마트폰 APP에서의 MBC Mini는 180도 다른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MBC Mini 모바일 App 버전

 

 과거의 부족했던 플랫폼이 보여주는 데이터베이스의 모습이 아닌 ‘하나의 검색창’이 되어 우리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쉽게 듣게 해준다. 검색어의 활용도도 높고 콘텐츠들의 접근성도 좋다. 관심 있는 주제나 좋아하는 연예인 등 자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라디오 목록이 나온다. 

 물론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들겠지만 빅데이터를 MBC Mini에 적용해도 좋을 것이다. 시청자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추천하는 ‘시청자 추천 알고리즘’을 도입한다면 새로운 개념의 라디오 플랫폼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직 라디오는 완성된 미디어가 아니다. 성장 중인 미디어이고 ‘콘텐츠의 우주’인, 잠재력이 충분한 미디어이다. MBC는 이러한 성장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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