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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현 May 28. 2022

무기력(無氣力)

창작시

@johnythesquid, unsplash


학습되는 것인지, 혹은 본능인 것인지

우리를 둘러싼 무기력은 때로 무서울 만큼 깊다

정처를 알 수 없으니, 원인도 해결도 쉽지 않은 것


누군가 나를 넘어뜨리고자 할 때

도리어 나는 힘을 얻었다

적대적 공생이 그 원천이었으이라


그러나 내가, 나로 하여금

스스로 넘어지는 것을 용인한다면

그때는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다


심연을 헤매듯이,

깊은 잠에 빠지듯이


가치가 내게 의미가 되지 못하고

의미가 가치로 살아남지 못한다


그러므로 필요한 것은 연대(連帶)

속이 새까만, 각기 다른 마음을 지녔대도

같은 띠를 둘러매고 서로 맞닿아 있는 것이다

그러니 당신은 넘어질래도 넘어질 수 없게 된다


배제하지 마라

당신의 안락하고 고고한 삶을 누리고자

당신이 두른 띠를 벗어던지지 말라

무기력이라는 허상을 함정 삼아

타인을 몰아넣지 말라


그러나 두려운 것은,

이미 우리의 눈에 드리운 어둠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일상이

어떤 무기력은 아닐까 하는 것



인간은 넘어서지 못한다, 태생의 한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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