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볼리 Dec 21. 2020

당신은 언제 일기를 쓰나요

아침에 일기를 쓴다고?

나의 이전 글을 본 사람이라면 바로 알겠지만, 나는 생각이 무척이나 많은 사람이다. 이는 글에도 나타난다. 어떤 생각을 했다, 무슨 생각이 들었다 등등의 표현을 자주 쓰는 걸 보면.


쏟아지다 못해 감당이 되지 않는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 찾은 방법은 일기 쓰기. 의무적으로 쓰는 건 아니고, 하루 이틀 쓰다 보니 '아, 나랑 일기랑 잘 맞는구나.'를 느껴서 쓰게 됐다.


일기는 생각을 정리하는 데 탁월한 수단이다. 나에겐 의심의 여지가 없는. 그런데 그 의심이 흔들리고 있다. 팀 페리스의 책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말하는 일기는 내가 알던 일기와는 조금 달랐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여러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아침에 일기를 쓰는 거라고 한다. 대체 왜 아침부터 일기를 쓰지? 일기는 하루를 정리하기 위한 거 아닌가?


5년간 나의 기록들


작가는 이 점을 콕 집어 말한다. 밤에만 일기를 쓰면 '오늘은 정말 스트레스 많았고 짜증 나는 하루였어'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그래서 책장 구석 한편에 숨겨두었던 내 일기장들을 꺼내봤다. 지금은 기억도 잘 안나는 3년 전 일기장을 꺼내 몇 장 읽어 보는데, 우울함이 밀려왔다. 물론 나중에 볼 테니까ㅡ란 마음으로 일기를 썼던 건 아니지만, 과거의 일기를 보는데 그때 내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무엇 때문에 힘들었는지가 고스란히 느껴져 또다시 마음이 무거워졌다. 정말 그랬다. 매일 일기 쓰지 않았지만, 일기를 쓴 날은 항상 힘든 날이었다. 행복한 날의 일기를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일기는 피곤한 하루의 마무리가 아니라 활기찬 하루의 시작을 위해 쓸 때 가장 효과적이다. 시작이 활기차면 하루가 몰라보게 달라진다. 밤의 일기 내용도 확 달라진다. 그런 하루가 모여 성공하는 삶이 된다.


그렇다면 아침 일기는 어떻게 쓰는 걸까?


책에서는 5분 저널(5-minute journal) 일기장을 소개하고 있다. 아침과 저녁 5분만 투자해 몇 가지 질문에 답을 적으면 된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모두 3가지씩 적으면 된다.


(아침)

Q1. 내가 감사하게 여기는 것들


Q2. 오늘을 기분 좋게 만드는 것은?


Q3. 오늘의 다짐


(저녁)

Q1. 오늘 있었던 굉장한 일


Q2. 오늘을 어떻게 더 좋은 날로 만들었나?



작가처럼 내 인생도 늘 체크리스트와 실행의 연속이었다.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고의 반복으로 계속 '미래'에만 집중했다. 이 노력들이 가져올 미래에 집착했다. 그런데 이렇게 미래에만 매달리는 사람의 가장 친한 친구는 '불안'이라고 한다.


맞다. 뭔가를 하면서도 항상 불안에 가득했다, 나는.


5분 일기를 쓰면 현재 갖고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생겨 결국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고 한다. 한번 해봐야겠다.


나는 왜 일기를 쓰나

여담이지만, 나는 순간의 감정을 잊지 않으려는 이상한 강박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일기장이 아니더라도 무슨 일을 맞닥뜨렸을 때, 어떤 새로운 걸 느끼면, 핸드폰을 꺼내 메모장에 바로바로 내 감정을 기록하는 습관이 있다.


어쩌면 좋은 감정은 그 순간을 즐기느라 따로 기록해둬야겠다는 생각이 안 들었는지도 모른다. 슬픈 감정은 더 깊어지고 싶지 않아 얼른 정리하고픈 마음에 기록을 했었는지도.


작가의 이전글 새벽을 걷는 사람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