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일상아
이제 다시 한국
한 달 전 즈음, 을지로에 혼자 신인 작가의 전시를 보러 갔었다. 나는 전시장을 찾을 수 없었다. 지도가 가르키는 곳은 좁은 골목골목으로 이어진 곳이었고, 전시장이 있을 것이라 예상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좁은 길의 끝에 한 사람이 책상을 놓고, 한 손엔 손난로를 쥐고, 다리엔 하늘색 담요를 두른 채 앉아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이러한 전시를 보러 왔는데, 여기서 볼 수 있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녀는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등 뒤의 문을 열어 나를 전시실로 안내했다.
전시실은 어디에도 없었다. 먼지가 그득한 공간에, 부서질 것 같았던 벽, 어두워 발 밑 조차 보기 힘들었던 곳이었다. 내가 생각하고, 기대하며 상상하던 작품은 어디에도 없었다. 나는 그 순간 너무 부끄러웠다. 내 스스로가 너무나 창피했다. 난로를 가져다 줄 터이니, 조금 기다리라고 하는 그녀를 뒤로 한채 미안하다는 말을 거듭하며 난 도망치듯 나왔다.
지금까지 보았던 세상이 정말 작았다고 알게 되면, 내가 머물고 있는 이 순간에서 도망치고 싶어진다. 매순간 후회없는 선택을 하리라,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선택을 내릴 것이라 다짐하고 행동하지만, 나의 선택이 과거가 되는 순간 나에겐 후회가 남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에게 그곳을 그리고 이것을 어떤 의미로 남을 수 있을까, 어떤 말로 정리할 수 있을까, 그곳을 떠난 순간부터 서울로 돌아온 지금까지 계속해서 생각해보았지만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하는 지 잘 모르겠다. 심지어 일기장에도 무슨 말을 적어야 할 지 몰라, 아무 말을 적지 못했다.
SHIS는 내가 모르는 세계, 나의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세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