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여행 (1)
술을 좋아하는 친구와 술잔을 기울이다가 '가야지!'라고 말이 나온 곳이 노르웨이였다. 나는 대자연을 좋아하고, 광고에서만 봤던 그 멋있는 도로를 달리고 싶었다. 친구는 오랫만에 자유로운 여행을 하고 싶어했고 북유럽을 좋아했다. 그럼 함께 노르웨이를 가볼까? 꺄! 재밌겠네! 야! 가쟈! 그렇게 여행은 시작됐다.
술에 취해 와! 재밌겠다! 가자!- 하면서도 그 알딸딸한 머릿속으로 걱정은 했다. 여행을 같이 가서 이 친구랑 지금의 좋은 관계가 깨지면 어쩌지.. 지금 우리 서로 술김에 막 던진 이야기라서 술이 깼을 때 수습이 안되면 어쩌지..
하지만 가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다. 가까이에 있는 곳도 아닐 뿐 더러, 취향이 맞고 마음도 맞는 친구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그런 친구와 같이 휴가를 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물론 주당의 자존심도 있었다. (+ 술김에 한 소리가 술에 취해 막 던진 말이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온 말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나는 김동률이다!! 취중진담을 하는 사람이다!!!) 그렇게 우리의 여행은 성사가 됐다.
노르웨이 여행 계획을 세우는건 어렵지 않았다. 친구의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나는 그랬다. 여행 할만큼 했고, 겪을만큼 겪어서 이제 뭐 더 새로울 것도 걱정할 것도 없었다(라고 생각했다). 노르웨이는 왠지 모르게 치안도 좋고, 환경도 잘 구비되어 있을 것 같아서 만약의 경우를 미리 생각하고 대비할 필요도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노르웨이는 꽤 유명한 곳들이 딱딱 있었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어서 고민의 폭이 넓지 않게 여행 계획을 짤 수 있었다.
대도시인 '오슬로'와 '베르겐'을 기준으로 어디로 들어가서 어디로 나갈까-를 먼저 고민했고, 도시를 좀 더 볼까, 아니면 대자연을 좀 더 볼까-를 두 번째로 고민했다. 그리고 기차-페리로 이동할까 아니면 렌트카로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을 더 볼까를 마지막으로 고민했다.
우리는 오슬로 인, 베르겐 아웃으로 하기로 하고, 대자연을 더 많이 보고 싶으니까 오슬로랑 베르겐에서는 하룻밤만 보내고 남은 여정은 길에서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아무래도 자유롭게 차를 렌트해서 다니기로 했다.
그래서 우리의 일정은 6월 6일에 인천공항을 출발해서, 알차게알차게 움직이는 것으로 짜여졌다.
6월 6일 - 오슬로 도착
6월 7일 - 오슬로 구경
6월 8일 - 오슬로에서 Fossbergom으로 이동
6월 9일 - Fossbergom에서 Ustaoset으로 이동
6월 10일 - Ustaoset에서 베르겐으로 이동
6월 11일 - 베르겐 구경
6월 12일 - 한국으로 출발(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