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그 어딘가
‘도시의 흥망성쇠는 자연적인걸까, 의도적인걸까-?' 오타루에서 다 돌아보고 마지막으로 들었던 생각이었다.
삿포로에서 한 시간 남짓 가면 있는 작은 소도시 오타루는 예쁜 오르골이 있는 아기자기한 상점이 많은 곳, 그리고 운하가 멋진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막상 오타루에 도착했을 때에는, 멋지고 예쁘다기보다는 살짝 저물어가는 느낌이 강했다.
오르골이 가득차있는 가게를 시작으로, 아기자기한 오르골과 유리공예 제품을 파는 상점이 늘어서있는 오타루의 메인 골목에는 사람이 많았다. 특히, 치즈케이크로 유명한 르타오 매장이나 그 근처에 생긴 예쁜 카페에는 발디딜 틈 없이 사람이 바글거렸다.
하지만 해가 지고, 관광객을 태운 버스 몇 대가 떠나자 도시는 급격히 활기를 잃었다. 저녁 겸 맥주 한잔을 하려고 운하의 창고를 개조해 만든 수제맥주집에 들어갔는데, 한때는 무척 트랜디해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겠구나-라는 느낌만 남아있었다.
오타루는 운하를 통해 해상무역이 이루어지던 시점에는 번화했던 도시라고 한다. 그런데, 삿포로가 계획도시로 들어서고, 삿포로를 기점으로 오타루와 반대편 쪽에 공항이 생기면서 오타루는 자연스럽게 쇠퇴했다고.
아마 쇠퇴하는 도시를 살리기 위해 도시재생이라는 카드를 꺼내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나라도 그렇듯, 과거의 흔적이 있는 장소를 개조해 예쁜 카페와 수제맥주펍을 만들어 부흥을 꾀했던 듯 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콘텐츠마저 소비가 되어, 그마저도 올드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