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줄 알았던 아내가 살아있다
저번에 제가 잠깐 일제강점기 시절 유치장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죠?
오늘은 일제강점기 시절 경찰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지금은 경찰서에 가면 민원실부터 찾게 되죠. 하지만 1920년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일제강점기 경찰 계급 체계는 식민통치의 핵심 도구였거든요.
당시 경찰 계급은 위에서부터 경무총감(경무총장) - 경무부장 - 경무관 - 경시 - 경부 - 경부보 - 순사부장 - 순사 순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일본 제국 경찰의 5개 계급 체계를 기반으로 하되, 식민지 통치를 위해 상위 계급들이 추가된 형태였어요.
경무총감/경무총장
경무총감(또는 경무총장)은 조선 전체의 경찰사무를 총괄하는 최고위직으로, 1910년부터 1919년까지는 헌병사령관이 겸임했습니다. 이후 1919년 3·1 운동 이후 경무총감부가 경무국으로 개편되면서 경무국장이 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경무부장
각 도(道)의 경찰사무를 관장하는 직책으로, 헌병경찰제도 시기에는 각 도의 헌병대장이 경무부장을 겸임했습니다. 1920년대까지 13명의 경무부장은 모두 일본인이었습니다.
경무관
경무부장 아래에서 도 단위 경찰 업무를 보조하는 고위 관료직이었습니다.
경시(警視)
경찰직 계급 중 실질적인 고위직으로, 각 지방 경찰부의 과장이나 대형 경찰서장을 맡는 계급이었습니다. 1945년 패전 당시 조선총독부에는 단 69명(일본인 48명, 조선인 21명)만이 경시 계급에 있었습니다.
경부(警部)
대부분의 경찰서장을 맡는 계급으로, 고등문관시험 합격자가 임용되는 계급이었습니다. 조선인 경부는 1933년부터 경찰서장에 임명되기 시작해 10여 명의 서장을 배출했는데요. 오늘 만화에는 바로 이 '경부'가 등장합니다. 경부는 대부분의 경찰서장을 맡는 계급으로, 고등문관시험 합격자가 임용되는 높은 자리였는데요. 1945년 당시 538명의 경부 중 일본인이 433명, 조선인은 겨우 105명이었다는 걸 보면 당시 상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경부보(警部補)
현재의 경위에 해당하는 중간 관리직으로, 조선인이 경부보에서 경부로 승진하는 것은 매우 특수한 경우였습니다.
순사부장(巡査部長)
현재의 경사에 해당하는 계급으로, 일선 경찰서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중간 계급이었습니다.
순사(巡査)
가장 낮은 계급으로 대부분의 조선인 경찰이 이 계급에 머물렀습니다. 1911년 기준으로 일반경찰 6,222명 대부분이 순사 계급이었으며, 조선인 경찰의 승진은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 경찰 계급 체계의 가장 큰 특징은 조선인에 대한 체계적 차별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조선인 경찰은 순사 계급에 머물렀고, 경부보 이상으로의 승진은 극히 제한적이었습니다. 1920년대 당시 조선인 경부는 각 도에 한 명 정도에 불과했으며, 이마저도 항일운동 진압 등 특별한 공적을 세운 경우에만 가능했습니다.
이러한 계급 체계는 식민통치의 효율성과 조선인에 대한 통제를 동시에 추구한 일제의 정책적 의도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1) 때가 일러, 해수욕장에는, 어리친 개새끼도 없어서 하는 수 없이
구리귀신: 해변을 암만 돌아다녀도 없으니, 꼭 죽은 모양인데 시체라도 찾아서 화장이라도 해주어야지.
어리친 개새끼 하나 없다 : 아무도 얼씬하지 않는다
해석: 텅 빈 해수욕장에서의 허무한 수색
인쇄 상태 때문에 정확한 문장은 알 수 없지만, 앞에는 '때가 일러'라는 뜻인 듯합니다. 저는 여름인 줄 알았는데, 구리귀신의 옷차림새도 그렇고 배경이 여름은 아니었나 봅니다. 겨울이나 봄, 초여름의 해수욕장이라면, 당연히 아무도 없죠. 아내와 내연남 쫄쫄이 정말 죽었을 거라고 생각하며 "화장이라도 해주어야지"라는 구리귀신의 독백을 보니 이미 체념하고 있는 듯합니다.
(2) 경찰서에 들어가 경부에게 물어보니 음탕한 남녀를 가두었다고
경부: 억척과 쫄쫄 두 남녀는 밤이면 술을 먹고 길거리에서 추한 짓을 하기에 한 달 구류에 처했소.
구리고: (이마 짚)...
해석: 억척과 쫄쫄의 행방
드디어 진실이 밝혀졌네요. 아내와 쫄쫄이는 죽은 게 아니라 경찰서에 붙잡혀 있었던 거예요. 그것도 '길거리에서 추한 짓'이라니... 참 망신스럽죠? 참고로 1920년대의 공공질서 위반은 경찰서장의 즉결권과 총독부령에 근거한 행정, 형사 처벌로 신속하게 다뤄졌고, 1925년 치안유지법 제정 이후에는 사상·정치 영역까지 확대된 중형 처벌이 체계화되었다고 합니다. 또, 경미한 위반은 경찰범처벌규칙과 범죄즉결례로 구류, 과료 등 즉결 처분을 받았고, 집회나 언론 관련 위반은 정간 또는 폐간과 형사처벌까지 이어졌다고 하네요. 구리귀신이 이마를 짚고 있는 모습이 보이시나요? 안도감과 당황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오는 복잡한 심정이 그대로 드러나네요.
(3) 구리귀신은 알뜰하게도 먹다 남은 술을 뇌물로 바치다가
구리귀신: 기차에서 먹다 남은 것이지만 맘으로 드리니 어떻게 속히 나오도록 히ㅁ....
경부: 그게 날 보고 하는 소리냐! 이 더러운 놈아.
해석: 구리귀신의 뇌물 시도
구리귀신의 캐릭터가 확실히 드러나는 장면이에요. '알뜰하게도'라는 표현이 웃기죠? 기차에서 먹다 남은 술로 뇌물을 주려다니... 정말 구두쇠답습니다. 하지만 경부의 반응은 격노 그 자체예요. "그게 날 보고 하는 소리냐!"라며 호통을 치는 걸 보면, 너무 허접한 뇌물에 모욕감을 느낀 모양이에요. 기차에서 먹다 남은 술이라니... 경부 입장에서는 '나를 뭘로 보고 이런 걸 갖다 바치냐'는 생각이었겠죠?
(4) 창피를 당한 경부의 발길에 내쫓기고야 말았다
경부: 요 코딱지만 한 놈. 그런 것으로 속히 나오기를 바라?!
해석: 경찰서에서 내쫓긴 구리귀신
결국 구리귀신은 경찰서에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요 코딱지만 한 놈"이라는 욕설까지 들으면서 말이죠. 이 표현은 "아주 작고 보잘것없는 놈"이라는 뜻으로, 완전히 무시당한 거예요. 당시 경찰의 권위와 조선인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구리귀신 입장에서는 정말 굴욕적이었을 거예요.
남편의 마음
이번 에피소드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구리귀신의 복잡한 마음이었어요. 비록 아내가 바람을 피웠지만, 그래도 아내를 찾기 위해 뇌물까지 주려고 하다니... 물론 기차에서 먹다 남은 술이라는 게 웃기긴 하지만, 그 마음만큼은 진심이었던 것 같아요. 아무리 구두쇠지만, 아내를 위해서라면 (비록 허접하긴 해도) 뇌물까지 바치려 했던 거죠. 배신당한 남편이지만 여전히 아내를 걱정하는 마음... 참 복잡한 것 같습니다.
조선통치비화(11) / 치안유지와 경무당국의 고심(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