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짜릿한 첫 경험의 연속
결혼 전에는 몰랐다
결혼 전에는 정말 몰랐다. 임신, 출산, 육아라는 단어들이 얼마나 일상적이면서도 낯설고, 나 스스로에게 얼마나 많은 질문을 던지는지.
나는 학창 시절부터 결혼이 하고 싶은 사람이었고, 그 이유는 사랑의 결실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바라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물리적 나이가 어른에 가까워져 갈수록 결혼은 가까워지기는커녕 멀어지기만 했다.
늦은 졸업과 늦은 취업. 방송작가로서 하릴없는 야근과 밤샘으로 내 삶은 대부분 일로 채워졌고, 그렇게 서른둘의 애매한 나이와 5년 차 프리랜서라는 애매한 커리어만이 남았다. 일도 사랑도 불안했던 나에게 결혼과 임신에 대한 주변의 경험담은 항상 남 이야기 같았고, 병원 검사며 육아 준비글도 먼 얘기로 들렸다. 직접 겪고 나서야 이 세계가 어떤 감정과 에피소드로 이루어졌는지 조금씩 알게 됐다.
임신은 내 몸 하나만 달라지는 일이 아니었다. 하루하루 예측 불가능한 변화, 알 수 없는 불안과 작은 설렘이 함께 왔다. 출산은 그 변화의 정점을 찍는다. 생각만큼 준비된 느낌도, 계획대로 진행되는 순간도 없었다. 자연분만에 실패한 뒤 마취과 선생님을 기다리는 1시간. 그 시간이 얼마나 영겁 같은 줄, 그 당사자가 되기 전까지는 전혀 모른다.
아이를 안고 집으로 돌아온 뒤에는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새벽 울음과 수유, 잠들지 못한 밤, 첫 미소와 첫 열에 혼란스럽고 웃긴 날들이 이어진다. 밤샘이라면 자신 있던 나였는데, 그것과는 달랐다. 내가 알던 일상이 완전히 다른 결로 흘러간다. 이 길을 먼저 걷고 있는 사람들의 말이 이제야 마음에 들어온다.
이 글은 결혼 이전에는 감히 짐작할 수 없던 그 세계를 조심스럽게 열어보려는 시도다.
아내, 남편, 엄마, 아빠,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름을 새로 적응하는 모든 이들에게. 때로는 병원, 때로는 일터, 때로는 침대 곁에서 마주하는 삶의 현실과 농도. 거창한 교훈 대신, 내가 직접 겪고 느낀 장면들, 듣고 싶은 공감의 말들을 천천히 풀어나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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