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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아이 대하듯

잠시 물러서면 보이는 것들

by 이니슨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에 불만이 가득 찼을 때,

그래서 모든 것에 신경질이 날 때,

그래서 나조차 통제가 되지 않을 때

나를 속박하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훌쩍 집을 나섰다.


한참을 걷다 보니 따스한 햇살과,

선선한 바람과, 파란 하늘과,

곳곳에 핀 꽃들과,

초록의 싱그러움이 눈에 들었다.

봄이었다. 그제야 봄이 보였다.


일상에서 아주 조금 빗겨 났을 뿐인데

그동안 알아차리지 못한 많은 것들이

눈에 차는 것이다.

아마도 마음의 여유가 생긴 모양이다.



내 아이도

책임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바라보면

한 없이 사랑스럽기만 하다.

누군가 말한 것처럼

내 아이를 옆집 아이 보듯 봐야 하는,

아주 명확한 이유다.


오늘 저녁엔

옆집 아이들을 초대해 대접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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