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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니슨 Nov 10. 2023

이제서야 지루한 여행자이고 싶다

지루한 여행을 떠났으면 해 - 이지나

어린이의여행법 작가의 이전 책을 읽기로 했다.  그의 글에서 흘러넘치는 햇살같은 따스함에 손 끝이라도 살짝 대볼 수 있을까 싶어서. 아주 작게라도 그런 마음을 갖게 될까 싶어서. 그런 포근한 글을 쓰고 싶어서.

이번 책에도 작가의 따스한 마음이 가득해 기분이 좋아진다. 가슴이 흐뭇하다. 때로는 그의 가족을 떠올리며 동경했다가 슬쩍 질투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글처럼 그와 내 퍼즐에는 다른 그림이 그려져 있고, 조각의 크기도 모양도 갯수도 다르기에, 나도 내게 주어진 나만의 그림을 찾아 빈 곳을 채워나가야 하는 거겠지.

좀 더 어릴 때, 아니 젊을 때 여행을 좋아했더라면 더 좋았을 걸. 뚝뚝 떨어지는 아쉬움을 닦으며 책을 덮는다.

어쩌면 집은 건물이 아닌 사람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늘 집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p41

처음엔 눈부시던 것들도 익숙해지면 빛을 잃게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낯섦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설레기 위해. p45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지는 삶과 사회는 단단할 수 없다. 우리 안의 작고 연약한 사람들에게도 내어줄 공간과 여유가 있는 것이, 사람들이 일상을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해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 진정 건깅하고 당연한 사회라 믿고 싶다. p60


시든 마음에는 서로에게 내어줄 공간이 없다. 낭만도 여유를 머금어야 싹을 틔운다. p127


시간은 발 앞의 시냇물처럼 쉼 없이 흘러 그저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저만치 멀어져 간다. p230


삶의 다른 많은 균형도 시소보다 퍼즐일 때가 많다. p298


다만 내게 주어진 그림을 완성해간다. 더 많은 조각을 찾고, 퍼즐을 하나씩 차근차근 촘촘하게 채워 넣는다.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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