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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하나 낳든, 둘을 낳든, 안 낳든~.

독박육아 에세이

by 이니슨

흔히 어른들은 아이가 없는 부부에겐 “빨리 애 하나 낳아야지”라고들 하신다. 그리고 아이가 하나인 부부에겐 “하나 더 있어야지. 애는 둘은 있어야 해”라고 하고, 또 아들이 없는 부부에겐 “그래도 아들은 하나 낳아야지”라고들 하신다.


아이를 낳든 안 낳든, 몇 명을 낳든, 정답은 없다. 부부에겐 그들만의 계획이 있을 테니 누가 더 낳아라 마라 할 만한 주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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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육아가 얼마나 힘든지 몰랐던 무식한 시절 아이 넷을 낳겠다고 했었다.


아들 둘, 딸 둘. 그 생각이 1호 출산 후에 바뀌었다. 딱 둘만 낳자고. 아들 하나, 딸 하나. 그 당시 내게 둘째 낳을 거냐고 묻는 지인들이 있었다. 난 망설임 없이 답했다.



“그래도 둘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혼자는 너무 외롭잖아~”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오로지 딸을 갖고 싶다는 바람으로 둘째를 낳았다.


아이 둘이 된 지금, 아이가 하나인 지인들이 묻는다. “하나 더 있어야 해?”라고. 내 대답은 내가 느끼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두 아이가 잘 놀고 크게 속 썩이지 않는 상황이라면 “응. 둘 키워도 괜찮을 것 같아”라고 하지만 내가 힘들고 지쳐있을 땐 “무슨 둘이야! 하나면 충분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리고 내게 셋째 낳을 거냐고 묻는 사람들에겐 “그건 미친 짓이야! 내가 셋을 낳으면 애들이나 나나 다 정신병원 실려갈 거야!!!”라고 치를 떨며 얘기한다. 셋 혹은 그 이상 낳아 잘 키우는 가정도 있지만 나는 못한다. 그건 내가 할 수 있는 능력 밖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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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키우든 둘이나 셋, 그 이상을 키우든 장단점은 있다.


아이가 하나라면 그 아이에게 올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부부의 에너지도, 돈도 그 아이에게 집중된다. 반면 둘째에 대한 아쉬움을 버리지 못하는 부모들도 있다.

내 지인의 경우 안타깝게도 뱃속의 둘째를 놓쳤다. 그 후로 쭉 아이 하나를 키우고 있는데 아이가 늘 혼자 논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갖고 있다. 혼자 놀지 않게 하려고 친구들과의 만남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도 갖고 있는 모양이다. 또 다른 지인은 자신들이 세상을 떠났을 때 혈연 없이 혼자 남겨지게 될 아이를 걱정한다. 그런데 아이가 둘 이상이라고 서로 잘 노는 것도 아니고 아이가 성인이 된 후까지 그들의 관계가 좋다고 보장할 수도 없다.


아이가 둘 이상이라면 부부의 에너지며 돈이며 모두 나눠야 한다. 한 아이에게만 집중될 수 없다. 그리고 육아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매우 크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때때로 ‘하나만 낳을 걸 그랬나 봐’라는 후회를 하기도 한다. 대신 아이들이 서로 잘 놀 때는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서로의 것을 양보하며 놀이를 하고 한글을 읽을 줄 아는 큰 아이가 동생에게 책을 읽어줄 때면 ‘둘 낳길 참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하나면 된다’, ‘그래도 둘은 있어야 한다’, ‘많을수록 좋다’ 사람들은 각자의 생각을 내놓지만 정답은 없다. 누구에게 강요할 것도, 누구를 부러워할 것도 없다. 부부의 결정만이 정답이다. 그 결정으로 인해 아쉬움을 느끼는 것도, 후회를 하는 것도 부부의 몫이다. 그러니


"가족계획은 부부가 알아서 하게 두세요!"




에필로그.

요즘은 애 안 낳고 부부의 삶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그렇게 사는 것이 더 좋아 보일 때도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가끔 얘기한다. “너넨 나중에 애 낳지 마. 힘들게 굳이 낳을 필요 없어. 결혼도 하지 마. 남자든 여자든 결혼하는 순간 지옥문 열리는 거야. 그냥 즐기고 살아” 아이들은 엄마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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