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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니슨 Jul 13. 2020

좋은 엄마 VS 나쁜 엄마, 기준이 뭔가요?

보통 이하 엄마의 육아 생존기

#육아에세이 #육아일기 #에세이 #좋은엄마 #나쁜엄마 #공감육아 #육아




'좋은 엄마'는 어떤 엄마일까? 어떻게 하면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많은 엄마들이 좋은 엄마가 되고 싶어 한다. 나 역시도. 하지만 내게 좋은 엄마란 늘 나와 다른 세계의 얘기로만 느껴졌다. 나는 될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좋은 엄마'였다. 


2호가 4살 때였나.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부모교육이 진행됐다. 주제는 '아동학대 예방'이었다. '이런 경우도 아동학대 일 수 있다'며 보여주는 예시들의 일부가 내가 평소에 하는 것과 같았다. 그 기준들에 따르면 나는 아동학대범이었던 거다. 충격이었다. 


'이건 말도 안 돼. 이대로면 아동학대범이 아닌 부모가 어디 있겠어!'라면서도 못내 마음이 불편했다. 


나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 


어떤 엄마가 좋은 엄마일까. 내가 (코로나19 전)자주 만났던 친구 중에 2명이 아이 셋 엄마다. 누가 봐도 이론적으로 이상적인 '좋은 엄마'의 모습을 갖춘 친구들이다. 아이들의 모든 것을 포용하는 엄마, 아이가 떼를 써도 화를 내지 않고 떼쓰는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볼 줄 아는 엄마, 엄마 본인이 정한 기준보다는 아이들이 원하는 기준에 따라 움직이는 엄마, 소리 한 번 지르지 않을 것 같은 온화한 얼굴의 엄마. 다른 친구들과 "쟤네는 셋 낳을만해"라고 말할 정도의 엄마다. 


나와는 180도 다르다. 나는 친구들 사이에서 '쓰레기 엄마'로 통한다. 매일 화내고 소리 지르고 짜증 내는, 모든 것이 엄마 위주인 이기적인 엄마다. 


그런 나라고 좋은 엄마이고 싶지 않을까. 나는 늘 '좋은 엄마'이길 갈망한다. 매시간 좋은 엄마이고 싶다. 그래서 누가 봐도 좋은 엄마인 그 친구들처럼 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잠깐일 뿐. 나는 또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나는 그들처럼 좋은 엄마이고 싶은데 맘처럼 되지 않아 좌절만 반복하게 됐다. '나도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자신감이 떨어졌다. 이런 게 바로 '좋은 엄마 콤플렉스'라는 것일까. 좋은 엄마인 듯 하려 하지만 그렇게 되진 않고,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만 받게 되는. 


'이번 생은 글렀나' 할 즈음 어떤 전문가의 칼럼에서 이런 얘기를 봤다.


아이의 성향이 다르듯 좋은 엄마도 같은 모습일 수는 없다.


그랬다. 서로가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데 같은 결과(좋은 엄마)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었다. 좋은 엄마의 기준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좋은 엄마'를 검색하면 각자가 정의한 다양한 유형의 엄마들에 대한 이야기만이 나올 뿐이다. 그들의 말이 모두 맞지만 그 말대로 하다간 내가 먼저 포기할 것이 뻔했다. 


좋은 엄마가 어떤 엄마인지, 이론적으로만 찾지 않고 내 아이들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OO야. 어떤 엄마가 좋은 엄마야~?"


두 아이 모두 나를 가리키며 "엄마!"라고 했다. 이런 엄마도 좋은 엄마라고 하는 아이들을 보니 짠한 마음이 솟구쳤다. 다시 물었다. 


"고마워~. 그럼 엄마가 어떻게 할 때가 좋아?"


큰 아이는 칭찬해 줄 때, 작은 아이는 "사랑해"라고 안아줄 때라고 했다. 


나는 먼저 내 아이들이 말하는 '좋은 엄마'가 돼 보려 한다. 칭찬과 사랑을 아끼지 않는 엄마.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이 이렇게 쉬운 일이었다니.


적어도 이 글을 쓰기 전 3시간은 좋은 엄마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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