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요리사는 예능일까요? 다큐일까요?
2024년 10월 7일 아직 흑백 요리사 마지막 편이 오픈하기 전인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인 흑백 요리사는 예능일까요? 다큐일까요?
요리 계급 전쟁이라는 경쟁 프로그램을 지향했던 흑백 요리사는 개인적으로 예능보다는 다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로는
흑백 요리사의 성공 요인을 참여한 백색 요리사의 수준, 압도적 스케일과 실력 그리고 공정한 평가와 평가의 신뢰성 확보에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개인적으로 웃음보다는 다큐적 긴장감이 훨씬 크게 와닿았구요.
어쨌든 프로불만러인 저에게는 흑백 요리사의 강점과 아쉬움이 동시에 보였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흑백 요리사에 대한 아쉬움과 기대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흑백 요리사의 아쉬운 점 첫 번째는,
요리사의 ‘맛’과 ‘실력’이라는 기준을 끝까지 고수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처음에는 맛과 실력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신뢰성 확보를 위해서 집중했죠.
하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고객이나 마케팅 등 경영적 측면과 팀웍과 리더십이 부각되는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대표적으로 팀전이 그렇고 예능적 긴장감을 위해 팀에서 한 명을 무조건 배제해야 하는 모습은 흑백 요리사의 지향점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졌구요.
솔직히 저는 맛과 음식 경영이라는 2가지 주제를 모두 담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리사의 맛과 실력이라는 핵심에 집중했어야 했는데,
내용을 너무 많이 담고 싶었던 모양이구요.
만약 굳이 담고자 했다면,
시즌 1을 ‘흑백 요리사 Taste편’, 시즌 2를 ‘흑백 요리사 Business편’으로 동시에 제작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죠.
요리사와 경영자는 같을 수도 있지만 충분히 다를 수도 있고,
맛과 실력에 집중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팀전에서 야채만 계속 다듬거나 김만 굽고,
팀내 역할이 애매하다는 이유로 대한민국 명장을 다른 곳으로 강제로 보낼 때,
저는 요리 계급 전쟁의 기준인 맛과 실력이라는 프로그램의 본질이 훼손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요리사의 맛과 실력이라는 계급 전쟁이 팀웍과 리더십으로 변하면서 게임이 된거구요.
어쨌든 맛과 실력이라는 프로그램의 본질과 평가의 공정성에 더 집중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너무 재미있었지만 아쉽기도 했죠.
흑백 요리사의 아쉬운 점 두 번째는,
식당 운영 팀전의 목적과 합격자 추가 선발 방식입니다.
식당 운영 팀전은 맛도 중요하지만 고객과 마케팅, 메뉴 구성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기엔 적합했죠.
하지만 굳이 단 하루 만에 메뉴를 결정하고 밤을 새며 재료를 준비하면서 음식을 만들 때,
저 개인적으로는 ‘요리사들을 이렇게 고생시킬 필요가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더라구요.
그냥 하루라도 시간을 더 주면 안 됐을까요?
진행 상황이나 결과를 보면 상관없을 듯 한데 말이죠.
게다가 요리사들의 나이나 체력도 상이하고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무엇을 평가하려고 했는지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여러분들은 밤을 샌 요리사들이 다음날 고객에게 웃으면서 응대하고 음식을 정성껏 만들 수 있는 컨디션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식당 운영 팀전을 진행한 목적이나 보여주려고 하는 부분은 요리사들의 열정이나 정신력일까요?
솔직히 이 정도 수준의 요리사들에게 이런 고통은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히려 이런 부분들은 강철 부대에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식당 운영 팀전에서 1등팀 4명은 모두 패스하고 꼴등팀은 전원 탈락이 됐죠.
그리고 2등팀과 3등팀에서 추가 합격자 4명을 안성재와 백종원 심사위원이 인위적으로 뽑았구요.
여기서 선택된 4명의 요리사는 자기가 만든 음식의 음식 쓰레기를 확인한다거나 고객의 반응을 보고 음식을 개선하는 등의 명확한 이유가 있었죠.
그러나 아쉬운 부분은 이전처럼 패자부활전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입니다.
굳이 인위적으로 4명을 뽑을 이유가 없는 거죠.
하지만 아쉽게도 이전과는 다르게 추가 합격자를 인위적으로 뽑음으로써,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이 훼손되고 참가자의 평가 결과에 대한 수용성이 많이 낮아진 거죠.
그래도 어쨌든 재미는 잡았고 프로그램의 핵심 요리사를 살릴 수 있어서 다행일 수도 있죠.
어쨌든 다큐를 좋아하고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 입장에서는 많이 아쉬웠구요.
흑백 요리사의 아쉬운 점 세 번째는,
백색 요리사와 흑색 요리사의 인간적인 모습과 자질의 차이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백색 요리사는 어느 한 분야에서 대가를 이룬 사람들이죠.
하지만 그에 비해 흑색 요리사는 경력이나 평판, 인지도 측면에서 백색 요리사에 비해 많이 부족하죠.
그래서 흑색 요리사에게는 이런 기회가 너무 소중한 거구요.
자신의 인지도도 올릴 수 있고 요리를 배울 수도 있는 기회가 되니까요.
그러나 저는 흑색 요리사들을 보면서 요리의 맛이나 실력 이전에 표현의 저속함이나 문신, 보기 안좋은 표정이나 건방진 행동과 말투 등이 너무 불편하고 아쉬웠습니다.
솔직히 너무 무례하거나 쇼미더머니에서나 볼 수 있는 표현이 나오기도 했구요.
아직 젊어서 그렇다고 이해할 수는 있지만,
이런 모습들은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절대 아니죠.
물론 이런 모습은 일부 흑색 요리사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아니구요.
하지만 상대적으로 백색 요리사들에게는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모습들을 나이 차이가 아닌 사람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시즌 2를 시작할 때 흑색 요리사의 경우는,
요리 실력이나 인지도도 중요하지만 사람 자체에 대한 평판이나 판단도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 생각 자체가 꼰대스러운 생각일 수도 있죠.
하지만 저는 상스러운 욕을 하면서 팔에 문신이 있는 요리사가 해주는 요리는 먹고 싶지가 않거든요.
그리고 이 외에도 추가적으로 아쉬운 점들은,
음식이 파인 다이닝에 많이 치우쳐 있고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느낌과 흑색 요리사들 중 한식 요리사가 부족한 점,
프로그램은 요리 계급 전쟁이지만 뒤로 갈수록 계급이 사라지는 점,
마지막으로 어렵게 용기를 내서 참가한 백색 요리사에 대한 소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늦었지만 필요하다면 미반영분이라도 별도로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리면 되잖아요.
그게 이 프로그램의 핵심인 백색 요리사들에 대한 배려이자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흑백 요리사의 아쉬운 점에 대한 이야기를 해 봤습니다.
다큐로 시작해서 예능으로 흘러 간 흑백 요리사.
다큐를 좋아하는 프로불만러의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충분히 의미있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벌써 시즌 2가 너무 기대가 되거든요.
시즌 2 계획이 없더라도 분명 만들어질꺼라고 확신하구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의 이런 아쉬움들에 대한 생각들이 다음 시즌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