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임원이 되던가 사라져야만 하는 40대 중후반 직장인
과연 정년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들은 직장생활을 언제쯤 그만둘거라고 생각하세요?
제가 느낀 직장생활은 학창시절보다 더 빠른 느낌입니다.
22년이나 했다니까 믿어지지가 않죠.
초등학교에서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20년이 안 걸렸는데,
직장생활은 그보다 더 오래했으니까요.
그리고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20대에 회사에 적응하기 바쁘다가 30대에 시간과 열정을 갈아 넣고 그 시간을 화양연화라고 생각하죠.
30대에는 이직에 대한 고민은 있어도 퇴직에 대한 생각은 거의 없구요.
하지만 40대가 되면 퇴직이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죠.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지 아니면 40대 중후반에 멈출지는 아무도 모르구요.
그러면서 어느 순간 40대 중후반을 맞이하게 되죠.
그리고 대기업 직장인의 정년은 대부분 40대 중후반이죠.
늦어도 50대 초반이구요.
법과 현실은 분명히 다른 거죠.
대기업에서 정년 퇴직은 그 자체로 진짜 희귀한 모습이구요.
22년간 직장생활을 했던 저도 정년 퇴직하는 분을 몇 명 보지 못했으니까요.
대부분 기술직이나 특수직이었구요.
정년까지 다닐 수 있다는 생각은 그래서 너무 나이브한 생각이죠.
그렇다고 40대에 퇴사하기엔 너무 빠른 것 같고 이직은 많이 힘들구요.
게다가 그 어느 때보다 돈이 많이 필요한 시기죠.
회사에서는 위아래로 치이고 집에서는 부모님과 자식에게 치이는 신세구요.
어쨌든 40대 중후반의 직장인의 미래는 항상 불안하고 회사에서 자존감이 이미 바닥이고 무능력과 자괴감이 지배하고 있죠.
제 경험상 직장생활 중에 가장 힘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회사에 40대 임원이 많아진다는 의미는 기업이 젊어진다는 의미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50대 직원은 빨리 사라져야 한다는 슬픈 시그널이죠.
40대 중후반의 직장인은 임원이 되던가 사라져야 하는 상황이구요.
게다가 요즘 기업은 수시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죠.
경기가 좋을 때는 선제적으로 효율화를 진행하고 위기 때는 비용 절감이라는 미명하에 사람들에게 손을 대구요.
비용을 절감하고 운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사람이잖아요.
사람이 미래이자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실제로는 90%가 비용이구요.
이런 현실과 인식들이 직장인의 퇴직을 계속 앞당기고 있죠.
물론 명예 퇴직이나 희망 퇴직 제도가 있으면 정말 좋은 회사죠.
법정 퇴직금 외에도 약간의 위로금을 주니까요.
돈 때문에 직장생활을 하는 직장인들에게는 엄청난 힘이 되죠.
하지만 금융권 희망 퇴직 위로금이 5억이나 10억이라고 하면 배가 너무 아프구요.
사실 금융권 명예 퇴직은 로또나 다름 없죠.
부러우면 진거라는데 같은 대기업을 다닌 저는 확실히 졌구요.
어떻게 보면 이들은 선택 받은 사람들이죠.
그럼에도 회사가 제시하는 퇴직을 선택하지 않고 회사에 남는 사람들이 있구요.
이들은 나중에 퇴직할 때 위로금은 당연하게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죠.
회사에서 직책이나 직급이 하향조정되고 부하직원이 상사가 되기도 하지만,
자존심보다는 일단 직장생활 자체가 더 우선인 사람들이죠.
어떻게 보면 직장생활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사람들이구요.
어쨌든 40대 중후반 직장인이 명예 퇴직이나 희망 퇴직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돈 때문이죠.
그러나 퇴직 대상자가 되어서 억울한 게 아니라 가난 때문에 억울한 직장인이 더 많구요.
원래 퇴직보다 가난이 더 슬프고 힘들잖아요.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임원들이 더 슬프죠.
임원들은 매년 말에 직장생활의 계속 여부를 평가받게 되니까요.
그래서 10월만 되면 예민하고 우울해 하죠.
1월이 되면 웃었다가 10월이 되면 우울함을 반복하구요.
그래도 월급이 많으니까 부럽긴 하죠.
임원이든 직원이든 직장생활을 하는 첫 번째 이유가 돈 때문이니까요.
반대로 임원이 되지 못한 40대 중후반의 직장인들은 퇴직을 선택해야 하죠.
이렇게 말하지 않아도 10년차이상 직장인이라면 다 아시잖아요.
그리고 우리가 노후에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3가지라고 하면 돈과 건강 그리고 인간관계라고 하죠.
행복의 3대 조건도 마찬가지구요.
그렇다면 40대 중후반에 퇴직을 해야만 하는 직장인들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이직이나 개인 사업, 자격증, 건강, 인간관계, 돈 등 준비할 것들이 너무나 많죠.
하지만 이직은 쉽지 않고 개인 사업은 경험이 없어서 두렵죠.
돈도 부족하니까 실패해서는 절대 안되구요.
당연히 건강도 케어 해야 하죠.
인간관계는 회사라는 플랫폼 위에서 관계가 대부분이구요.
회사가 사라지면 동시에 사라진다는 의미죠.
입사해서 지금까지 모든 인간관계가 회사 중심이었으니까요.
그래서 협력업체나 회사와 연관된 사업을 선택하게 되죠.
그나마 그게 가장 안전하니까요.
어쨌든 퇴직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엄청 많지만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죠.
그리고 40대 중후반에 퇴직을 하고 새로운 영역에 뛰어드는 사람도 거의 없죠.
퇴직자 중에 50% 이상이 선택한다는 치킨집이나 커피숍도 새로운 영역이라기보다는 프랜차이즈로 이미 준비가 된 상태에서 쉽게 시작하는 거죠.
프랜차이즈를 통해 경험과 시간을 극복하는 거구요.
그래서 잘되기가 쉽지 않죠.
그러니까 회사에 1년이라도 더 남아있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거구요.
승진의 기회나 비전이 없어도 월급의 노예가 되어서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직장인들이 엄청 많구요.
게다가 지금 국민연금과 더불어 한참 이슈가 되고 있는 주 4.5일제나 정년 연장 이슈도 대기업 직장인들에게는 상관없는 이야기죠.
이런 이야기는 공무원이나 공기업 등 딴 세상 사람들의 이야기구요.
40대 중후반의 대기업 직장인들은 정년 퇴직이 아니라 오늘 내일 하는 중이니까요.
어쨌든 대기업 직장인의 정년은 40대 중후반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퇴직의 갈림길에서 갈등하는 직장인들이 꽤 많을 겁니다.
솔직히 이 상황이 올거라고 알고는 있었지만 고민만 했을 뿐 확실한 대안은 하나도 없죠.
그럼에도 직장인이라면 퇴직을 받아들이고 용기를 내야만 하구요.
우리는 무엇을 하더라도 충분히 잘할 수 있고 지금까지 잘해 왔잖아요?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믿어야만 하구요.
저는 직장인의 정년은 40대 중후반이지만,
직장인의 진짜 삶은 그 이후에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겨우 1막이 끝난 거니까요.
인자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