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리스트 직장인의 슬픈 고백 ②
저는 회사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사무직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의미는 언제든지 대체가 될 수 있다는 의미구요.
기획과 인사도 했었고 마케팅이나 영업도 했었죠.
하지만 어느 하나도 전문성이 있거나 실력이 있다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단지 그냥 해봤다는 경험만 남은 수준이죠.
회사도 저의 커리어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고 저 또한 챙기지를 못했구요.
그렇게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 같은 직장인을 제너럴리스트라고 합니다.
제너럴리스트는 전문 영역이나 자격이 없고 아무 일이나 다 할 수 있다는 의미에 가깝죠.
반대로 전문성이 있는 디자인이나 IT, 변호사나 회계사는 명확한 영역이 존재하구요.
그들은 계속 같은 업무를 하면서 경험이나 경력을 쌓고 있죠.
기회만 되면 언제든지 이직이나 퇴직을 할 수도 있구요.
하지만 저는 언제든지 대체 가능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죠.
어쨌든 제너럴리스트 직장인인 저는 너무나 우울합니다.
제너럴리스트인 저의 명함은 대기업인 회사 이름이 가장 자랑스럽지만,
스페셜리스트의 명함은 회사 이름 외에도 전문 영역이나 자격이 표시되니까 너무 부럽습니다.
저는 자격이라고 해 봤자 운전면허 수준이구요.
인정하기 싫지만,
제너럴리스트는 이것저것 다 해봤어도 제대로 아는 것이 없다는 의미가 가장 정확한 것 같습니다.
고생은 하는데 능력을 인정 못 받는 거죠.
순환 보직이 원칙임에도 기획실에서 10년 이상을 근무한 저조차도 이런 느낌인데,
다른 직원들은 아마 훨씬 더 심하게 느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저는 무엇을 잘 하는 직장인일까요?
어떤 영역에서 전문성이 있는 걸까요?
정말 100년을 일해도 경험만 있고 자격이 없으면 전문성이 없는 걸까요?
저 같은 제너럴리스트는 이렇게 고생만하다가 조용히 사라져야겠죠?
오늘따라 직장생활이 너무 피곤하고 공허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지금 회사는 직무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인재만 찾습니다.
솔직히 전문성 있는 친구들이 승진도 훨씬 잘 되구요.
변호사 자격이 있는 친구들은 직장생활을 대리나 과장부터 시작하죠.
누군가는 10년 넘게 고생해서 과장이 되는데,
이들은 시작 자체를 과장으로 하니까 부러워 죽겠습니다.
학벌이 차이가 나지도 않는데,
도대체 왜 이렇게 됐을까요?
그렇다면 모래성같은 경험과 경력을 가지고 전문 영역으로 이직이 가능할까요?
세상은 평생 직장이 아닌 평생 직업을 준비하라고 하는데,
제너럴리스트인 저는 평생 직업을 가질 수가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제너럴리스트 직장인의 또 다른 이름은 희생양인 것 같습니다.
이들은 안타나 홈런은 못치고 항상 누군가의 그림자같은 존재인 거죠.
재주는 내가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벌구요.
이 상항이 억울하면 개인 사업을 하거나 의대를 가야만 하죠.
아니면 어쩔 수 없이 수용하면서 살아야만 하구요.
어차피 많이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자격증을 공부하거나 기술이라고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스페셜리스트가 되기엔 너무 늦었으니까요.
그래서 제 주변에 어떤 선배는 도배를 배우고 있습니다.
중장비 면허를 준비하는 형님도 있구요.
제너럴리스트가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은 업무와는 전혀 상관없는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죠.
그만큼 스페셜하다는 것이 부러운 거구요.
같은 회사원인데 누구는 경험과 경력을 쌓고 누구는 시간만 낭비하는 거니까요.
이게 혹시 저만의 피해 의식일까요?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보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구요.
다행히 65세부터 국민 연금이 나오고 퇴직 연금과 개인 연금이 있으니까,
정년까지 버텨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자존심은 박살 나겠지만 그래도 다른 직업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어쨌든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