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한 마음에 괜한 마음을 더하지 않기를.
작품을 위해 벼루에 물을 붓고,
먹을 꽉 쥔 후 있는 힘을 다해 갈았다.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적은 물의 양과, 넘치는 손의 힘으로
사색할 시간도 없이 금방 글을 쓰기 좋은 먹색이 되었지만
‘조금만 더.’를 외치며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농도는 너무 짙어져 결국 물을 더 부었다.
그런 때가 있다.
최선을 다했는데 펼쳐진 결과는 도리어 원점일 때.
아니, 오히려 원점이면 다행일 때.
이런 경우 대부분 최선船이라는 배를 움직이는 방향키를 놓친 것이다. 그 방향키는 마음이라고도 불린다.
마음의 움직임을 어디로 쓰느냐에 따라서
배가 무사히 보물섬에 도착할 수도 있고,
도중에 무시무시한 해적을 피하지 못할 수도 있다.
간절한 마음에, 괜한 마음을 더하지 않기를.
물을 다시 벼루에 넣은 후에는,
적당한 힘으로 먹을 쥐고 천천히 변화를 살폈다.
괜한 마음을 버리고, 간절한 마음만 살피며
욕심欲心을 넘어서는 욕심慾心은 더 이상 부리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