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늦추기 위해
일부러 마음의 온도를 낮춘다
뜨거워질수록 빨리 식는다 하니
약속은 미뤄지고
만남은 줄어들어도
끈을 팽팽하게 당기진 않으려 해
이게 더 오래가는 방법일 테니
서운함이 쌓이고
삐짐이 켜켜이 쌓여도
애써 덤덤한 척
3년이라는 유효기간 앞에서
안티에이징하려 시작한
이 차가운 보존법이
오히려 우리의 유효기간을
더 짧게 만드는 건 아닐까 두렵다
홀로서기가 완벽해야만
덜 그리워할 수 있을 거라 믿었는데
하지만 이 그리움조차 식어버린다면
그건 진짜 원하는 게 아닌데
시간을 멈추는 마법은 무엇일까
적당한 거리 두기였나
아니면 이렇게
천천히 얼어붙는 것인가
아니면 애초에 그런 건
불가능한 미신이었나
인간의 노력과 힘으로는
거스를 수 없는 신의 영역
안티에이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