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문한 oo 뒤에는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친절함은 무료니까 알바생에게 마음껏 나눠주세요 ( ◜‿◝ )*.✧

by 인크짬

어서 오세요~


음료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손님이 오는 건 힘들지만, 미소의 힘을 알기에 힘차게 인사한다.



대학교에 와서 나는 처음으로 카페알바를 시작했다.


알바를 하고 나서의 변화가 하나 있다.

모든 서비스의 뒤에는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물론 대부분 ‘사람들이 음식을 만들고 배달한다는 사실'은 안다. 하지만 서비스를 이용할 때, 그 사실을 '인지'하고 서비스를 받지는 않았다. 배달같이 비대면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특히 더 그렇다.


하지만 알바를 한 후에, 모든 일에는 그 뒤에 사람이 존재함을 인지하게 되었다. 기계나 AI가 많이 발전했다지만, 음식을 만들고 배달하는 것은 아직 대부분 '사람'이 필요하다. 로봇이 음료를 만들어주는 카페에서 음료를 구매한 적이 있는데, 그때 내가 놀란 것은 드문 일이기 때문이겠지.



가끔 음식이 조금 늦게 준비되기도 하고, 자잘한 실수를 하기도 한다.

'사람'이기 때문이다. '인간'이기 때문이다.


배달이 예정보다 조금 늦거나, 음료 제조를 조금 다르게 해 주셔도 친절하게 말씀드리거나, 조금 더 기다릴 수 있다. '소비자'인 '나'는 요구하는 입장이기에, 부담이 없다. 실수할 일도 거의 없고, 잘못 주문하면 대부분 다시 만들어주신다. 그러니까 더 여유를 갖고 친절하게 대해야지 싶다.


그리고 실제로 더 친절해지고, 참을성을 기르게 되었다. 결국 나와 같은 '사람'들이니까, 조금 더 걸릴 수도, 실수를 할 수도 있다. 이제 그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불완전한 '사람'인 나도 알바에서 조금 느리거나 실수를 할 때가 있다. 그때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죄송함을 느끼며, 속상함을 느끼기도 한다.





알바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서툰 점이 많다. 직접적인 실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아직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이를 이해해 주시는 분들께 엄청난 감사함을 느낀다.


얼음을 '더 많이' 넣어달라고 하셨는데, '더 적게' 넣은 적이 있다. 당시에 주문이 몰렸을 때라 그야말로 울고 싶은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얼굴 붉히며 이야기하시지 않으셨다. 밝게 웃으시면서, '얼음 많이'로 부탁드렸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활짝 웃는 표정으로 '괜찮다'라고 말해주시는 것 같았다. 손님분의 얼굴이 정확히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웃음, 그때 내가 느낀 감사한 감정은 아직도 생생하다. 어쩌면 이런 사소한 것들이 사람을 살리는 것 같다. 처음 본 낯선 이이지만 웃는 얼굴로 대하는 것, 이해해 주는 것, 친절하게 대하는 것들 말이다. 적어도 경험한 나는 그렇게 느꼈다.



나도 더 친절한 사람이 되어야지,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지 생각한다. 대면이 줄어들고, 편리함이 늘어난 요즘, 그 뒤에 '사람'이 있음을 인지하며, 서로를 더 이해하면 더 좋을 것 같다.

가끔 식당이나 카페에 가면, '직원은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입니다'라는 팻말이 있는 것도 같은 논리이다.


내일도 밝은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해야지. 오늘 실수한 것들을 보완해 봐야지.





그리고 이미 지나간 일들이 괜히 아쉬워 집에 와서도 나를 괴롭힌다.


이렇게 했으면 음료를 더 빨리 드릴 수 있었을 텐데. 위치를 더 잘 알고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지만 실수한 기억은 더 오래간다는 사실로 나를 위안 삼는다. 그렇게 확실해진 기억으로 더 잘할 수 있겠지. 지난 일은 어떻게 바꿀 수 없으니 앞으로를 생각하기로 한다. 부족했던 부분은 보완하도록 노력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실수하고 기죽은 초보 알바생들이 너무 힘들어하지 않으면 좋겠다. 누구나 실수를 하니까. 그 실수로부터 배우는 것은 귀한 경험이니까. 동시에 나에게도 하는 말이다.


불완전한 '사람'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말이기도 하다.


우리 서로를 더 이해하고, 더 나아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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