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창업을 준비하던 2010년대 초는 바야흐로 카페 범람의 시대였고, 2018년 기업 회생 절차를 밟은 카페베네나 대표의 횡령 혐의로 오너 리스크 직격탄을 맞은 탐앤탐스 등 국산 브랜드들도 적극적으로 영역을 확장했던 시기였다.
앞서 소개한 것처럼 프랜차이즈들과 긴밀한 협조 관계인 창업 컨설팅 업체들은 당시 창업 준비생인 나에게 프랜차이즈 커피숍들을 1차로 브리핑했다. 2차 미팅은 지방에서 서울로 진출하고자 하는 카페 브랜드들이었고, 3차에 이르러 당시 서촌에 위치한 브런치 카페의 2호점 창업을 제안했다.
프랜차이즈는 잘 훈련된 운영자가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영업 노하우와 아이템을 확보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검증된 브랜드와 아이템은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한다.
또한 본사와의 협업을 통해 상권 분석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매장 오픈 이후에도 직원 채용 및 교육, 노무 관리, 신메뉴 개발, 마케팅 등 개인 매장보다 유리한 장점이 많다. 현재 필자도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 중이며 많은 경영 노하우를 그 매장을 운영하며 체득했다.
물론 가맹 매장은 본사에 매출의 일정 수준을 로열티로 지불해야 하며 과도한 물류비용이나 불합리한 마케팅 비용 청구 등 프랜차이즈의 부작용도 많다.
당신이 창업 컨설턴트를 통해 프랜차이즈 브랜드나 프랜차이즈를 준비하는 브랜드를 소개받았다면 반드시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의사결정 전 직접 여러 항목을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10가지 체크 리스트를 정리한다. 프랜차이즈 옥석을 가리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가능하면 가맹본부의 대표 또는 의사결정권자를 직접 만나보라. 대표의 성정(性情)이 기업과 브랜드 운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가맹 본부와 가맹점간의 동업 의식이 최우선이다. 본사 대표가 가진 비전이나 계획에 충분히 공감이 되어야 비즈니스를 함께 할 수 있다.
2. 브랜드의 아이템이 1회성, 1 계절, 1 메뉴에 국한됐고 이제 유행을 타기 시작한 브랜드라면 피하는 편이 좋다. 반짝하고 사라지는 벌집 아이스크림, 대만 카스텔라, 통 오징어튀김 등 사례를 떠올리면 쉽다. 계절성을 띄는 호떡, 빙수 등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3. 본점의 운영 기간과 매출을 파악하자. 처음부터 프랜차이즈를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브랜드들이 있다. 대기업이나 중소 식자재 유통회사에서 유행에 맞춰 브랜드를 론칭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성공사례가 충분하지 않은 브랜드는 그만큼 성공 가능성을 담보하지 못한다. 큰 투자가 있었지만 보기 좋게 꼬꾸라진 블랙스미스가 좋은 예이다.
4. 점포수가 과도하게 많거나 많아질 예정이라면 피하는 게 좋다. 수십, 수백 개의 점포를 자랑처럼 홍보하는 브랜드들도 있는데 과도한 출점은 브랜드 가치를 하락시키기 마련이다. 또한 인근 같은 브랜드 매장이 내 매장의 큰 경쟁자가 될 수 있다.
5. 가맹비, 로열티, 교육비, 평당 인테리어 비용부터 본사 독점으로 유통하는 물류 품목의 비율 등을 반드시 유사 업체와 비교하라. 특히 본사 물류비는 월 고정비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치킨 브랜드의 닭, 피자의 도우, 카페의 원두 등 본사를 통해 납품받을 수밖에 없는 주요 품목의 가격과 시중 제품 가격의 비교 역시 필수다. 통상 업계보다 과도하게 높거나 낮다면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매장의 인테리어, 메뉴 리뉴얼이 얼마 만에 한 번씩 진행되는지도 확인하자. 추가 비용이나 재고 소진은 업주의 몫이 되는 경우가 많다.
6. 오픈하려는 공간과 비슷한 평수의 해당 브랜드 매장을 찾아 테이블 수와 회전율을 파악한다.
7. 브랜드의 메뉴나 서비스를 가맹 본사에서 추천한 매장이 아닌 다른 매장에서 체험해본다. 2~3개 매장을 돌아보며 메뉴와 서비스의 퀄리티 유지를 체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8. 현재 가맹 매장을 운영 중인 가맹점주를 만나서 대화할 기회가 있다면 매우 좋다. 본사 직영 매장이 있다면 직영점과 가맹점을 비교 방문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온라인에 가맹점 사장님 커뮤니티가 있다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9. 과도한 이익률에 혹하지 말라. 가맹본부에서 제시하는 원가/이익률 표에는 누락 축소되는 항목들이 많다.
10. 해당 카테고리의 1위부터 5위까지의 업체는 방문해보기 바란다. 가맹 계획 중인 프랜차이즈가 경쟁사에 비해 비교 우위에 있는 장점과 단점을 비교해보면 좋다.
마지막으로 컨설턴트가 제안하는 브랜드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본인이 직접 창업 박람회, 프랜차이즈 박람회, 외식 박람회 등에 자주 참석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