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럴싸한 사장이 되고 싶다.>
- ch13. 매년 절반의 프랜차이즈가 폐업을 합니다.
IMF를 겪고 2000년대 초 외환위기를 넘어서면서 대한민국 사회에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많이 희석되었다. 취업 포털 사이트 사람인이 기업 576곳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직원의 평균 퇴사율은 17.9% 였으며, 이중 48.6%는 1년 차 이사 신입 사원이었다고 한다.
유례없는 취업난 속에서 힘들게 입사한 회사를 채 1년도 다니지 않고 퇴사하는 사유 중 이직을 제외하면 업무, 연봉, 워라밸 불가 등이 손에 꼽혔다. 과도한 업무에 적은 연봉, 워크-라이프 밸런스(work – life balance) 불가, 비단 신입사원들의 퇴사 이유만은 아니다.
국내 자영업자 중 음식점 업종은 80~1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그 가족들까지 합하면 상당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기업화된 대형 매장들도 많지만 그들 대다수는 직접 조리하고 운영하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이다.
그들에게 과도한 업무의 부당함이나 워크-라이프 밸런스(work – life balance) 등은 먼 나라의 이야기다. 나 역시 최근 운영하던 일본 가정식 매장을 폐업 처리하게 되었다. 새로운 공간에서 더욱 보강된 메뉴로 구성하려고 한다. 그러나 과도한 업무에 비해 적은 수익, 워크-라이프 밸런스(work – life balance) 불가 등이 폐업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할 수 없다.
사장님의 워라밸은 누가 챙겨주나요
개인 창업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이 같은 강력한 노동강도에 비해 적은 수익이다. 그리고 더욱 아쉬운 점은 그 수익 정보라는 것을 쉽게 얻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상권에 대한 정보나 유동인구 등을 파악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매장의 은밀한 수익 구조까지 알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매장의 수익을 창출하는 시스템을 잘 꾸려나가는 것이 ‘맛과 멋’ 외에 식당을 운영하는 핵심 노하우일 것이다. 그러니 예비 창업자들이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찾는 것도 매출과 비용 시스템을 배우고 운영 노하우를 쉽게 전수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KDI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로부터 제공받는 정보공개서를 바탕으로 ‘가맹계약과 가맹사업 시장제도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4~2016년 전국 프랜차이즈 브랜드 7965개를 분석하였는데 조사 대상 기간이 현재의 경제 시의성과 맞지 않을 수 있지만 당시보다 내수 경기가 더욱 침체되어 있다는 전제하에 유의미한 폐업 지표가 있어 소개한다.
2015년에 만들어진 프랜차이즈 브랜드 2224개 가운데 47.0%인 1046개는 1년 안에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2016년 3개 연도에 모두 존속한 브랜드는 38.3%(3049개)에 불과했다. 언론을 통해 무시무시한 자영업자 폐업률에 대한 공포를 이미 맛보았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폐업율 47% 실화냐?!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은 그 자영업자들이 믿고 의지했던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폐업률은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다. 특히 직영점 없이 운영하는 외식 프랜차이즈가 60.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와 제품의 경쟁력이나 성공 케이스 없이 가맹 창업자들이 온갖 시행착오를 겪게 만드니 당연히 사업의 위험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경쟁력이 있는 브랜드를 찾고 시스템을 손쉽게 적용받기 위해 예비 창업자가 선택한 프랜차이즈 중 47%가 1년 사이에 브랜드 경쟁력 없어 망한 프랜차이즈가 되어버렸다.
다행인 것은 정부와 여당은 지난 9월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하지 않은 업체는 가맹사업을 할 수 없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가맹점주 경영 여건 개선 대책”을 발표했으며, 후속 스텝으로 가맹점주의 권리 보호와 부실 프랜차이즈 확산을 막기 위한 “가맹 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였다.
알토란 같은 브랜드를 찾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과 별개로 예비 창업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직영점과 가맹점포 수, 각 점포들의 매출과 비용, 향후 브랜드 운영 방향 등 다각도의 분석이 필요하다. 좋은 브랜드를 추천하고 고민해 줄 수 있는 안목 있는 조언가를 옆에 두는 것도 브랜드 선정에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