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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 베를린 속죄의 유산

by 정인기

주위에 계신 분들이 베를린(Berlin)여행에 대하여 물어보시면, 베를린 여행은 2019년 이후가 최적이라고 말씀드립니다.


베를린은 전쟁이 있었던 곳으로서 거리를 걷다보면 옛 건물 곳곳에 총알과 포탄 자국이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고, 그로 인하여 새로 리모델링하는 건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지금 베를린은 곳곳이 공사를 진행 중에 있으며, 신축 건물들도 많이 짓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인 페르가몬(Pergamon) 미술관도 2019년에 전체 개관을 목표로 리모델링하고 있어서 지금은 부분적으로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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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렇게 곳곳이 공사판과 리모델링 중인 베를린에서도 리모델링을 하지않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베를린 관광명소 중 하나인 카이저 빌헬름교회(Kaiser-Wilhelm-Gedächtniskirche)입니다.


우리에게 파란 빛의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로 유명한 아래 사진은 카이저 빌헬름 교회의 신축건물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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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들어오는빛을 파란색으로 투영하고 반듯하고 깔끔한 예수님이 팔을 벌리고 있습니다. 오와 열이 맞추어진 네모난모양의 점박이 스테인드글라스는 차가운 느낌의 파란색으로 독일스러움을 자아냅니다. 카이저 빌헬름 교회의본관은 신관의 바로 건너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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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에서 오른편의 팔각형의건물이 신관이라면, 왼편의 첨탑이 폭파된 교회가 본관 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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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 건물의 벽면에는 위와 같이 총알과 포탄의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독일에선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옛 건물을 그대로 두어 반성과속죄의 상징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한 곳이 베를린 곳곳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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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메모리얼(Holocaust Memorial)입니다. 과거의 잘못을 속죄하기 위하여 지은 이 기념비들에는 베를린 사람들 뿐만 아니라 많은 관광객들도 찾고 있습니다. 점점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깊어지고 기념비들도 사람들의 키를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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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으로 들어가면 기념비 자체가 너무 크기 때문에숨바꼭질을 하는 관광객들도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그들도 압니다. 이곳이 바로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밝은 날이면 홀로코스트 메모리얼은 장관을 연출하고, 사람들의 숨바꼭질의 장소가 되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메모리얼도 속죄의 눈물을 흘립니다. 그 사이에 어느 덧 누군가가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기념비 위에 꽃들을 올려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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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을 하는 어린이들이나 장미를 올려놓은 아름다운마음들이나 역사를 사죄하는 정부나 모두가 이 기념비를 보고 압니다. 역사를 되풀이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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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스러운 과거의 역사를 기념함으로써 모두가 역사를되새기는 반성의 장소로 바꾸었습니다. 어쩜 이렇게 우리의 옆 나라와는 다를까요? 마찬가지로 우리 자신도 수치스러운 것을 가리는 것에만 너무 신경을 쓰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됩니다.


과거 유럽에서 전쟁을 일으켰던 것에 대한 사죄의마음으로 요즈음 독일이 유럽의 다른 나라에 대한 경제를 지원하고, 시리아 난민 수용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과거를 기억하여 반성하고, 속죄하는 독일 정부와 사람들의 바른 마음들이느껴지는 베를린 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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