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인기 Mar 31. 2018

침묵의 축복 (1) 비전

우리는 언제나 하나님께 비전을 보여달라고 기도한다. 비전을 보여달라는 기도는 남녀노소, ‘직업이 있고 없고’에 상관없이 모든 이가 한다. 자신의 일에 대해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이라는 확신이 있는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직장을 다니는사람도, 퇴직을 앞 둔 사람도 비전을 찾게 해달라는 기도를 한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짠 하고 나타나 주셔서 우리에게 비전을 보여주시거나 말씀해 주시지 않는다. 나 또한 그것에대해 불평해 왔었다. 왜 당장 나에게 보여주시지 않냐고.


지금 나 자신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일한 후 과장으로서의 직무를 마치고 글을 쓰는 새로운 일을 한다. 내가 생각했던 일과는 가치가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대학교를 졸업할 당시 혈기왕성하여 맡겨만 주면 무슨 일이든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 때, 야망과 사회적 지위의 상승을 목표로 삼고 대기업과 여러 기관들을 지원했을 때, 하나님께서 나에게 짠 하고 나타나셔서 ‘너에게 비전을 주겠으니 앞으로 글을 쓰거라.’라고 말씀하셨다면 내가 과연 그것을 기쁨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을지 의문이다. 


또 한가지. 우리 사람들은 이상하다. 무엇을 기쁘게, 즐겁게 하던 것도 옆에서 누가 시키거나 목표를 주면 부담을 느끼고 그 일들을 하기 싫어하게 된다. 특히 나 같은 사람은 자기주도적으로 일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어서하고 있는 일이어도 하나님께서 짠 하고 나타나시어 그 일에 목표를 부여해 주시고 일을 지정해 주신다면 그 다음부터는 그 일이 부담으로 다가와 하기 싫어질 수 도 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스스로 비전을 발견해 나갈 수 있도록 기질이란 것을 만드셨다. 그리고, 우리가 그 길을 발견하길 묵묵히 기다리신다.

 

어떤 사람에게는 미리 말씀해 주시는 경우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조용히 침묵하시어 그 길을 인도해가실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방법대로. 그러므로 당장 말씀해 주시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고 침묵해 주심에 감사하자. 하나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길을 예비하고 계신다. 단, 그렇다고 방안에만 있지 말고 대신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이든 그 길을 한걸음씩 나아가보자. 하나님 그 길을 통해 역사하신다. 그것이비전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에게 비전이 단 한가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도 바울의 직업은 텐트 메이커였다. 또한, 그는 복음을 전하는 사도였다. 마찬가지로 지금 당장 나에게는 글을 씀으로써 사람들에게 유익함과 감동을 주며,사람들이 하나님을 알아가게 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비전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과 함께 언제든 또 다른 비전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크고 놀라운 계획이 있으시다. 그리고, 우리가 이해할 때까지 기다리시고 우리의 길을 인도하신다. 하나 확실한 것은 주님 그 계획을 우리를 통하여 이루신다는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