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인기 Apr 17. 2018

신앙의 색깔

2002년도 1월 미국몬타나에서 예수전도단(YWAM)의 제자훈련학교인 DTS 훈련을받을 때였다. 우리는 6개월의 과정 중 3권의 책을 읽어야 했고 그 때 고른 책 중 하나가 바로 ‘세 왕이야기(A Tale Of Three Kings)’였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세 왕이란 사울, 다윗, 압살롬에 관한 이야기인데, 다윗은 자신을 죽이려던 사울 조차도 하나님께서 세우신 왕이었기에 존중하였으며, 압살롬의 반역에도 하나님, 그 분께서 하시는 일이 선이라며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겨드렸다는 내용이다. 수 천년 전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겨드린다고 고백한 울보 왕, 진정한 왕의 머리위로 별 빛이 빛나고 있었고, 그 별 빛은 수천년이 지나 로키산맥과 거대한 호수가 있고, 창 밖으로 사슴이 뛰어다니는 몬타나의 한 방에서 세 왕 이야기를읽는 내 침대에도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감동을 느끼며 DTS가 마친 후에도 영문 세 왕 이야기(A Tale Of Three Kings)를 구매하여 반복해서 읽었다. 


2008년 수원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 나는 펑펑 눈물을 쏟아가며 울고 있었다. 그 때 내 손에 있었던 것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오두막(The Shack)’. 뉴욕 타임즈 70주 연속 1위, 2008년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TOP 100 등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베스트셀러인 오두막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넘쳐나는 감동에 통근버스에서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읽었다. 그리고, 그 당시 믿음 안에서 나에게는너무나도 소중했던 후배 영헌이에게 그 책을 소개해 주었다. 일 주일 후 영헌이는 이 책이 뭐가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다며 나에게 반문했고 나는 말문을 열지 못했다. 


영헌이를 처음 만난 것은 대학교 예수전도단(YWAM) 모임에서였다. 03년 나는 DTS를 받은 후 복학을 한 상태였고 캠퍼스 전도와 예배에 종종 얼굴을 비추었다. 그 때 영헌이는 신실하게 공동체를 섬기고 있었고 나는 ‘하나님께서는 어디든 계시기 때문에 우리 집에도 계셔~'라며 예배를 도망 나오기 일쑤였다. 영헌이의 집안은 오랫동안 순복음교회를 섬겨왔다. 대학에 들어온 이후 영헌이는 부모님과 다른 교회인 두레교회로 옮겨 두레공동체를 섬겼다. 영헌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황무지가 장미꽃같이(김진홍 저)’와 ‘순전한 기독교(C.S. 루이스저)’이다. 


이 것만 보아도 우리의 서로 다름이 느껴진다. 나는 감성적인 부분에서 은혜와 감동을 받는 책을, 영헌이는 지식적인 발전과 더불어 깊이 파고드는 깨달음이 있는 책을 선호한다. 감성과 지성, 심적인 감동과 논리적 깨달음 어쩌면 서로 다른 성품과 신앙의 색깔에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베스트 프렌드로 만나게 해주셨다. 


우리는 종종 식사자리를 갖는다. 식사에서 우리 주제는 한국대형교회의 1세대 원로 목사님들 이후 2세대 목사님들에 관한 이야기, 대형 교회의 세습에 관한 이야기 등 다양하다.  항상 통화를 하면 영헌이는 마지막에 기도제목을 나눈다. 철이 없었을 때는 그것이 짐이 된 적도 있지만 이제는 힘이 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성격으로 유쾌하게 신앙에 대해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에 하나님께 감사 드린다. 그리고 내 주변에 이러한 긍정적인 친구를 늘려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서로 간에 힘이 되어줄 수 있는 친구, 바른 말이지만 아주 예쁘게 해주는 친구가 필요한 나이가 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