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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인기 May 17. 2018

일이 주는 고귀함 (1)

사회를 좀 더 폭 넓은 시야로 보게 해준다.

일은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다. 삶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넓혀주고 사회인으로서 프로정신을 새겨준다. 또한, 일하는 방법을 배움으로써 여러 가지 일들을 처리하는 지혜를 체득하게 된다. 남의 돈 버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러함 가운데 프로가 되고 단순히 돈을 버는 것뿐만 아니라 일을 통해서 우리는 많은 것들을 얻는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개인적으로는 약 3년 정도의 일을 해본 후 석사나 박사과정을 해보는 것을 추천하는 바이다.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일이 주는 고귀함에 대해서 하나씩 살펴볼까 한다.       



   

사회를 좀 더 폭 넓은 시야로 보게 해준다.     


햄버거가 먹고 싶을 때 친구와 함께 종종 버거킹을 간다. 수제버거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면서 편하게 먹을 수 있고 그럭저럭 맛있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버거킹을 좋아하는 이유는 숯불구이 맛이 나기 때문인데, 그런 버거킹에서 얼마 전부터 뉴 올리언스 스타일의 치킨버거를 출시하였다. 버거킹에서 뉴올리언스 스타일의 치킨버거?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새로운 메뉴이고 버거킹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출시 초기에 주문해서 먹어보았는데, 상당히 맛있었다. 요즈음에는..... 

출시 초기에는 자주 먹었다. 숯불구이 햄버거로 유명한 버거킹에서 왜 갑자기 치킨버거를 출시하게 되었을까? 답을 찾는 길은 그리 멀지 않았다.     


내가 삼성전자에 근무했던 2008년도 삼성전자는 테크윈의 카메라 사업팀을 인수하였다. 카메라 사업을 강화하며 상대적으로 해외 영업 및 판매 법인이 많은 전자의 판매망을 이용한다는 전략이었다. 카메라의 생명은 렌즈인데 그 당시 라이카, 캐논 등 몇몇 선진사 출신들의 인재들을 영입하기도 했었다. 성패와는 상관없이 상당히 효율적인 전략이었다.      


요즈음 수제버거 전문점이 늘어나면서 패스트 푸드 햄버거 회사들이 상대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영위기의 상황 버거킹 입장에서 일차적으로는 사업의 다각화가 필요했을 것 이다. 경쟁사인 맥도날드에서는 이미 수년전 상하이 스파이스 치킨버거가 있기에 버거킹에서도 치킨버거를 활용하여 좀 더 다채로운 메뉴를 출시하는 전략을 세웠을 수 있을 것 같다.  그 가운데 이미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 스타일의 치킨 파파이스의 인수는 여러 가지 이점을 줄 수 있다. 버거킹으로서는 양질의 치킨버거 등으로 메뉴를 확대할 수 있으며 파파이스 입장에서는 버거킹의 판매망을 활용하여 치킨버거를 판매할 수 있다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버거킹을 소유한 레스토랑 브랜즈 인터내셔널(RBI)는 워렌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와 브라질 사모펀드가 지배하기 때문에 단순히 자본의 이익만을 위해서 인수한 것인지 아니면 이러한 사업의 방향을 염두해 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충분히 생각해 볼만한 전략이다.     


이러한 시각을 어디서 배웠을까? 바로 일하면서 회사내외의 상황들을 바라보면서 익히게 되었다. 대학시절의 나였다면 ‘그저 버거킹에서 치킨버거가 나왔구나’, ‘버거킹에서 파파이스를 인수하더니 뉴올리언스 치킨버거가 나왔네?’ 정도까지만 생각했겠지만 지금 어느 정도 일을 하고 난후의 관점은 버거킹의 경쟁사인 맥도날드의 상하이 스파이스 치킨버거에 대항할만한 뉴올리언스 치킨버거(뉴올리언스 스타일은 캐이준 향과 더불어 약간의 매콤한 향이 있다.), 버거킹의 판매망 등등 좀 더 폭넓은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명백한 진실이다. 좀 더 전체적인 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사업수완이 좋은 사람이나 조금 머리가 좋은 학생들이라면 이미 파악하고 있었겠지만 나처럼 조금 모자란 사람들한테는 일을 해봄으로써 시야 폭이 넓어지고 배우는 점들도 많았다. 이러한 점이 단지 노동의 댓가로 받는 임금을 넘어서 일로써 얻게 되는 고귀한 것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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