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그룹이 채용방식을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면서 여러 중견/중소기업들도 그 길을 따르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크게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기업들이 향후 대한민국의 경기를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들이 향후 대한민국의 경기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면서 기존 공채방식으로 진행하던 대기업들은 그 채용 인원을 줄이기 시작했다. 또한,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면서 필요한 곳에만 뽑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거기에 더하여 작년부터 중견기업도 대기업과 비슷한 시기로 자기소개서 마감일을 지정하였다. 과거에는 대기업에서 낙방한 취업준비생들을 중견기업에서 채용하였는데, 이제는 중견기업도 반드시 자기 기업에서 일하기 희망하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채용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러므로 자기소개서 문항 중 ‘지원동기’가 상당히 중요해졌다.)
최근 L마트나 2마트의 단계적 지점 축소 계획이 뉴스를 통해 나왔다. 이 부분은 50, 60대의 제품 구매방법이 온라인 쇼핑으로 전환되는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온라인 쇼핑으로 전환되면서 새로 발생하는 일자리도 있겠지만 오프라인 매장의 줄어드는 일자리 수에 비할 수는 없다. 즉, 기존 임직원들을 타부서/타계열사로 재배치시키는 것이 필요한데 그렇게 되면 어쨌든 신규 고용은 줄어들게 된다.
반면 취업준비생들은 신규시장 진출이나 새로운 제품 라인을 늘린 대기업을 찾아볼 수 있다. 아무래도 새로운 제품 라인이 늘어나면 공장 신설과 더불어 생산직/연구개발직/마케팅 직군... 더 나아가서 임직원들을 관리하는 관리직군까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주시해야겠지만 당분간 이러한 경우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수시 채용을 늘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바로,
둘째, 대기업은 신규채용을 줄이고 경력자 위주로 채용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작년 하반기 일부 그룹사 수시 채용시 자기소개서 문제들은 해당 업무에 대한 향후 전략이나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또한, 해당 업무에서 본인만의 커리어 계획을 세우는 것이었다. 일부 그룹사의 교육담당자 자기소개서 문항은 필자같이 해당 업무에서 적어도 3년 이상 근무한 사람들이나 작성할 수 있는 전략이었다.
이는 경력자 또는 흔히 이야기하는 “중고 신입”을 채용하겠다는 것을 나타내며, 새롭게 졸업하는 취업준비생들은 난감하게 되었다.
이렇게 되자 취업준비생들은 두 가지 방향의 대응을 하게 되었다.
첫 번째, 공채와 인턴의 비중이 점진적으로 뒤바뀌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인턴과 경력을 생각지 않은 채 무조건 대기업/공공기관 공채로 몰렸지만 이제 인턴/경력의 비중을 높이고 (흔히 인적성 검사를 준비해야 하는) 공채의 비중을 줄이기 시작했다. 즉, 경력과 인턴은 대기업을 가기 위한 필수 관문이 된 것이다.
두 번째는 직무에 관한 구체적인 실무 교육이 늘어나고 취업준비생들도 그것을 수강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더 나아가 대기업, 공공기관, 외국계 기업 등 각자가 선호하는 기업으로의 취업을 준비하기 위한 제2의 입시와 사교육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게 된 것이다.
앞으로 채용시장은 더 얼어붙을 예정이다. 취업준비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기업으로의 취업을 위하여 기존 자기소개서 각 항목을 면밀히 검토하고 그것에 답변하기 위한 직무 경험과 인턴 경험을 충분히 수행하길 바란다. 아울러 지원동기에 대한 심도 높은 고민과 논리도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