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인기 Apr 24. 2016

중국과 북유럽에 관한 모순

덴마크 코펜하겐을 여행하던 중 만난 중국인 친구가 있었다. 이 친구는 무역회사에 다니기 때문에 거래처가 있는 덴마크로 출장을 자주 오는 편인데, 이번에는 하루 휴가를 내어 여행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다. 나는 이미 코펜하겐에 여러 날을 있었던 터라 중국어도 가능했고, 혼자 있던 것도 적적하여 하루 가이드를 해주기로 했다. 

걸으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던 도중 내가 조금 민감한 질문을 하였다.   


“나는 10년 전에 베이징에서 중국어를 배웠었어. 그때 중국은 한창 경제성장을 하고 있었고 내 개인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기대가 많았던 것 같았지. 그 때로부터 10년 후면 중국이 미국을 앞선 세계 최고의 국가가 되고, 상하이는 세계의 수도가 되어있을 줄 알았어.     


일단,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인 섬에 불과하지만 중국은 위로는 러시아, 동으로는 미국, 서로는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남으로는 동남아와 호주 이렇게 지정학적인 위치도 너무 좋고 발전 속도도 빨라서 미국을 앞지르는 나라가 되어있을 줄 알았었어. 그런데, 10년도 미국을 따라잡기엔 조금 짧은 것처럼 보이더라구.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G2에 이르게 되었잖아. 하지만 빈곤 문제는 여전히 중국에서 숙제로 남아있는 것 같아. 특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중국에서 매우 심각하지. 사실, 공산당과 사회주의 국가라는 것은 어쩌면 자본주의와는 좀 상반된 개념인데, 부의 배분 관점에서 보면 공산당과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중국이 더더욱 안 지켜지는 것 같아.     


너희 나라 사회주의 국가인데,

혹시 너 늙었을 때 국가에서 너의 노후에 대해서 보장을 해주냐?     


반면에 덴마크나 대부분의 북유럽 국가들은 사회주의 국가는 아니지만 그들은 노후를 보장 받잖아. 가끔씩 보면 중국이 더 자본주의 사장경제를 따라가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 같아. 사실, 미국 네오콘에 대항할만한 나라로 중국을 응원하는 마음이 많이 있었는데, 요즈음 중국 정부 부패부터 부익부 빈익빈의 가속화가 되는 것을 보면서 그런 기분이 완전 사라졌지.”     


이에 중국인 친구도 많은 동의를 하여 아래와 같이 답하였다.   


“특히, 가난한 사람은 찢어지게 가난하고, 부자들은 월드 클래스급 부자들이지.    

우리 중국은 공산당원과 대기업은 잘 사는데, 복지를 생각하면 사회주의 시장경제 국가인   

우리나라가 아니라 북유럽이 먼저 생각나는 것은 사실이야.     


하지만 지금 정부에서는 점점 중국 내에 부정부패에 대해서 칼을 한창 대고 있으며,   

가난과 부의 재분배에 대해서 개혁하려는 움직임들이 여럿 보이고 있지. 하지만 나도 그런 세월이 언제 올지는 잘 모르겠어.“    


절대 민감한 질문이 아니라는 얘기를 하면서 본인도 약간 포기한 듯한 뉘앙스였다.     


물론, 옆 나라 이야기이고, 우리 내부적으로 해결할 일이 더 많기 때문에 무관심할 수 도 있지만 무엇이든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민주주의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이 사회 속에서 중국 정부 개혁의 이어지는 행보 속에 무언가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     

스웨덴에는 스웨덴 국내 총생산의 30%를 차지하는 14개의 대기업을 소유하면서도 이익의 80%를  

세금/ 연구개발 투자로 사회에 환원하여 세계적인 존경을 받는 발렌베리(Wallenberg) 가문이 있다.     

반면, 미국 내의 여러 대기업들은 세금을 피하여 중남미, 유럽 등등의 무인도에 회사를 세워  조세 회피처로 삼는다. 


이미 글로벌 기업이 된 중국 기업들도 정부와 협력하여 민생, 복지, 교육 등의 사회 사업에 투자 비중을 높여 미국을 대표로하는 자본주의 중심의 세계 경제에 또 다른 방향과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여 주었으면 좋겠다. 북유럽의 복지도, 미국의 자본주의도 아닌 새로운 길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이러한 철학을 가진 사람이 중국 정부나 학계에 얼마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복지를 대표하는 북유럽에서 중국인 친구를 만나며 든 생각을 지나가며 정리해 본다.     


아직 50.1% 중국을 응원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반쪽짜리 천국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