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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인기 Jun 21. 2016

노르웨이 프레이케스톨렌(Preikestolen)

퍼핏락(Pulpit Rock) / 프레이케스톨렌(Preikestolen)

 2016년, 초 여름이라고 생각하기엔 약간 추운 5월말 스타방게르(Stavanger)에 사는 노르웨이 친구들과 프레이케스톨렌에 가게 되었다. 스타방게르에서 프레이게스톨렌에 가기 위해서는 페리 -> 버스 -> 등산을 거쳐가는 길이 전체시간 약 7시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스타방게르 페리 선착장 앞쪽의 저렴한 호텔에 숙소를 잡았다.


 출발 전날, 출발시간을 정하기 위하여 친구들에게 연락하였다. 그런데, 친구들에게서 뜻밖의 답변이 왔다. 차가 있으니 느즈막하게 출발을 해도 되기 때문에 약속시간을 오후 2시반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오후 2시반에 출발한다면 나중에 돌아올 때, 못되어도 밤 9시나 되어서 하산하게 될 것 같은데… 너무 늦은 것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하였지만 친구들과의 관계를 생각하여서 일단, 군소리 없이 그냥 친구들을 따라가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내 친구 타냐와 타냐의 친구들인 크리스탄, 프리다, 잉예뵈예르, 나 이렇게 다섯이 모여서 출발하게 되었다. 우린 크리스탄과 프리다 부부의 자동차를 타고 프레이케스톨렌 제일 근처인 페리 선착장으로 출발하였다. 선착장으로 가며, 창 밖으로 펼쳐진 노르웨이의 전원풍경이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웠다.

드디어 도착한 페리 선착장! 우리는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넜다.


 노르웨이는 길쭉한 영토가 바다를 앞에 두고 스웨덴을 감싸고 있는 지형인데, 길쭉한 영토 중간이 피오르드에 의해서 나라가 갈기갈기 찢어져 있어서 해저터널이나 다리, 배에 의해서 영토를 건널 수 있다. (일부의 터널은 26km에 달하는 길이가된다는…)


여기서 잠깐, 피오르드(Fjord)를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피오르드에 관하여 간단하게 설명하겠다.


나의 간단 설명은,

산 위의 빙하가 녹으면서 빙하 덩어리가 산들을 긁어 파면서 산밑으로 떨어지면 협곡과 골짜기가 만들어 진다. 이 협곡이 바다 밑으로 가라 앉으면서 바닷물이 협곡을 채우게 되어 수백 미터의 계곡이 생기는 데, 이 것이 피오르드가 된다.


 넓고 넓은 피오르드를 가로질러 건너편 마을에 가기 위해서 차도와 다리로만 가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길을 돌아가야하기때문에 시간을 절약하기에는 페리가 가장 좋은 수단이며, 이들에겐 생활의 일부이기 때문에 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

드디어 페리 선착장에 도착하여 페리비용을 지불 후 페리에 올랐다. 비용은 차량과 5인이 합친 기준인 192노르웨이 크로네(우리나라 돈으로 약 27,500원)였다. 건너편 섬까지 약 15분 정도 소요되었고, 5인 + 차량 1대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2만7천원이란 돈은 비교적 높은 가격이라고 느꼈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7만불(대한민국의 약 2.8배)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그렇게 높아 보이지도 않았다. 페리를 내린 후 차로 40분 정도를 달리니 프레이케스톨렌에 도착하였다. 중간중간 보이는 산들은 정말 거대하다는 단어로 밖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암괴석과 높고 깊은 숲들이 양 옆으로 펼쳐졌다.     


 나와 일부의 노르웨이 친구들은 다른 지역에서 왔으므로, 스타방게르에 살아 이 곳을 산책하듯이 오는 타냐가 간략하게 우리의 여정을 설명해 주었다. 자신이 2주전 올라갔을 때에는 등산 왕복이 3시간 정도 걸렸었다고…


뤼세피요르드(LyseFjord) 중간에 자리잡고 있는 프레이케스톨렌은 해수면에서 600m 높이의 기암절벽이다. 이 기암 절벽에서 바라본 뤼세 피요르드의 전경과 절벽 자체의 모습이 워낙 절경이고 편도 약 1시간 30분이란 가벼운 산행으로도 절경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우리는 거의 4시반이 넘어서야 프레이케스톨렌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했다. 약 10,000년전에 얼음이 녹아서 생성되었다는 절벽인 프레이케스톨렌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4번의 오르막길과 4번의 평지로의 간단한?! 등반이 요구되어진다.     




첫번째 오르막길과 평지   

프레이케스톨렌을 향한 첫 발을 내딛었다. 산을 오르면서 중간중간 나무 사이로 보이는 산 아래의 풍경들이 기대감을 더하여 주었다. 산행을 하면서 느꼈지만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서인지 올라가는 길이 잘 깎여진 계단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산행 자체는 힘들지 않았다.

30분 정도를 올랐을까?! 거대한 평지의 암반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암반 위에서 바라본 호수의 모습과 프레이케스톨렌 리조트와 주차장 모습도 한눈에 들어왔다. 프레이케스톨렌 리조트, 주차장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곳이다. 이유는 오르고 내리는 동안에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그곳 화장실이 유일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기 때문이다.   


오후 5시가 되었지만 이곳의 햇살은 대 낮 한두 시처럼 쨍쨍했다. 누군가가 북유럽의 봄, 여름은 썬글라스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가져오는 것을 잊어 먹었다.ㅠㅠ     




우리는 다시 두번째 언덕과 평지를 향해 출발했다.   


두번째, 언덕도 잘 가꾸어진 계단이 우리를 맞이했다. 올라가는 도중 드문드문 아시아 사람들을 만났다. 일부 서남아시아 사람처럼 보이는 사람은 얇은 슬리퍼를 신은 채로 내려왔다. 노르웨이에 노르웨이 사람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이민자들은 파키스탄 사람들이라고 한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고산지형과 추운 날씨를 잘 견디기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내가 친구들에게 한국, 일본, 중국사람을 구분할 수 있냐고 물었는 데, 모두들 잘 모르겠다고 하였지만 타냐만은 한마디 했다. ‘다른 건 구분이 힘들지만 한가지… 단, 한가지 아는 것은 한국사람들은 옷을 잘 입는다.’고…  

내 생각으로도 한국은 한국 특유의 스타일이 있고, 다른 나라에 비해서 옷을 잘 입는 것 같다.

 

산을 오르다 윗편에서 내려오시는 한국 분들을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드렸다. 50세 정도로 보이시는 두 중년 부부이셨는데, 독일에서 주재원 생활을 하시는 분이라고 하셨다. 노르웨이의 자연을 보고자 중간에 휴가를 내어서 프레이케스톨렌 산행을 오셨다고 한다. 우리는 이 지구 반대편 노르웨이 산속에서 만난 것이 반가워 옆에 노르웨이 친구들을 놔둔 채 한참을 이야기했다.


 두 부부는 내가 노르웨이 친구들이 있는 것들을 신기해 하셨고, 나는 두 노부부가 노르웨이 절벽으로 하이킹 오신 것이 너무 좋아 보여서 이야기가 길어졌다. 이야기 하다 옆에 어리둥절해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다음을 기약하고 헤어졌는데, 옆에서 타냐는 우리의 한국어 대화를 대부분 이해했다고 자랑하고 있었다.

 



가장 빡샌구간, 세번째 언덕과 평지


 드디어 지도로 보기에도 가장 빡새 보이는 세번째 언덕에 도착했다. 지도상으로는 이 곳만 넘으면 길고 긴 평지가 펼쳐진다.


어느 덧 시계는 6시가 넘어가고…..


친구들은 ‘내가 버스를 타고 왔다면 이 곳에서 출발하는 마지막 버스가 5시였을 것’이라며, 자기들과 왔기 때문에 날이 밝은 늦은 시간까지 여유롭게 하이킹을 할 수 있는 내가 얼마나 행운이 있는지를 강조했다. 버스 스케줄 때문인지 우리가 산행을 시작했을 때부터 내려가는 사람들이 계속 많았고, 반면에 올라가는 사람들은정말 적었다. 보통 프레이케스톨렌 정상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시간은 하산과 마지막 버스 시간을고려하여 오후 1~3시 사이라고 하는데… 친구들은 우리가 올라가면 거의 7시 가까이 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페리가 끊기기 전인 밤 11시 전까지만 페리 선착장에 도착하면 된다. 저녁 7시가 다되어 가지만 해는 아직도 하늘 중앙에 걸려 있었다.


길고 힘들었던 그 가파른 언덕을 올라 다시 넓게 펼쳐진 평지에 도착했다. 항상 생각하지만 언어와 마음가짐은 이렇게 펼쳐진 언덕과 같다. 언덕을 오르면 나는 그만큼 성숙해져 있고, 그 다음은 평지를 걷는다. 또, 한 단계 더 높은 언덕을 오르면 난 그만큼 성숙해져 있고, 그 다음은 다시 평지가 펼쳐진다. 그리고, 나는 과거와는 다른 사람이 되어있다. 다만, 언어와 마음가짐이 다른 점은…….. 언어는 계속 수련하지 않으면 금방 퇴보한다는 것~!!! 그것이 마음과 지식(생각)의 차이인가 보다.^^


가파른 세번째 언덕을 오르고 나면,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할까…..? 이제까지의 고생을 보상이라도 하는 듯한 넓은 평지가 펼쳐진다. 그리고, 드문드문 호수들도 있고, 건너편 산에는 폭포도 보인다. 산 위의 암석이 워낙 넓고 맨질맨질하기 때문에 큰 암석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이곳에 있는 호수는 겨울 내에 얼었던 눈들이 녹아서 만들어진 듯하다. 워낙, 노르웨이의 강설량이 많기 때문에 여러 곳에 드문드문 호수가 만들어졌다. 다만, 우리는 시간이 모자랐기 때문에 호수 감상은 미루고 프레이케스톨렌을 향하여 계속 걸었다.




네번째, 간단한 언덕과 평지


인생도 어느 정도의 인격, 언어 수준에 도달하면 그 다음은 그것을 유지하기가 쉬워진다. 자연스러워진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드디어 마지막 네 번째 언덕과 평지가 나온다.

 약간의 언덕과 평지를 걷게 되면, 돌로써 쌓은 탑들을 군데군데 볼수 있다. 누군가는 바위 위에 돌들을 쌓아서 작은 도시를 만들었다. 어쩌면이 돌탑들은 이곳을 지나간 사람들이 쌓아놓은 그들만의 추억일 수도 있고, 아니면 산들을 인간에게 빼앗긴 트롤들이 밤에 남기고 간 흔적일 수도 있다. 노르웨이는 북유럽의 요정인 트롤로 유명한데, 숲과 기암괴석, 산과 호수들로 이루어진 자연환경을 감상하고 있으면, 당장이라도 트롤이 내 눈앞에 나타날 것만 같다. 이 곳에 오면 의례 그런 기분이 든다.

맞은 편 산에는 노르웨이 숲과 호수 그리고, 폭포가 펼쳐진다. 하늘을 향해 길게 뻗은 침엽수림과 빙하가 녹아 만들어낸 산 정상의 호수, 그리고 유유히 흐르는 폭포 계곡이 내 마음에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아직도 흐를 물들이 남았는지 바위 사이사이로 물이 흐른다. 크리스탄은 힘이 들었는지 잠시 앉아 노르웨이 초여름의 저녁 햇살을 맞는다. 거의 7시가 된 저녁의 햇살이 우리나라 오후 2시의 햇살이라니….. 저녁 7시의 햇살을 맞기 위해서 이 친구들은 아직도 썬글라스가 필요하다.   


이 곳에서 사진을 찍는다면 모두가 크리스탄과 같이 이러한 포즈를 취할 것이다.




정상에 오르다.


드디어 프레이케스톨렌 정상에 올랐다. 해발 604미터 높이 절벽 정상에 올라서인지 친구들은 절벽 끝에서 춤을 추고 난리가 났다. 나는 절벽 끝에 걸터 앉았다. 산 밑에서 출발할 때, 나는 절대로 할 수 없다고 친구들에게 강조하고 나 스스로도 나 자신이 할 수 없다는 확신이 있었는데, 그냥 절벽 끝에 가니 생각없이 그냥 그렇게 앉은 것 같다. 여기서는누구나 그렇게 되는 것 같다.


누구나…..

크리스탄은 절벽 반대편에서 절벽에 오른 내 사진을 찍어주고, 나는 내 사진을 찍는 크리스탄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나의 뒤 편에서 타냐는 내가 사진을 찍고 있는 뒷모습을 찍어주었다. 셋이서 돌면서 서로서로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우리끼리 신나서 난리가 났지만 이 곳에서는 누구든지 그렇게 된다.


타냐에게 프레이케스톨렌(Preikestolen)의 뜻이 무엇인지 물어보니, 그 뜻은 영어로 퍼핏락(Pulpit Rock, 설교단)이라고 한다. 그렇게 듣고 다시 절벽을 보니 설교 단상처럼 생겼다. 해발 600미터 높이의 설교강단~!!!아무래도 노르웨이는 루터파 기독교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지어졌다고 생각된다.

기분 탓인지 절벽에 걸터 앉은 사람도 많았고, 수영복 차림으로 노르웨이의 저녁 햇살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한발짝만 잘못 딛으면 바로 골로 간다. 주차장에서 정상, 정상에서 주차장으로 돌아가기까지 상점도, 화장실도,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우리는 각자 먹거리를 가져왔다. 산 정상에 올라서인지 천천히 음식을 먹으면서 절벽에서의 절경을 즐겼다.

“타냐 절대 뒤로 팔 기대면 안돼~~”


프리다가 노르웨이 초컬릿을 꺼내서 주었다. 옆에서 타냐는 노르웨이 초컬릿을 자부하면서 엄지척~!!! 한 조각먹었는데, 맛이 꽤나 괜찮았다. 껍질을 보니 노르웨이 곳곳의 관광지를 소개한 지도와 설명이 있었다. 아무래도 노르웨이가 자연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이러한 마케팅을 하는 것 같은데, 아이디어가 상당히 좋은 것 같았다. 산정상에 오르면 당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 것으로 당을 충전하고 다음 여행지를 선택하라는 것인가?! ㅎㅎㅎ


다만, 한글, 영어, 중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나는 알아 볼 수 가 없었다. ㅠㅠ



이 곳에서 바라본 뤼세 피오르드(Lyse Fjord)의 전경은 정말 예술이었다. 송네(Sogne), 하르당에르(Hardanger), 게이랑에르(Geiranger) 피오르드에 비해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프레이케스톨렌이라는 천혜의 절경으로 유명한 뤼세 피오르드~!!


건너편 마을에서는 우리를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  ‘오늘도 또~ 어디서 수많은 여행객들이 왔나보다~’ 그저 그렇게 생각하겠지?

신기한 것은 건너편 산 위에도 드문드문 집들이 있는 것이다. 복지가 좋은 노르웨이에서는 산 속에 집을 짓도록 허가가 나면 국가에서 도로, 수도, 전기 등의 기반 시설을 모두 설치해 준다고 한다. 인구 분산의 차원에서 사람들의 산 속 이주를 지원해 주는 것인데, 복지가 좋은 노르웨이 친구들이 자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러한 뤼세 피오르드에 유람선 한 대가 유유자적하게 미끄러져 내려가고, 5월말인데 피오르드 끝 산 위에서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눈은 자신을 녹여줄 여름을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잠깐 프레이케스톨렌의 지도를 다시 한번 보도록 하겠다. 위의 지도에서 큰 지도가 아닌 오른쪽 아래의 흑백으로된 그림을 보면, 절벽 오른편에 균열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타냐가 어렸을 적(약 10년 정도 전이었을 것 같다.) 학교 선생님이 프레이케스톨렌에 왔는데, 그 때 프레이케스톨렌의 이 균열은 동전 하나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넓이였다고 한다. 그러한 균열의 크기가 지금은 이렇게~   

 크리스탄이 그 균열 사이에 설 정도로 커진 것이다. 해마다 관광객이 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절벽에 서게 된다면, 언젠가는 빠지직~~  

갈라져서 떨어질 지도 모른다.   

 

 10년 전에 동전 하나가 들어갈 정도의 넓이였는데, 지금은 한 사람이 들어가다니…..   

균열이 넓어지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여유롭게 즐기다 보니 어느 덧 9시가 되어간다. 프레이케스톨렌 절벽은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11시에 출발하는 마지막 페리를 타기 위해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나마 친구들의 차를 타고 왔기에 사람이 적은 늦은 시간에 여유롭게 이곳을 즐기게 되어서 정말 감사했다.




하산에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하산을 시작했다. 우리는 시간이 빠듯했지만~ 그 누구도 서두르지 않았다. 이유는 저녁이 되면서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산의 모습에 사진을 찍느라 정신 줄을 놓았기 때문이다. 저녁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지금 10시가 다되어가는데…..해는 아직도 하늘 위에 떠 있었다. 이제는 정말 사람들이 없다. 이곳으로 오고가는 대중교통이 모두 끊겼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지금도 올라가고 있다. 그들의 백팩이 큰 이유는 텐트나 침낭이 들어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내려가면서 메아리를 듣기 위해 소리를 지르면서 내려갔는데, 저 반대편 평지에서 누군가가 우리의 함성에 화답했다. 누군가는 오늘밤 저기서 텐트를 치고 잘 것인가 보다. ^^


지금 저녁 10시가 거의 다 되었는데, 해는 아직도 밝게 떠 있었고, 산과 숲은 호수 속에 반사되어 아직도 빛나고 있었다. 아직 호수 속에 달빛이 들어오기에는, 노르웨이의 해가 비키기 싫은가 보다. 이 해가 지고 나면 이 평지의 숲 속에서 트롤들이 걸어 나올 것이다. 타냐가 트롤에 대해서 설명했다. 트롤은 햇빛이 닿으면 돌로 변해버리기 때문에 밤에만 움직인다고….. 그들은 오늘밤 이 곳을 돌아다니며 서로 장난치며, 돌 탑을 쌓을 것이다.

드디어 밝고 밝았던 북구의 햇살은 저녁 햇살로 바뀌기 시작했고, 우린 붉게 물들어가는 산과 숲을 뒤로하고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텐트가 드문드문 보였다. 누군가는 오늘밤 여기서 자는 것 같다.   


차로 돌아왔는데, 문제가 생겼다. 노르웨이 낮의 햇살이 너무 강해서인지….. 크리스탄이 깜빡 잊고, 전원이 켜져있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내린 것이다. 전원이 없어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우리는 내리막길로 차를 밀었다. 내리막길로 차를 밀며 크리스탄이 차의 시동을 걸기 시작했는데, 노르웨이 트롤의 마법은 일어나지 않았다.  


두어 번을 반복한 후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크리스탄이 리조트 관리소에 가서 점퍼를 빌려왔다. 차량 시동 성공~!!! 10시 30분이 조금 안되었다. 우리는 배를 놓치기 싫어 페리 선착장까지 빠르게 달렸다.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주변에 차량이 거의 없었고, 뒤에서 타냐는 만약 우리가 페리를 놓쳐 다시 건너가지 못한다면 어디서 숙박을 해야할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육로로 피오르드를 돌아가는 것이 생각보다 많이 먼가보다.


드디어 도착한 페리 선착장~!!! 우린 가까스로 11시 10분전 정도에 도착했다.  배를 기다리면서 우리는 잔잔한 바닷가, 우리 밖에 없는 이 끝없이 펼쳐진 길…….위에서 발을 말리면서 게임을 했다. 밤 11시가 다 와가지만 우리의 불안한 마음을 위로해주는 것인지….. 해는 아직도 지지 않았다.


드디어 11시가 되어 마지막 페리를 타고 우리는 스타방게르로 돌아왔다. 도착시간은 12시~!!!

친구들이 있었기에 대중교통 없이 하루를 십분 활용하여 인적이 드물어진 프레이케스톨렌을 마음 껏 즐기고 돌아올 수 있었다.


혹시라도 향후 프레이케스톨렌에 가실 분들 중 경제적인 여유가 허락되신다면 차량을 렌트하여 가보시길 추천드린다. 짧은 낮에만 누릴 수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꽉찬 하루를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오늘도 그 곳에서 본 기암절벽과 뤼세피오르드, 산위의 평지와 붉게 물든 노르웨이의 숲이 내마음 속에 여운을 남긴다.


그날의 추억을 생각하며 친구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지만 그래도 이 글을 비로서 다시 한번 노르웨이 친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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