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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인기 Aug 29. 2016

여왕의 개회선언 행사참석

Opening Of Parliament

2016년 5월 18일, 수요일 비오는 날 아침


런던의 수많은 사람들이 Underground(런던 지하철) Green Park 역에서 내려 일제히 한 방향을 향해 걸어간다. 사람들이 일제히 향하는 곳은 바로 대영제국의 상징인 버킹엄 궁전이다. 유럽 여행을 오래 하면서 수많은 궁전들과 성들을 보았지만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만큼 거대하고 화려한 궁전은 없다고 생각했다. 반면에 왕국을 가장 잘 보전한 나라는 영국이라는 생각이 든다.


‘군림은 하지만 통치는 하지 않는다’는 입헌군주제 제 1의 원칙으로 국민의 대표인 의회에 의해서 통치 되어지지만 곳곳에 왕국, 제국의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들이 많기에 런던을 한 번이라도 가 본 사람들은 대영제국이라는 말을 쉽게 떠오를 수 있다. 예전에 일본과 태국에 가 보았을 때에도 그 나라 사람들이 영국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동경하는 모습을 종종 보았었다.  

이렇게 궂은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Green Park역에서 버킹엄 궁전으로 가는 이유는 영국의회의 개회 행사를 보기 위해서 이다.


대통령제 민주주의 국가의 대표성을 띠는 나라로는 미국과 프랑스를, 입헌군주제 의회정치의 대표성을 띠는 나라로는 영국을 제일로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은 1215년 대헌장이라고 하는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 1628년 권리청원 그리고, 청교도 혁명, 1689년 명예혁명과 권리장전 등을 거치면서 국왕과 귀족 사이 그리고, 국왕, 귀족, 평민 사이의 협약을 통하여 단계적으로 국왕의 권력이 분할되고 의회가 발달되어져 왔다.


물론, 많은 분들이 아시는 바와 같이 아직도 영국은 귀족과 평민이 구분되어지는 계급 사회이다. 그리고, 각각 귀족원(상원 House Of Lords), 평민원(하원 House Of Commons)이 그들을 대표한다. 영국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본다면 세 계층이 쓰는 언어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도 모든 정치의 중심은 하원에 있다.

무장한 수 백의 기마병들이 여왕을 호위하며 달리고 있다. 수백, 수천의 말발굽 소리가 주위에 울려 퍼지기 때문에 어렸을 적 역사시간에 중세 전쟁시 말 지나가는 소리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겁을 주었을지 생각해 보라는 역사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날 정도로 그 소리는 주위를 압도한다.    


여왕은 기마병들의 호위를 받으며 시계탑인 빅 벤 Big Ben(공식명칭: 엘리자베스 타워 Elizabeth Tower)이 있는 국회의사당(Houses Of Parliament)으로 가게 되며 그 곳에서 의회 개회 연설을 하게 된다. 지금은 여왕 제위 기간으로 Queen’s Speech가 명칭이다.     

여왕이 기마병들의 호위를 받으며 국회 의사당으로 출발한 후,  

버킹엄 궁전 앞 한쪽 잔디 공원에서는 거대한 포성이 들리기 시작한다. 포성이 워낙 거대하고 오랫동안 울려 퍼지기 때문에 그 옛날 대영제국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인 것 같다. 이 포성은 런던 중심인 버킹엄 궁전을 출발하여 런던 곳곳으로 울려 퍼질 것이다. 여왕, 귀족, 의원, 시민 모두가 이 소리를 들으면서 각자의 느낌과 다짐은 다르겠지만 정치인들에게는 심금을 울리는 포성이 될 것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더 헌신하고 더 청렴하라’고…….

이렇듯 영국의 개회 선언은 하나의 격식을 갖춘 대규모 행사이다. 이렇게 체계적인 행사로 개회가 선언된다면, 의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청렴 결백하고 정직하게 성실히 일 할 수있는 다짐을 할 것이라 생각된다. 2015년 부패인식 지수에서 영국은 공동 10위로 평가 되었다. 

어느 나라 국회의원은 자전거로 출퇴근을, 어느 나라 국회의원은 무보수로 의원직을 수행한다는 북유럽 4개국이 역시 상위 5위권 안에 모두 속해 있다. 그리고, 뉴질랜드, 스위스, 캐나다가 그 뒤를 잇는다. 이 국가들은 복지가 발달하고, 행복지수가 높아 소위 천국이라고 불리우는 국가들이기 때문에 일반 국가들과 비교하자면 너무 비현실적일 수 있다. 그 뒤를 영국이 잇는다. 다행스러운 것은 과거 영국의 순위가 더 낮았지만 해가 지날수록 점점 상위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참고로 대한민국은 37위이다.) 


포병이 수레에 포를 장착하여 버킹엄 궁전 앞 광장을지나가고 군악대들이 사람들 앞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것으로 모든 행사는 마무리 지어진다.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할 정도로 거대 식민지를 장악하였으며, 찬란했던 문화와 격식, 예의를 중요시하는 대영제국이라는 느낌을 물씬받을 수 있는 개회 선언 행사 퍼레이드였다. 말발굽 소리, 군악대의 연주, 거대한 포성 하나하나가 명장면이었으며 여왕, 귀족, 정치인과 시민 모두에게 울려 퍼져 청렴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길 희망한다. 


주위를 압도하는 기마병의 말발굽 소리



여왕의 출발


심금을 울리는 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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