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 맞은 상사가 승승장구한다.

임원이 되면 진실과는 멀어진다.

by 정인기

지랄 맞은 상사가 승승장구한다.


몇 년 전 어느 사업부 기획부서에 있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눌 일이 있었다. 기획부서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임원 자료 만들고 챙겨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기획부서 자리는 사업부장실 바로 앞에 있다고 한다. 그런데, 사업부장실 안에서 사업부장께서 임원들을 엄청나게 깨는 소리가 밖에까지 새나와서 무지하게 민망하다고 했다. 임원들 보기가 미안하다고….


연구개발과 같이 창의적 사고방식이 요구 되어지거나 영업과 같이 실적이 수치상으로 보이는 부서에서는 상당히 신경질적인 임원들이 승승장구 할 수 있다. 회사에서는 짧게는 1년, 길게는 2,3년 정도마다 임원들 계약을 갱신하기 때문에 임원들은 자신의 존립을 위하여 단기적인 성과를 회사에 보여주어야 되고 그렇다면 제일 좋은 방법은 부하직원을 닦달하는 것이라 판단할 수도 있다. 그냥 안 된다고 봐주는 것보다 닦달하면 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에 대한 정답은 없는 것 같다. 회사 입장에서는 어떻든 성과를 내는 임원/부서장이 제일 필요하기 때문이다. 임원/부서장을 존경하여 후배들이 자력으로 따라와주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부서장일 경우 아래 직원을 독촉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임원이 되면 진실과는 멀어진다.


지랄 맞은 상사가 승승장구 하는 것에 연장으로 또, 하나의 아픈 현실이 존재한다. 바로, “임원이 되면 진실과는 멀어진다.”는 것이다. “승승장구하는 지랄 맞은 임원한테 실패, 사고, 단점을 누가 보고하겠는가?당신이라면 보고 하겠는가?” 보고하면 찍힌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 그 임원은 어떻게 해서라도 해결하라고 독촉을 할 것이다.


임원들에게 올라가는 보고는 대부분 성공과 Best Practice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보여야되기 때문에 해결 가능한 미미한 단점을 한,두가지포함시킨다. 그리고, 다음 년도에서 그 미미한 단점을 해결한다. 아쉽지만 현실이다.


부하직원을 인정하고 안되는 것을 합리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임원이 있지 않는 한, 바뀌지 않는 현실이고, 아쉽게도 회사는 안되는 것을 인정해주는 합리적인 임원을 싫어한다. 그것을 인정하면 성과와는 멀어지기 때문이다.


본인이 중간 보고를 틈틈이 하여 상사의 방향을 살피고 그에 맞추어 살아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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