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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노 Jan 23. 2020

극락이면 어떻고 천국이면 어때 1

이원 순직철도인위령원

충청북도 옥천군 이원역 가까운 곳에 '순직철도인위령원'이 있다.   

위령원에는 철도를 위해 일하다 순직한 직원들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매년 현충일이 되면 위령제 참석 유족들을 위해 이원역에 무궁화호 열차가 임시 정차한다. 


추모행사는 11시에 열리는데 한 시간 전부터 드문 광경이 벌어진다.  

위령원 마당에 놓여 있는 십자가, 성모상, 불상 앞에서 유족들은 예배, 미사, 예불을 동시에 드린다. 

목사님과 신부님, 스님이 함께 오가는 철도 성역에 '종교 대통합'이라는 작은 기적이 일어난다.  


공덕으로 궁극의 깨달음을 얻자는 찬불가와 

모두를 구원해 평화를 얻자는 찬송가는 서로 뒤엉켜 새로운 소리를 낸다.  

"자비와 용서는 덕망을 행하는 빛과 소금,

평화와 사랑은 극락으로 향하는 천국의 계단"

은혜와 믿음의 가치는 하나다. 

서로의 소리가 섞여 잘 들리지도 않지만 종교 그게 뭐 대수겠는가.

극락이면 어떻고 천국이면 어떻겠나. 

현재를 사는 이가 죽은 사람의 혼을 위로하려는 마음이 중요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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