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이노 Nov 07. 2020

남은 가족들을 생각해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종신보험 가입을 권하는 친구의 전화.
“너 죽었을 때 남은 가족들을 생각해”

“나 죽으면?”
사후를 따지는 이 친구는 과연 내 친구가 맞는 건지.  
아니면 나보다도 내 가족을 생각하는 진정한 친구인지.

그것도 아니면 자본에 찌들어 친구 살림살이 안중에 없이 자기 실적만 챙기려는 노예인가.
가입을 안 하면 가족들을 사랑하지 않는 거 같은 저 질문이 나는 싫다.


‘내가 없으면 아내는 어떻게 될까?’  


힘들겠지.  

힘든 건 돈이 없어서 일까?

내가 없어서 일까?


슬프겠지.

슬픈 건 돈이 없어서 일까?

내가 없어서 일까?


외롭겠지.

돈이 없어서 일까?

내가 없어서 일까?

적어도 외로운 건 내가 없어서 아닌가?  

하긴 하루 한 시간 통화하는 처제도 있고 사랑하는 자식들도 있으니.

돈 있고 젊으면 뭐.

그러네 돈이 없어서 외로울 수 있겠네.


내가 없어서가 아닐 수 있다.  

돈 일 수 있다.

어떡하지?


나는 종신보험에 가입했다.

이제 사망하면 보험금이 지급된다.


내가 없으면 힘들고, 슬프고, 외로울까?

흠, 큰일이다.

돈 나온다.

무조건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겠다.

그 꼴 못 본다.

작가의 이전글 모자란 동네 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