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가 향기가 되는 사람
처음 본 순간, 그녀는 눈에 띄는 사람이었다.
센스 있는 옷차림과
움직일 때마다 은은하게 퍼지던 향이
그녀를 한 번 더 돌아보게 했다.
친하게 지내던 직장동료의 여자 친구였던 그녀의
첫인상은 좋았다.
하지만 그 매력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르바이트생의 작은 실수에 그녀는 굳이 한 번 더 짚었고,
“이게 맞나요?”라는 말이
몇 번이나 테이블 위에 내려앉았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표정이 먼저 굳었고,
대화는 점점 그녀의 말로만 채워졌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공기만은 분명히 달라졌다.
동료의 얼굴이 서서히 붉어졌다.
말은 점점 날이 섰고,
공기는 천천히 식어갔다.
테이블 위의 웃음은 하나씩 사라졌다.
“먼저 일어나야 할 것 같아요.”
그 말만 남기고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은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본 채
말 대신 잔을 비웠다.
잠시 테이블 위로 침묵이 내려앉았다.
우리는 괜히 잔만 만지작거렸다.
그녀가 떠난 자리에 남은 향은
처음 맡았던 그 향이 아니었다.
나는 향수를 좋아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하나씩 꺼내 쓰다 보니
어느새 다섯 병이 책장 한쪽에 나란히 놓여 있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향을 고른다.
조금 더 부드럽게 보이고 싶은 날에는
잔향이 길게 남는 것을,
가벼운 날에는 산뜻하게 스치는 향을.
그렇게 우리는
스스로를 조금 더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게 할 향을 고른다.
하지만 말투를 고르는 일에는
그만큼의 시간을 들이지 않는다.
향에는 신경 쓰면서도
태도는 쉽게 흘려보낸다.
좋은 향도
그 사람의 말과 태도에 따라
다르게 남는다.
향은 그대로였는데,
내 마음은 조용히 식어 있었다.
그 향은 더 이상 좋게 느껴지지 않았다.
향수는 잔향을 남기지만, 사람은 기억을 남긴다.
그날 이후로 향을 맡으면 사람의 결부터 떠올리게 되었다.
그래서 문득 생각하게 된다.
나는 어떤 향으로 남고 있을지.
처음 맡았던 그 느낌 그대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는지.
향수는 다시 뿌리면 된다.
향이 흐려졌다면 한 번 더 덧입히면 그만이다.
하지만 사람의 향은 그렇지 않다.
결국 남는 건
그 사람이 건넨 말과 머물던 태도다.
향수는 잠시 나를 가리지만,
결국 본래의 내가 드러난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쉽게 변하지 않는 향으로 남고 싶다.
처음과 다르지 않은 사람.
결이 바뀌지 않는 사람.
코끝이 아닌
마음에 남는 사람.
태도가 향이 되는 사람.
#INKiTH #잉키스